2022.11.27.(일) 벽운 계곡에서 염불사를 지나 우측 능선길 따라 매월정을 만나고 깔딱고개, 독수리 바위와 철모바위 곁을 지나 수락산 정상에 오른 후 되돌아서 배낭바위를 거쳐 깔딱고개에서 새광장을 지나 신선교를 즈려밟고 어둠을 따라 하산하였다.(트랭글 9.32km)
추워진다는 일기예보에 땅이 얼기 전에 지난 번부터 눈여겨봤던 술병 무덤을 클린하기로 맘을 먹고 매월정으로 오르던 중 비탈진 계곡 아래에서 머리를 내민 음료수 병이 불러서 내려가보니 계곡의 깊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의 쓰레기들이 송이버섯처럼 낙엽 더미에 숨었다가 숨바꼭질을 하듯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밀어 매월정에 도착할 때쯤 클린바구니가 한가득 넘쳤다.
매월정 아래 바위틈 땅속에서 고구마처럼 캐낸 술병을 천바구니에 담아 고무망치로 잘개 부수어 부피는 줄였으나 무게는 감당하기 어려워 정상가는 길에 숨겨 두었다가 하산길에 클린바구니와 같이 매달으니 어깨에 부담은 많이 갔지만 지난 여름 얼음과자 봉지, 계곡 물놀이 친구였던 공을 만나고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핫팩까지 주워서 신령님의 간지러운 곳을 시원하게 해드린 보람이 컸기에 마음만은 은은한 가로등처럼 따뜻하였다.
#수락산 #클린산행 #2022년38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