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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치유원 대학생 자원봉사단 영힐러 2기 활동수기
  • 작성일2019-09-13
  • 작성자 김**
  • 조회1371
사실 처음에 영힐러에 뽑히고 오게 되었을 때의 나의 마음가짐은 '내가 산 속에서 얼마나 잘 생활할 수 있을까?'를 시험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산림 쪽 전공으로서도, 이 곳 산림복지진흥원에 정말 지원해보고 싶은 사람으로서 내가 얼마나 자질이 되는 지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외활동은 많이 해보았기에 아이들 멘토링은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국립산림치유원에서 2주일 동안 머물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지,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과 마음을 열고 지낼 지 상상하지 못했다.

처음에 '나의 꿈을 찾는 숲 속 힐링 교실'의 고등학생 멘토링 기획과 진행이라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많이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 자립 청소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꿈을 심어준다는 것이 힘들었다. 대학교 4학년인 나조차도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대학 생활 내내 내 꿈이 무엇인지 많이 방황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같은 조원들과 많이 이야기 했다. 그렇게 머리를 맞대어서 고등학생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잘하는 것을 고민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꿈을 이끌어내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열심히 짠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잘 따라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 장차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대상자의 눈높이와 마음에 맞춰서 기획하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운 소중한 기회였다.

"여러분들과 함께할 한편의 영화! 포이스토리!"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 힐링교실.
멘토링 외에도 식사당번, 초등부 저학년 담당 등 여러 역할을 맡아서 지내다보니 하루하루가 폭풍같이 지나갔었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영힐러 단원들과도 전우애를 쌓으며 서로 의지하고 지냈다.(특히 차 타고 문필지구로 돌아갈 때 붉은 노을을 부르며 돌아갔던 그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애들이 내 말을 잘 따라줄까'했던 나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순수한 생각이 보이는 게 귀여워 많이 웃었고, 또 정이 붙어 헤어질 때쯤에는 아쉬운 마음을 감추느라 혼났다. 데크로드 때 나에게 사방으로 달려오던 50차 조 아이들과 단장이라고 대빵 선생님!!!하면서 따라주던 52차 아이들이 지금도 많이 보고싶다.

그렇게 50차, 52차의 아이들이 가고 영힐러 단원들과 함께 국립산림치유원의 치유 체험과 아이디어 공모전 준비 등을 했다. 첫째 주 때 쌓은 전우애로 더 쉽게 마음을 열고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카프라 때는 아이들이 쌓았던 것 보다 2배는 큰 탑을 함께 쌓았고, 특히 수치유 보조 할 때 아이들 보면서 천진난만하게 논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더 아이같이 물장난 치면서 신나게 놀았다. 밤에는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서로를 더 알아가고, 같이 밤새 국립산림치유원을 수놓은 별을 보면서 서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같은 진지한 대화도 많이 했다.

사실 대학 생활이나 여러 활동을 거치면서 잠시 만나고 지나가는 그런 인연에 많이 익숙해져 있었고 이번 활동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산림 관련 과도 많았던 만큼 대화도 잘 통했고, 2주 내내 서로 진솔한 대화도, 가끔은 창피하고 웃긴 대화도 하면서 빠르지만 깊은 인연들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함께 이야기하면서 인간관계에 지쳐있던 나도 더 밝아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또한 단순히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일상을 떠나서 이렇게 여러 교훈, 행복한 기억들을 남기면서 나의 단순한 '회색 일상'에 여러가지 색깔이 찬, 희망차고 몽글몽글한 느낌을 받았다.

정신 없는 , 행복했던 나날들이 지나가고 수기에 영힐러 단원들에게 남길 한마디를 생각해보고자 혼자 수련센터 구석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영힐러 지원서에 썼던 말이 기억이 났다. 전 봉사활동 때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내가 봉사를 했지만 했다기 보다는 얻는 게 더 많았다'라고 썼었다. 쓰면서 너무 진부한가,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봉사활동이 나한테는 정말 그랬다. 물론 힘들었다. 정신도 없었고 단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수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관점의 전환,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 영힐러에서의 추억, 그리고 소중한 인연들, 무엇보다도 막학기여서 모든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던 내가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영힐러 2기 활동은 나에게 "혜자"였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2주가 넘어가지만, 아직 우리의 마음은 국립산림치유원에 있다. 수기를 펴보고, 벌써 다같이 만날 약속도 잡았다. 또 친구들이 타지에서 놀러와서 같이 놀면서 추억을 공유하고 웃고 한다.

영힐러 2기의 슬로건인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갈 한편의 영화, 포이스토리!" 답게 활동이 끝나고서도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포이스토리의 미숙한 단장이었지만 잘 따라주고, 소중한 친구가 되어준 영힐러 2기 포이스토리 친구들, 오빠들, 동생들에게 너무 고맙다. 또한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고, 뒤에서 봉사 단원들을 많이 도와주신 담당 전은정 주임님과 국립산림치유원 치유 1팀 직원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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