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생물
다양성 이야기
DMZ 철책 주변 훼손지의 주요식생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는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되었으며, 한반도 동-서 248km를 횡단하는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 북 각각 2㎞씩 무장이 금지된 지역이다.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2㎞ 떨어진 경계선을 북방한계선, 남쪽으로 2㎞ 떨어진 경계를 남방한계선이라고 한다.
비무장지대는 정전협정 이후 60여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인간의 출입이 통제되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지구상 희귀한 동·식물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세계에서 드문 지역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한편 남방한계선 철책 주변에는 경계작전을 위해 군에서 반복적으로 식생을 제거한 지역이 형성되어 있으며, 통상적으로 이 지역을 ‘불모지’라 일컫는다
최근에는 불모지 유형화, 자연환경의 보전 및 복구 계획 수립, 접경지역의 식물상과 산림 식생 연구 등 DMZ의 생태계를 보전 및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주제는 다양한 연구의 일환 중 하나인 불모지 주변 식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식물상과 식생 등 기초자료는 남방한계선 철책 주변 불모지의 식생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향후 불모지 복원에 필요한 식물 종 선정, 소재개발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조사대상지 위치
철책 인근 불모지 전경
DMZ 남방한계선 불모지는 효율적인 작전수행 및 사계확보를 위해 적의 은·엄폐물로 사용될 수 있는 식생을 대상으로 한 ‘초목통제 (vegetation control) 프로그램’, ‘DMZ 불모지 작전’ 등을 통해 형성된 지역이다.
남방한계선 전 구간을 대상으로 106개 조사구를 군락 분류한 결과, 불모지 내 식생은 크게 뱀딸기군락, 좀비비추군락, 기린초-돌나물군락, 가락지나물군락, 양지꽃군락, 꿀풀군락, 구절초-가는잎그늘사초군락, 산구절초군락, 질경이-토끼풀군락, 좀씀바귀-매듭풀군락 등 총 10개 군락으로 분류되었다.
출현한 주요 식생군락 내 우점종은 뱀딸기, 좀비비추, 기린초, 돌나물, 가락지나물, 양지꽃, 꿀풀, 구절초, 가는잎그늘사초, 산구절초, 질경이, 토끼풀, 좀씀바귀, 매듭풀 등으로 대부분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길이나 길가, 나지, 훼손지, 초지 등에 자생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구성되어있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내 대부분은 군사적 활동으로 인한 빈번한 산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으로, 식생은 2차 천이의 초기나 중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또한, 군사작전에 따른 답압, 토양침심, 지형의 변화, 산불 등 자생환경에 대한 교란으로 인해 외부 간섭으로부터 적응성이 높은 종을 중심으로 식생이 발달하고 있다.
군락분류에 따른 덴드로그램
불모지는 군사적 목적을 지닌 특수한 지역이므로 단기간에 자연적으로 식생을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반도의 핵심 생태축으로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평화의 공간으로 비무장지대는 지속적인 가치보전 및 관리가 필요하다.
DMZ자생식물연구과
임업연구사 김상준, 안종빈, 길희영 석사후연구원 유승봉, 김동학, 박기쁨, 윤호근, 이종원, 송진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