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지의류이야기
잊혀 가는 한국 민속 음식
동의보감은 조선 시대 허준이 저술한 의학서로 2009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의 유산이다. 동의보감에는 석이(Umbilicaria esculenta (Miyoshi) Minks)와 송라(Usnea diffracta Vain.) 두 가지 지의류가 약재로 소개되어 있는데 이에 따르면 석이와 송라는 공통적으로 성질이 차고 맛이 쓰고 달며 독이 없다고 기술되어 있다. 석이는 계곡 또는 산 정상부의 그늘진 바위에 서식하며, 송라는 해발 1,500m의 침엽수에 서식하지만 쉽게 찾아볼 수는 없다. 석이(石耳)와 송라(松蘿)는 각각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석이는 귀 형태를 가진 지의체가 바위에 자라고 송라는 덩굴 모양의 지의체가 주로 소나무에서 발견된다.
석이 (Umbilicaria esculenta)
목이버섯 (Auricularia nigricans)
석이와 송라는 음식의 고급 재료 또는 약재로 사용된다. 석이는 따뜻한 물에 불려 이끼 및 이물질을 제거한 후 그늘에 말려 가루 내고 찹쌀을 섞어 떡을 만들어 먹거나 전통발효주인 석로주 또는 백숙, 한식의 다양한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석이는 이물질을 제거 후 유통되는 경우와 건조상태로 판매되는 때도 있는데 색의 차이를 알기 전까지 다른 종으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며, 석이버섯으로 유통되고 있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석이와 목이버섯은 형태적으로 비슷하여 혼돈되는 경우가 많은데 생태적 차이로 석이는 바위에 자라며 목이버섯은 나무에 자란다(그림 1). 송라 또한 전통주로 만들거나 가루 내어 꿀에 타 먹는 등 여러 가지 음식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그림 2).
그림 2. 자연상태의 송라(Usnea diffracta)와 건조된 표본.
석이와 송라를 식재료로서 만든 음식의 판매가 드문 탓에 접해 볼 기회가 많이 없으나, 우연한 기회로 석이요리를 먹어 본 적이 있었다. 구하기 힘든 식재료 요리라서 기대감이 컷던 탓일까? 꼬들꼬들한 식감은 괜찮았으나, 특별한 맛이 나지 않아서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토속음식이 지금까지 전해졌더라면 다르지 않았을까? 우리 민속 음식이 대중화되지 않음에 아쉬움을 느낀다.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석사후연구원 우정재 박사후연구원 박정신 임업연구사 오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