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 VOL.130
생활밀착형
정원이야기
II. 수직정원 [Vertical Garden]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되어있고, 3,827여 분류군의 아름다운 우리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인구의 49.6% 이상이 밀집해 있는(통계청, 2019) 도심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녹지공간은 매우 부족한 편입니다. 특히 수도권(서울시) 1인당 도시공원면적은 우리나라 평균 10.1㎡에 미치지 못하는 8.3㎡로 선진국 수준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도심 녹지공간의 부족과 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가 높아지며 대도시의 현실 속에서 일상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원에 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도시에서 쉽게 접하고 조성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정원인 실내정원, 수직정원, 옥상정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생활밀착형 정원중에서도 공간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도심에서 공간확보가 용이한 수직정원, 차가운 벽에 생명을 불어넣어 아름답게 꾸며줄 수직정원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수직정원
수직정원이란?
수직정원은 실내외의 벽면에 식물을 식재하여 수직적으로 조성한 정원입니다. 수직정원은 벽면의 온도를 유지하여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보온의 효과를 기대하기도 하고 미세먼지와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환경유해 물질의 농도를 저감시켜 공기정화에 기여합니다. 또한 소음흡수와 경관을 향상시켜 공간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합니다. 공간 확보의 제약을 받는 도심 속에서 수직정원은 환경보전, 복원 분위기에 맞물려 활발히 연구되고 조성되고 있습니다.
수직정원의 환경과 식물
1. 협소하고 열악한 식재기반에도 견딜 수 있는 식물
정원은 식물을 식재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수직정원은 벽면이라는 특성상 그 식재기반이 협소하거나 열악하고 때에 따라서는 식물을 식재할 토양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식재기반을 조성하거나 식재용기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며 그러한 여건에 따라 관수와 배수성이 달라집니다. 그에 따라서 불량한 토양의 건조나 과습에 견딜 수 있는 식물어이야 합니다.

2. 직사광선이나 그늘에 견딜 수 있는 식물
일조조건은 건축물의 위치, 주변건축물의 상황, 입면의 색 등에 따라 크게 변화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다른 시설물이 없는 남쪽 입면에는 태양광이 많이 비치겠지만, 북쪽에 인접하여 다른 시설물들이 있거나 실내에 조성되는 경우, 음지조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직사광선이나 그늘에 견딜 수 있는 식물을 식재해야 합니다.

3. 환경내성이 강한 식물
수직정원은 정원 조성공간이 부족한 도심에 조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만큼 산성비, 대기오염 등 도시의 각종 공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또한 바람에 의해 건조해지기 쉽고 건축물에 따라 여름철에는 표면온도가 50℃까지 상승하여 식물에 장해를 줄 수 있습니다.

4. 건축물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식물
수직정원 조성이 이루어질 건축물 뿐만 아니라 주변 건축물과도 연계하여 가능한 조화가 이루어지는 식물을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열매를 맺는 식물들은 낙과에 의한 사고나 건축물을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실내·외 환경에 따른 상록·낙엽성 식물
실내에 조성되는 수직정원에는 일상생활에 항시 접하는 공간이므로 사계절 볼거리가 있는 상록성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외에 조성되는 수직정원에는 낙엽성 식물을 식재하여 여름철에는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철에는 들게 하여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합니다.

6. 식물체의 색이 다양한 식물
수직정원은 일반 정원처럼 구조적 식재를 이용하여 경관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식물들이 가진 고유한 색채를 이용하여 패턴을 만드는 경관조성이 주로 이용됩니다. 따라서 계절, 잎, 꽃 및 과실의 색을 고려하여 식물을 선정합니다.
수직정원 디자인하기
1. 패턴 [Pattern]
식물은 각각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직정원은 이러한 식물의 고유한 색을 이용하여 독특한 패턴을 만드는 디자인을 주로 합니다. 잎은 대부분 초록색이지만 식물에 따라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잎 뿐만 아니라 꽃, 열매, 줄기 등 색을 가지는 다양한 식물기관을 통해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패턴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색깔 뿐만이 아닙니다. 식물체의 크기, 질감, 모양, 자라나는 방향 등을 조합하여 수많은 패턴과 독특한 경관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패턴
2. 프레임 [Frame]
수직정원은 벽에 조성되는 만큼 식재기반을 위한 구조나 틀이 매우 중요하고 다양합니다. 이러한 식재 프레임을 디자인적인 요소로 적용해본다면 어떨까요? 수직정원에 쓰이는 프레임의 종류는 액자형, 책장형, 선반형 등 크기와 재질이 다양합니다. 종류에 따라 모양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어떠한 그림이나 사진 작품을 식재 프레임의 용도로 써서 작품과 식물이 조화를 이루는 정원소품이나 인테리어용으로도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프레임에 따라 창의적, 유동적이고 색다른 연출을 할 수 있는 것이 수직정원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프레임
수직정원에 추천하는 우리 식물
1. 기린초 Phedimus kamtschaticus (Fisch. & C.A.Mey.) 't Hart
산지나 바위 곁에 자라는 기린초는 여러해살이풀로 6~7월이 되면 노란색의 꽃이 핍니다. 키는 5~30cm 정도로 자라는데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키가 더 작게 자라고 꽃 색이 선명해집니다. 내한성, 내서성, 내습성, 내건성이 강해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 실내외 수직정원에 적합합니다.
- 식재환경 : 배수가 잘 되는 양지의 사질양토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꺾꽂이

