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고산지역에
자생하는 희귀식물 이야기
설앵초
(Primula modesta Bisset & S.Moore var. koreana T.Yamaz.)
설앵초(Primula modesta Bisset & S.Moore var. koreana T.Yamaz.)는 고산지대의 바위 지대에 붙어 높이 15㎝까지 자라는 앵초과 앵초속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줄기는 곧게 서며, 달걀처럼 한쪽이 갸름하게 둥근 모양인 모든 잎은 뿌리에서 모여 나옵니다.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고, 잎 뒷면에는 황색의 가루가 덮여있습니다. 5~6월에 홍자색의 꽃이 꽃대의 꼭대기 끝에 여러 개의 꽃이 방사형으로 달리는 형태인 산형꽃차례((繖形花序, umbel)를 이루어 피어납니다. 열매는 8월에 결실하며 열매속이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는 원기둥 모양의 삭과(capsule, 蒴果) 형태로 끝이 5개로 갈라집니다.
1. 유래 및 분포
‘비할 바 없는 아름다움’, ‘행운의 열쇠’ 라는 꽃말을 지닌 설앵초는 눈(雪)속에 피어난 앵두나무 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이라 하여 붙여졌다는 설과 앵초 중에 설앵초가 가장 작다는 의미에서 ‘설익다’라는 뜻의 설앵초가 되었다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이명으로는 눈깨풀, 분취란화, 애기눈깨풀, 좀분취란화, 좀설앵초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속명 Primula는 ‘최초의, 으뜸가는’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어원 했으며, 봄에 피는 첫 꽃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종소명인 modesta는 ‘조용한, 수줍어하는’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어원 했고, koreana를 통해 설앵초가 한국 고유의 특산식물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설앵초는 한국의 경상남도와 전라북도, 제주도를 비롯하여 북한 등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제주도에 분포하는 개체들을 한라설앵초(Primula modesta Bisset & S.Moore var. hannasanensis T.Yamaz)로 보고되어 별개의 종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2. 산림청 희귀식물 지정된 설앵초
지구적 수준에서 생물다양성은 기후변화, 인위적 훼손, 서식지 질 쇠퇴 등의 다양한 교란으로 인하여 매년 소실되는 종이 증가하는 추세로 보전전문가 네트워크 기관인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에서는 위협 정도에 따라 등급별로 세계 희귀·멸종위기생물을 목록화(Red Data Book)하여 생물다양성의 감소와 멸종위기에 직면한 종에 대한 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UCN이 권고한 멸종위기식물 평가 기준은 희귀·멸종위기식물에 대한 평가 기준에 있어 가장 안정적이며, 대부분 국가가 표준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UCN은 지구상에 알려진 190만 종 중 16만 종의 평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1년 06월 기준 190만 종의 약 7.01%에 해당하는 13만 4천 4백여 종(식물 54,127종)이 평가되어 IUCN 적색목록(Red List)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식물 종의 문헌·표본 DB, 분포조사 및 기후자료 등 다수의 인자를 종합하여 희귀식물 대상종을 선발하였습니다. IUCN Red List Version 2.0(2001)에 따라 재평가하여 한국 희귀식물 목록집(2008)을 제정하였으며, 총 571 분류군(EW 4종, CR 144종, EN 122종, VU 119종, LC 70종, DD 112종)을 선정하였습니다. 또한, 「IUCN 적색목록(Red List) 평가 및 등재」 연구의 일환으로 봉래꼬리풀, 암매 등을 포함한 총 54종을 IUCN 적색목록에 평가·등재하였습니다.
설앵초는 위급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자생지에서 매우 심각한 멸종위기에 직면한 식물로 국립수목원에서 지정한 희귀식물 중에서 위기종(Endangered, EN)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3. 위협요인 및 보전방안
설앵초 자생지 대부분은 해발 1,000m 이상의 산 정상부로 일부 자생지는 보호구역(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나 자생지에 대한 보호 대책은 딱히 마련되어있진 않습니다. 주로 초원지대, 나출지, 바위틈 또는 등산로와 인접해 있어 채광이 풍부해 자생지의 급격한 식생 변화에 따른 관목류의 강한 피압에 의한 개체군의 급격한 감소 등이 보고되어있습니다. 따라서, 개체 보호를 위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현지 내 보전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지역 개체군 일부 개체의 종자를 국립수목원 종자은행에 현지 외 보전하고, 자생지 복원 및 서식지 보전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한편, 제주도청과 한라수목원에 의한 복원프로젝트(2000년, 2001년, 2006년)가 각각 수행되기도 하였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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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2018. 눈 속에서 피는 꽃, 설앵초의 전설. 디지틀조선일보 홈페이지,
http://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18/04/26/2018042612243.html (2021.06.15. 인용)
식물자원연구과
박사후연구원 김소담, 문애라 석사후연구원 김휘민, 염다빈, 최은지 임업연구사 손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