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도서지역에
자생하는 희귀식물 이야기
백서향
Daphne kiusiana Miq.
백서향(Daphne kiusiana Miq.)은 바닷가 근처 산기슭에서 나는 높이 1m가량의 팥꽃나무과 팥꽃나무속의 늘푸른 작은키나무입니다. 황갈색의 가지는 흔히 3개로 갈라지며, 어릴 때 털이 있습니다. 장타원형의 어긋나기 하는 잎은 끝이 길게 뾰족하고 밑부분은 점점 좁아지며,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암수딴그루로 향기가 강한 흰색 꽃은 2-4월에 전년도 가지 끝에 모여 달립니다. 열매는 5-6월 광타원형의 장과(berry, 漿果)로 붉은색으로 익습니다. 주로 사계절 관상용으로 많이 식재하며, 신경통, 종기, 섬유, 해독 등의 약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유래 및 분포
국명 백서향은 꽃이 흰색이고, 상서로운 향기가 난다는 뜻과 서향에 비해 꽃이 흰색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향기가 천리(千里)까지 퍼진다고 해 ‘천리향’ 이라고도 부르며, 이명으로는 개서향나무, 개후초, 백서향나무, 흰서양나무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속명 ‘Daphne’는 희랍의 여신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종소명인 ‘kiusian’는 일본 규슈지역에서 처음 관찰됐다는 뜻에서 붙여졌습니다. 중국 원산의 서향(D. odora) 꽃 색이 분홍색으로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제27대 충숙왕(1313∼1339)시대에 전래됐다는 설이 있으며,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백서향은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중·남부, 일본 서·남부, 대만 등에 분포하며, 한국과 일본에 분포하는 식물은 백서향(D. kiusiana)이며, 중국에 분포하는 식물은 변종인(D. kiusiana var. atrocaulis)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거제도, 남해 및 진도 등지의 바닷가 근처에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제주도에 분포하는 개체들을 제주백서향(D. jejudoensis)으로 별개의 종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산림청 희귀식물로 지정된 백서향
지구적 수준에서 생물다양성은 기후변화, 인위적 훼손, 서식지 질 쇠퇴 등의 다양한 교란으로 인하여 매년 소실되는 종이 증가하는 추세로 보전전문가 네트워크 기관인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에서는 위협 정도에 따라 등급별로 세계 희귀·멸종위기생물을 목록화(Red Data Book)하여 생물다양성의 감소와 멸종위기에 직면한 종에 대한 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UCN이 권고한 멸종위기 식물 평가 기준은 희귀·멸종위기 식물에 대한 평가 기준에 있어 가장 안정적이며, 대부분 국가가 표준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UCN은 2020년 지구상에 알려진 190만 종 중 16만 종의 평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 09월 기준 지구상에 알려진 190만 종 중 약 6.34%에 해당하는 12만 3백여 종이 평가되어 IUCN 적색목록(Red List)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식물 종의 문헌·표본 DB, 분포조사 및 기후자료 등 다수의 인자를 종합하여 희귀식물 대상종을 선발하였습니다. IUCN Red List Version 2.0(2001)에 따라 재평가하여 한국 희귀식물 목록집(2008)을 제정하였으며, 총 571 분류군(EW 4종, CR 144종, EN 122종, VU 119종, LC 70종, DD 112종)을 선정하였습니다. 또한, 「IUCN 적색목록(Red List) 평가 및 등재」 연구의 일환으로 섬시호, 조도만두나무 등을 포함한 총 54종을 IUCN 적색목록에 평가·등재하였습니다.
백서향은 위급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자생지에서 매우 심각한 멸종위기에 직면한 식물로 위기종(Endangered, EN)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제주도 기념물 제 18호(지정연월일: 1973.04.03.)로 지정(제주백서향)돼있으나 자생지에 대한 보호 대책은 딱히 마련되어있진 않습니다.
위협요인 및 보전방안
백서향은 이른 봄에 개화하여 향기가 뛰어나 탐방객에 의한 무분별한 채취로 현재 매우 드물게 분포하고 있으며, 암수딴그루로 현재 우리나라에는 주로 수나무가 분포하여 종자 채종이 어려운 실정으로 개체 보호를 위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현지 내 보전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반면, 삽목을 통한 영양번식에 있어 펄라이트와 버미큘라이트를 혼용하여 7월에 삽수를 채취하고, 생육기간 중 온도를 27℃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기록되어있습니다.
한편, 국립수목원에서는 지역 개체군 일부 개체의 종자를 국립수목원 종자은행에 현지 외 보전하고 있으며,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에서는 새로운 자생지(제주백서향)가 발견되어 유전자원을 수집하여 자생지 복원 및 서식지 보전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의한 복원프로젝트가(2008년) 수행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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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자원연구과
박사후연구원 김소담, 문애라 석사후연구원 김휘민, 염다빈 임업연구사 손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