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원이
들려주는 이야기
새롭게 이식한 개복수초와 부지런한 곤충들
봄이 한창인 지금, 다양한 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새순들도 초록빛을 띠며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이른 봄 전시원에 도입된 개복수초와 그 꽃에 찾아오는 곤충들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복수초는 순우리말로 ‘얼음새꽃’이라고 불리는데요. 눈 속에서도 노란 꽃을 피우고 행운과 장수를 의미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국립수목원에서 볼 수 있는 복수초는 ‘개복수초’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복수초와는 조금 다릅니다. 복수초는 줄기가 분지하지 않아 꽃이 1개만 달리며 잎보다 꽃이 먼저 개화하고 꽃잎보다 긴 꽃받침을 가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에 개복수초는 줄기가 분지하여 여러 개의 꽃이 달리며, 꽃잎보다 꽃받침이 짧고 잎과 꽃이 함께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꽃과 잎이 거의 없는 이른 봄에 누구보다 부지런히 꽃을 피워내는 개복수초는 아주 반가운 존재입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희귀·특산식물보존원, 숲의 명예전당 등 다양한 곳에서 3월 중순까지 개복수초를 볼 수 있습니다. 더 아름다운 전시원을 보여드리기 위해 숲의 명예전당 뒤편에 추가로 개복수초를 이식하게 되었습니다. 내년 봄에는 다양한 곳에서 아름답게 개화한 개복수초 군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성공적으로 이식한 개복수초 모습
식재 과정 중에 양봉꿀벌 한 마리가 개복수초의 꽃을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는데요. 문득 ‘이른 봄에는 어떤 곤충들이 개복수초를 방문할까?’라는 의문이 생겨 관찰해봤습니다. 그 결과 벌류, 파리류, 딱정벌레류, 노린재류 등 다양한 곤충들이 개복수초를 방문하고 있었고, 주로 벌류와 파리류가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벌류는 양봉꿀벌, 꼬마꽃벌류 등 3종, 파리류는 알락벌붙이파리, 광붙이꽃등에, 빌로오도재니등에 등 5종, 딱정벌레류는 백합긴가슴잎벌레, 점날개잎벌레, 민남생이잎벌레류 등 5종, 노린재류는 외뿔매미 등 2종이 찾아왔습니다.
곤충마다 꽃을 방문하는 목적이 다르겠지만 곤충을 통해 꽃가루가 옮겨져야 하는 식물에게 꽃에 방문하는 곤충은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번 관찰에서는 양봉꿀벌, 꼬마꽃벌류, 등에류, 점날개잎벌레가 꽃에 자주 방문했으며, 특히 양봉꿀벌은 꽃을 많이 옮겨 다니며 개복수초의 결실을 도와준 고마운 곤충입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개복수초가 개화하면서 다양한 곤충들이 방문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방문 곤충을 체계적으로 관찰하여 기후변화와 더불어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양한 곤충들이 이른 봄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준 덕분에 현재 개복수초의 꽃은 지고 열매를 맺어 내년을 위한 씨앗을 키워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개복수초와의 만남을 내년으로 미뤄야겠네요. 다음에 만날 때는 꽃과 함께 부지런히 방문하는 곤충들도 함께 관찰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시교육연구과
연구원 이수호 임선미 채해용 안은주 김보라 임업연구사 김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