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 VOL.133
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식물이야기
여름철 꽃피는 나무의 상징 ‘배롱나무’
 
  여름철 100일 동안 꽃이 펴있는 것처럼 보여 ‘백일홍나무, 목백일홍’으로도 불리는 배롱나무(Lagerstroemia indica L.)가 있습니다. 사실 한 개의 꽃이 100일동안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원추상의 꽃차례에 있는 꽃이 차례로 피는 것이지만 우리 눈에는 여름 내내 활짝 꽃을 피우는 것처럼 보여 오랜 기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이 나무는 수피가 매우 얇고 매끈하여 간지럼을 잘 탄다는 뜻으로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리고, 줄기는 모과나무처럼 얼룩이 있어 좋은 관상수이기도 합니다.
  부처꽃과에 속하는 중국 원산의 낙엽활엽교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이남에서 식재, 경기도에서도 일부 월동하며 높이 5m까지 자랍니다. 비옥적윤한 토양과 양지에서 생육이 왕성하며 내한성이 약하여 중부지방에서는 방한 조치를 해야 월동이 가능합니다.
  잎은 길이 2.5~7cm로 두껍고 마주나기 하며 타원형으로 윤채가 있습니다. 뒷면 잎맥에는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으며 잎자루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꽃은 원추 모양 꽃차례로 진한 분홍색의 꽃들이 가지 끝에 달려 있으며 7월부터 늦가을까지 개화합니다. 열매는 삭과로 넓은 타원형이며 10월에 익습니다. 열매껍질 조각은 단단한 목질이고 그 안에 작은 종자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유사 종으로는 흰 꽃이 피는 흰배롱나무(Lagerstroemia indica f. alba (W.A.Nicholson) Rehder)가 있습니다.
Figure 1. 배롱나무의 형태학적 주요형질(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1. 수형  2. 꽃차례  3. 흰배롱나무의 꽃  4. 열매   5. 잎   6. 수피
  배롱나무는 꽃이 오래 달려 있고 진한 분홍색으로 아름다워 관상하기 위한 조경수로 이용되고 있으며, 잎은 자미엽, 뿌리는 자미근이라 하여 약용하기도 합니다. 부산진구에서는 천연기념물 제168호로 배롱나무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약 800년 전 고려 중기 안일호장(安逸戶長)을 지낸 동래 정씨 시조의 묘소 옆에 심은 것이 원줄기는 죽고 주변 가지들이 나무처럼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전해집니다. 자손들의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뜻을 가진 나무로써 문화적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배롱나무로서는 매우 오래된 나무이므로 생물학적 보존 가치도 커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7, 8.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동평로에 있는 배롱나무(천연기념물 제168호, 문화재청)
<참고문헌>

1. 국립수목원. 2021.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Nature)
2. 문화재청. 2021. 국가문화유산포털
3. 강호덕. 2004. 산림청선정-8월의 나무:배롱나무(부처꽃과). pp. 77-79.
4. 최명섭. 2004. 배롱나무. pp. 22-24.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전문연구원 김상철, 박범균, 강은수, 김영수, 전보람, 하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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