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생균근
버섯 이야기
소나무류와 공생하는 사마귀버섯들
(Genus Thelephora Ehrh. ex Wild.)
사마귀버섯속(Thelephora)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종으로 약 50종 정도가 보고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7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표1). 사마귀버섯속의 기준 종은 사마귀버섯(Thelephora terrestris Ehrh.)으로 주로 모래밭과 같은 땅 위에 발생하며 풀이나 나무뿌리 또는 줄기나 묘목에 기어올라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속의 버섯은 크기가 2~4cm 정도로 여러 개체가 부채꼴 또는 반원형의 모습인 것도 있으며 어린 시기에는 고슴도치같이 밤송이처럼 가시 모양, 산호 모양이었다가 깔때기처럼 다발로 발생하는 때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자줏빛 또는 갈색을 띠며 연한 가죽질로 갓 끝부분은 하얀색을 띠기도 합니다. 이 버섯들이 발생하는 곳은 주로 침엽수림 특히, 소나무류와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 활엽수림에서 발생하고 여름에서 가을까지 발견됩니다.
우리나라에 보고된 사마귀버섯속 버섯 중에서 유일하게 가시사마귀버섯(T. anthocephala (Bull.) Fr.)만이 식용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먹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속의 버섯이 대부분 먹을 수 없으나, 중국 남서지방의 운난지역에서는 T. ganbajun M. Zang을 고급식재료로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 버섯의 경우, 중국의 균학자인 Mu Zang이 1987년에 신종으로 보고한 것으로 소나무류인 Pinus yunnanensis와 P. kesiya var. langbianensis와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속명인 ‘Thelephora’는 그리스어인 ‘thele (θηλή: nipple, 돌출된 꼭지 모양)’와 ‘phorus (bearing 또는 carrying, 지지물 또는 방위, 방향)’으로 결합된 것으로 ‘nipple-bearing (돌출된 꼭지 모양을 지닌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786년 독일의 동식물 연구가(naturalist)인 Jakob Friedrich Ehrhart가 처음으로 사마귀버섯(T. terrestris)을 보고하였으며 영명으로는 ‘Earth Fan (땅의 부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후 영국의 식물학자이면서 균학자인 Edred John Henry Corner가 1968년, 1976에 보고한 논문에서 단계통으로 정립하였으나 최신의 분자계통학적 연구에서는 이 속이 융단버섯속(Tomentella Pers. ex Pat.)들과 하나의 그룹으로 이루고 있어 추후 분류학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속의 버섯은 외생균근(ectomycorrhizae)으로 소나무류와 공생하면서 토양 내 중금속의 함량을 완화하면서 Phytophthora cinnamomi Rands 같은 식물 병원균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이 속에 속하는 Thelephora vialis Schwein.에서 2002년 일본의 Tsukamoto et al. 등이 thelephorin A라는 물질을 분리하였는데 항산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의학적 또는 산업적으로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thelephantins A-G, ganbajunin E, p-hydroxylbenzoic acid, ganbajunin C, 2-O-methylatromentin, atromentin 등 다양한 물질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Quang et al. 2003).
아직 사마귀버섯속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형태적으로도 사람들을 관심을 끌 만한 모습이 아니고 먹는 자원으로서도 활용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버섯이 토양 내 중금속 함량 완화와 소나무류 등과의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자연환경에서 외생균근이 환경정화와 식물의 생존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후가 점점 열대화로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에서 소나무를 비롯한 침엽수림이 점차 사라져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사마귀버섯속은 어쩌면 이들의 보전과 유지를 위해서 꼭 필요한 유전자원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에 관한 연구의 첫걸음은 정확한 분류로부터 시작될 것이므로 국립수목원 미생물 분류연구실에서는 이들에 관한 계통학적 연구와 생태학적 특성을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표 1. 우리나라에 기록된 사마귀버섯속(Thelephora) 버섯목록
No. |
학 명 |
국 명 |
식독여부 |
1 |
Thelephora anthocephala (Bull.) Fr.
|
가시사마귀버섯 |
식용 |
2 |
Thelephora aurantiotincta Corner
|
주먹사마귀버섯 |
식독불명 |
3 |
Thelephora anthocephala (Ces.) Lloyd
|
넓은가지사마귀버섯 |
식독불명 |
4 |
Thelephora multipartita Schwein. ex Fr.
|
많은가지사마귀버섯 |
식독불명 |
5 |
Thelephora palmata (Scop.) Fr.
|
단풍사마귀버섯 |
식독불명 |
6 |
Thelephora penicillata (Pers.) 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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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털사마귀버섯 |
식독불명 |
7 |
Thelephora terrestris Ehrh.
|
사마귀버섯 |
식독불명 |
사진 1. 국내기록되어있는 사마귀버섯속 버섯 자실체 모습
<참고문헌>
Quang DN, Hashimoto T, Hitaka Y, Tanaka M, Nukada M, Yamamoto I, Asakawa Y. 2003. Thelephantins D-H: Five p-terphenyl
derivatives from the inedible mushroom Thelephora aurantiotincta. Phytochemistry 63: 919-924.
Tsukamoto S, Macabalang AD, Abe T, Hirota H, Ohta T. 2002. Thelephorin A: a new radical scavenger from the mushroom
Thelephora vialis. Tetrahedron 58: 1103-1105.
Vizzini A, Angelini C, Losi C, Ercole E. 2016. Thelephora dominicana (Basidiomycota, Thelephorales), a new species from the
Dominican Republic, and preliminary notes on thelephoroid genera. Phytotaxa 265: 027-038.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임업연구사 김창선 박사연구원 조종원 석사연구원 곽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