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고산지역에
자생하는 희귀식물 이야기
암매
(Diapensia lapponica L. var. obovata F.Schmidt)
암매(Diapensia lapponica L. var. obovata F.Schmidt)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한라산 1,700m 이상에서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높이 5cm 정도로 자라는 늘 푸른 작은키나무입니다. 도란형 또는 주걱형의 잎이 모여 나며, 털이 없고 가장자리는 밋밋합니다. 또한, 꽃은 6~7월 새로운 가지 끝에 나오는 꽃자루에 달리며 꽃부리는 흰색 또는 연한 홍색으로 끝이 5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암매는 일본과 러시아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한라산 정상부근의 바위틈에 제한적으로 분포합니다. 개체수가 적고 꽃이 아름다우며 바위틈에 서식하고 있어 남획 및 채취 등의 인위적인 위협과 자연재해로 인한 서식지 소실 등 자연적 요인에 의한 위협이 있어 보전대책이 필요한 수종입니다.
1. 유래 및 분포
암매의 속명 ‘Diapensia’는 그리스어의 이름인 ‘참반디속’을 린네가 암매나무속에 전용한 데서 유래하며, 종명 ‘lapponica’는 ‘스칸디나비아 북부의 라푸란드 지방의’를 뜻하고 변종명 ‘obovata’은 ‘도란형’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잎의 형태가 도란형인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암매(巖梅)는 암매나무 또는 돌매화나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암벽에 붙어 자라며, 흰색 또는 연한 홍색의 꽃이 매화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암매는 일본과 러시아, 북미, 그린란드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한라산 해발 1,700-1,800m 정도의백록담 부근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한라산의 암매 개체군은 제주도가 육지와 연결된 빙하기 때 터를 잡은 것으로 판단되며, 한라산은 암매 분포의 남방 한계선입니다. 한편, 북한의 고산 지대에서는 더 이상 암매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2. 암매의 활용가치
꽃이 매우 아름다워 주로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지만, 육묘와 이식은 불가능하여 천연하종발아로만 번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암매의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은 5일 정도이고 한라산 정상부에는 꽃가루를 옮겨줄 벌과 나비가 거의 없어 타가수분은 불가능하여 자가수정으로 번식하여야 하며, 종자를 분산시키기에도 적합하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 번식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육은 주로 바위에 이끼와 같이 붙어서 자라는데, 한 군데에서 많이 모여 나고 적당한 공중 습도가 필요한 것으로 관찰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가장 키가 작은 목본 식물로서 희귀한 식물이며, 학술적 가치가 높으나 번식이 어려워 보존대책이 필요합니다.
3. 희귀식물로 지정된 암매
생물다양성은 지구적 수준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변화와 산업화로 인한 자생지 파괴 같은 인위적 훼손 등의 다양한 교란으로 인하여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서는 위협 정도에 따라 등급별로 세계 희귀·멸종 위기생물을 목록화(Red Data Book)하여 생물 다양성의 감소와 멸종위기에 직면한 종에 대한 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UCN은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체적 인식을 바탕으로 1992년 UN에 의해 생물다양성협약(CBD; Conserva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을 채택하였으며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체군의 크기가 작거나 감소하여 보전이 필요한 식물의 분포영역, 서식지 특이성, 개체군 크기 등을 고려한 희귀성의 범주를 설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산림청 국립수목원(2008)에서는 암매를 희귀식물 CR (멸종위기종)으로 평가하였고,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국외에서는 따로 평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자생지는 한라산국립공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습니다.
4. 위협요인 및 보전방안
암매는 꽃이 매화꽃을 닮아 아름다워 관상 소재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5cm 정도의 낮은 키와 잎의 형태적 특이성과 개체수가 매우 적어 희소성이 높아 채취 및 남획, 사진 촬영을 위한 식생 정리 등 인위적 요인과 정상부 바위에 붙어 자라는 특성상 타풍, 암석의 풍화로 인한 낙석, 주변 식생의 천이 등 자연적 요인에 의한 위협요인으로 개체수의 지속적인 감소가 우려됩니다. 특히, 암매는 자생지가 주로 암벽에 위치하고 있어, 육묘와 이식이 불가능하고 암벽의 경사도로 인해 천연하종(자가수정)이 힘들기 때문에 꾸준한 국내분포현황 조사와 유전자원의 현지 내·외 보전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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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자원연구과
박사후연구원 문애라, 김소담 석사후연구원 김휘민, 염다빈, 최은지 임업연구사 손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