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추운 겨울, 잎이 떨어져 가지만 남은 나무들 사이에 늘 푸른 작은 나무가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가시잎과 붉은 열매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호랑가시나무(Ilex cornuta Lindl. & Paxton)입니다. 외국에서는 Holly라는 이름으로 고대 로마, 그리스 시대부터 크리스마스 장식, 약용 및 조경수로 이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육각형의 날카로운 잎 끝과 단단한 가시가 마치 호랑이발톱과 비슷하다 하여 호랑가시라고 부릅니다.
Figure 1. 호랑가시나무의 형태학적 주요형질
1. 수형 2. 잎(앞·뒷면) 3. 수꽃차례 4. 암꽃차례 5. 열매 6. 종자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 관목으로 전남(완도, 나주) · 전북(변산반도)과 제주도의 바닷가 가까운 산지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며, 높이는 평균 2~3m 내외로 밑에서 여러 줄기의 가지가 모여 자라며 털이 없습니다. 잎은 호생하고 일반적으로 육각형이지만 변이가 심해 모서리의 수가 비교적 다양한 것이 특징이며, 성숙한 호랑가시나무의 잎은 잎 전체 혹은 거치 끝부분에 한두 개의 가시만 가지게 됩니다. 열매는 핵과로 둥글고 붉은색이며 총상으로 달립니다. 종자는 4개씩 들어 있고 황록색이며 10월 중순~12월 중순에 성숙합니다. 밝은 노란색 또는 녹백색 꽃은 암수딴그루 또는 잡성주로 4~5월에 피고 지름 7mm로 향기가 있습니다.
호랑가시나무는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뿌리는 관절염, 나무껍질은 류마티스 치료 및 강장제로 약용되기도 하고, 주술적 용도로 음력 2월 영등날 호랑가시나무의 가지를 꺾어 정어리의 머리를 꿰어 처마 끝에 매달아 액운을 쫓기도 했습니다. 표면에 광택이 있는 녹색 잎, 붉게 물드는 열매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수형으로 조경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어 관상용으로서도 가치가 높습니다.
Figure 2. 감탕나무과 수목
7. 완도호랑가시나무(천리포수목원) 8. 감탕나무(국립생물자원관) 9. 먼나무 10. 꽝꽝나무
유사한 종으로는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의 자연교잡으로 형성된 잡종인 완도호랑가시나무(Ilex x wandoensis C. F. Mill. &M. Kim)가 있는데, 잎 가장자리가 예리한 바늘로 되어 있는 호랑가시나무에 반해 완도호랑가시나무는 위쪽에만 있고 엽질이 두껍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중 감탕나무(Ilex integra Thunb.), 먼나무(Ilex rotunda Thunb.), 꽝꽝나무(Ilex crenata Thunb.) 등은 호랑가시나무와 형제 같은 나무들이며 아름다운 열매를 가지는 상록수로 남부지방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고명희 2004. 우리나라 호랑가시나무 군집구조의 특성
2. Galle, F. C. 1997. Hollies. Timber Press. pp. 312-323.
3. 이유미 1995.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 현암사. pp. 68-73.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박사연구원 이정심, Balkrishina Ghimire, 최태영, 박종수 석사연구원 강은수, 박범균, 전보람, 하영호 사진 장사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