2. 눈향나무 Juniperus chinensis L. var. sargentii A.Henry
고산의 바위 틈에서 자라는 눈향나무는 상록 침엽 관목입니다.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고 강한 햇빛을 좋아하는 눈향나무는 종잡을 수 없는 수형과 거친 질감으로 수직정원에 독특한 패턴을 줄 수 있습니다.
- 식재환경 : 양지의 배수가 잘 되는 다소 건조한 사질양토
- 번식 : 종자번식, 꺾꽂이, 휘묻이

3. 둥근잎꿩의비름 Hylotelephium ussuriense (Kom.) H.Ohba
절벽의 바위나 전석지의 돌 틈에서 자라는 둥근잎꿩의비름은 여러해살이풀로 7~8월에 짙은 홍자색의 꽃이 핍니다. 거치가 있는 동그란 잎과 매력적인 꽃은 정원에 색채감을 줄 것입니다. 다른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건조하고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 좋습니다.
- 식재환경 : 배수가 잘 되고 양지의 건조하고 척박한 곳
- 번식 : 종자번식, 꺾꽂이

4. 산호수 Ardisia pusilla A.DC.
숲이나 골짜기에서 자라는 산호수는 상록 활엽 소관목으로 6월이 되면 흰색의 작은 꽃이 핍니다. 거치가 있는 독특한 모양의 상록성 잎과 가을이 되면 빨갛게 익는 동그란 열매는 단조로운 정원에 활기를 더합니다. 양지에서 잘 자라나 내음성이 강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실내 수직정원에 많이 쓰입니다.
- 식재환경 : 양지나 반그늘의 척박한 사질양토
- 번식 : 포기나누기, 꺾꽂이

5. 자금우 Ardisia japonica (Thunb.) Blume
숲에서 자라는 자금우는 상록 활엽 관목으로 6월에 흰색 또는 연한 홍색의 작은 꽃이 핍니다. 키는 15~20cm 정도로 자라고 가을이 되면 빨갛게 익는 열매는 다음 해 봄까지 관상 가능합니다.
- 식재환경 : 반그늘의 유기질이 풍부하고 약간 습한 곳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6. 줄사철나무 Euonymus fortunei (Turcz.) Hand.-Mazz. var. radicans (Siebold ex Miq.) Rehder
숲속에서 자라는 줄사철나무는 상록 활엽 덩굴식물로 5~6월이 되면 연한 녹색의 작은 꽃이 피며 10월에 연분홍색의 열매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수형의 질감이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줄기에서 뿌리가 나와 바위나 나무에 붙어 자라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 식재 가능합니다.
- 식재환경 : 배수가 잘되며 다소 습한 곳
- 번식 : 종자번식, 꺾꽂이

7. 팔손이 Fatsia japonica (Thunb.) Decne. & Planch.
해안가에 자라는 팔손이는 상록 활엽 관목으로 10~11월이 되면 흰색의 꽃이 핍니다. 키는 2~4m 정도로 자라는데 정원에 식재할 경우 더 낮은 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여덟 개로 갈라진 손바닥 모양의 잎은 정원에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 팔손이는 음수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라지만 내한성이 약해 실외에서 월동을 할 수 없어 실내 수직정원에 적합한 식물입니다.
- 식재환경 : 적당한 보습성을 지닌 음지의 사질양토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꺾꽂이

8. 해국 Aster spathulifolius Maxim.
바닷가의 바위나 절벽에서 자라는 해국은 반상록 여러해살이풀로 7~11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핍니다. 충분한 햇빛을 요구하긴 하지만 내건성이 강하지만 내륙지방 겨울의 강한 추위에는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식물전체에 털이 있고 잎은 싱그러운 연두색으로 수채화 같은 생기를 주고 겨울에도 남아있어서 실내 수직정원에 잘 어울리는 식물입니다.
- 식재환경 : 양지의 일반토양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꺾꽂이
기린초
눈향나무
둥근잎꿩의비름
산호수
자금우
줄사철나무
팔손이
해국
<참고문헌>

최인애, 이재근, 2013, 상업공간 실내벽면녹화용 식물 선정에 관한 연구, 한국화예디자인학 연구 vol.28 No.0 167~180p
환경부 자연보전국, 1998, 도시건축물입면녹화 지침
국토해양부, 2012, 건축물 녹화 설계기준
국립수목원, 2020, 국가표준식물목록 –자생식물-
국립수목원. 2017. 우리꽃 정원식물 관리매뉴얼. 임파컴
국립수목원. 2015. 우리꽃으로 만드는 정원 식물도감. 임파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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