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생균근
버섯이야기
땀버섯과 (Inocybaceae)
땀버섯과(Inocybaceae)의 버섯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1,000여 종이 넘게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종 분화는 다른 수목이나 지역 환경에 대한 적응을 위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땀버섯과의 대표적인 속은 땀버섯속(Inocybe)으로 그 어원을 살펴보면 그리스어의 유래로 섬유질의 머리(fibrous hat)라는 뜻입니다. 영어명은 “fiber caps”이라는 용어 역시 자실체의 갓 표면에 가는 섬유처럼 생긴 균사가 방사상으로 늘어서 있다는 뜻으로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 땀버섯과의 버섯들은 외생균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23과(科)의 유관속 식물들의 뿌리와 공생한다고 합니다.
사진 1. 국립수목원에서 채집한 다양한 땀버섯속 자실체 사진
이 속에는 많은 독버섯이 포함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환각 증상을 나타내는 무스카린 (muscarine)이라는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중독되면 술에 취한 것처럼 보이며 땀이 많이 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국명이 땀버섯이 되었을 거라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널리 분포하고 있는 Inocybe aeruginascens 라는 종은 환각뿐만 아니라 실로시빈(psilocybin)이라는 독성분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종에서 Aeruginascin(N, N, N-trimethyl-4-phosphoryloxytryptamine) 이라는 인돌아민 유도체(신경 전달 물질)를 새롭게 분리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3종의 땀버섯과의 버섯이 독버섯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의 표에서 나열된 땀버섯종들은 강독성이며 무스카린 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버섯입니다. 이 버섯들을 섭취하면 나타나는 중독증상으로는 발한, 침흘림, 근육, 경련, 혈압 저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표 1. 국내기록 땀버섯과(Inocybaceae) 독버섯 13종
No. |
국명 |
학명 |
1 |
백색꼭지땀버섯 |
Inocybe albodisca P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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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삿갓땀버섯 |
Inocybe asterospora Qué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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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털실땀버섯 |
Inocybe caesariata (Fr.) P. Ka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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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바늘땀버섯 |
Inocybe calospora Qué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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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곱슬머리땀버섯 |
Inocybe cincinnata (Fr.) Qué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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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고깔땀버섯 |
Inocybe corydalina Qué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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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애기흰땀버섯 |
Inocybe geophylla (Bull.) P. Ku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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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비듬땀버섯 |
Inocybe lacera (Fr.) P. Ku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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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애기비늘땀버섯 |
Inocybe nodulosospora Kobaya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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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흰땀버섯 |
Inocybe umbratica Qué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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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단발머리땀버섯 |
Inosperma cookei (Bres.) Matheny & Esteve-R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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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털땀버섯 |
Inosperma maculatum (Boud.) Matheny & Esteve-R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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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솔땀버섯 |
Pseudosperma rimosum (Bull.) Matheny & Esteve-R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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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33종의 땀버섯속 버섯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땀버섯과는 많은 종을 포함하고 있는 매우 큰 그룹으로 지금까지 그 분류학적 위치에 많은 변동이 있었는데, 최근에 여러 유전자 영역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하여 7개의 아과(subgenera)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Inocybe, Auritella, Inosperma, Mallocybe, Nothocybe, Pseudosperma, Tubariomyces 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땀버섯과의 연구가 2000년 이후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위의 최신 분류학적 위치를 확인하는 연구뿐만 아니라 땀버섯과의 미기록이나 신종 기록도 전무합니다. 국립수목원에서 채집하여 보존 중인 땀버섯과의 버섯 표본은 그 수가 350점이 넘으며, 이들은 대부분 형태적으로 동정되어 있습니다. 근래에 저자들은 이들의 표본을 다시 분석하여 우리나라에 땀버섯과의 미기록과 신종이 여러 개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추가 분석을 통하여 우리나라 땀버섯과의 버섯들을 정확하게 동정하고 보고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외생균근이자 독버섯인 땀버섯은 전 세계적으로 큰 그룹의 담자균류로 매우 중요한 버섯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 버섯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겠습니다.
<참고문헌>
1. 국가표준버섯목록(http://nature.go.kr/kfni/SubIndex.do). 산림청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
2. 사단법인 한국균학회. 2013. 한국의 버섯 목록.
3. Matheny PB, Hobbs AM, Esteve-Raventos FE. 2020. Genera of Inocybaceae: New skin for the old ceremony. Mycologia 112(1):83-120.
4. Bandini D, Oertel B, Ploch S, Ali T, Vauras J, Schneider A, Scholler M, Eberhardt U, Thines M. 2018. Revision of some central European species of Inocybe (Fr.: Rf.) Fr. subgenus Inocybe, with the description of five new species. Mycological Progress. 18:247-294.
5. Matheny PB. 2009. A phylogenetic classification of the Inocybaceae. McIlvainea. 18(1):11-21.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박사후연구원 조성은 석사후연구원 곽영남 임업연구사 김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