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 VOL.133
생태 과학 돋보기
자귀나무 VS 왕자귀나무
 
1. 화려하게 핀 자귀나무(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도공원)
1. 엉터리 이름 유래가 난무하게 된 이유
  자귀나무는 사랑이다. 밤이 되면 작은잎(소엽)이 쌍쌍이 겹치는 모습에서 금실 좋은 부부 또는 남녀 간의 은밀한 사랑을 연상해 합환목(合歡木), 합혼수(合婚樹), 야합수(夜合樹), 유정수(有情樹) 등의 닭살 돋는 별칭으로 부른다. 꽃에서 나는 향기가 수수하고 낭만적인 데다 그 향기로 인해 자귀나무가 사랑받기도 하니 자귀나무는 이래저래 사랑이다.
분홍색 꽃이 비단 같다고 해서 ‘silk tree’, 소가 잘 먹는다고 해서 ‘소쌀나무’로도 불린다. 꼬투리열매가 겨울바람에 서로 부딪혀 시끄럽게 달그락거린다고 하여 여설목(女舌木)이라고도 하는데, 이건 사랑과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머니까 알아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낫다.
그런데 정작 자귀나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유래담이 없다. 억지스럽게 지어낸 설만 난무한다. 사실 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의 이야기들이 마치 정설인 양 행세한다.
가장 흔한 것이, 밤에 작은잎이 겹치는 모습이 잠자는 귀신 같아서 자귀나무라고 한다는 것이다. 아, 이건 정말 아니다! 한자어라면 모를까, 순우리말을 놓고 요즘 현대어에서처럼 옛 사람들이 앞 글자 하나씩을 따서 이름 지었을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지나치게 현대어적이다. 그런 작명법이 존재할 수 없었던 시절에 그랬을 것이라고 하니 오류가 명백한데, 일반인은 물론이고 숲해설사의 입에서조차 사실처럼 전파된다. 이 엉터리 유래담의 출전 아닌 출전은 이유미 박사님의 명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나무 백 가지’이다. 이 책의 자귀나무 편을 펼쳐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확인된 바는 없지만, 어느 은사 말씀대로 혹시 잠자는 모양이 귀신 같아서 자귀나무일까?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어김없이 양쪽으로 마주 난 잎을 서로 맞대고 잠을 자는데 그렇게 보면 그럴 듯싶기도 하다.]
  ‘확인된 바는 없지만’이라는 단서가 붙었으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내용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차츰 사실로 둔갑하더니 작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저자의 잘못은 없고 어디까지나 옮긴 사람의 잘못이므로 스테디셀러의 파급력을 실감하는 수준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게 된다. 그리고 말이야 바른말이지 귀신은 잠을 자지 않는다. 귀신이 우리처럼 격무에 시달리는 것도 아닌데 얼마나 피곤하다고 잠을 자겠는가? 또 대개의 귀신은 야행성이므로 활동시간인 밤에 잠을 자서는 안 된다. 그러니 얼토당토않은 ‘잠자는 귀신’ 이야기는 재미로라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최근에는 모 교수님의 저서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내용이 가세해 새로운 오류를 양산해낸다. 다음이 문제의 그 대목이다.
[한자를 차자(借字)해 향명으로 佐歸木(좌귀목)으로 표기했다. 우리말 자귀의 어원은 알 수 없으나, 밤이 깊어지면서 자귀나무 잎(小葉)은 서로 마주 붙으며, 부부의 만남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짝’과 분명 잇닿아 보인다. 짝에서 비롯하는 짝나무>짜기나무>자귀나무로의 말의 변천이다.]
  좌귀목(佐歸木)의 ‘좌귀’가 어떤 음이었는지 찾아보는 순서는 바람직하나 그다음의 추정이 잘못됐다. 식물명의 어원이나 유래 추정에 있어 고문헌이나 옛 문화재 등의 내용을 근거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 경우처럼 증거자료 없이 막연한 추측에 의존하면서 ‘분명’이라는 단어를 써서 단정 짓는 것은 ‘분명’ 지나친 일이다.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는 ‘분명’은 분명이 아니라 ‘불분명’이다.
또한 ‘짝나무>짜기나무>자귀나무’에서처럼 변천 과정을 타당한 음운현상에 따라 추정하지 않고 독자적 판단으로 거꾸로 끼워 맞추듯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나도 자의적이고 작위적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자의 주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옮겨 적거나, 누가 그렇다고 하더라 하는 식으로 퍼뜨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올바른 식물명 유래 찾기로 유명한 동호회 ‘들꽃 카페(https://cafe.naver.com/wildfiower)’에서는 위 교수님의 콘텐츠에 대한 반박을 실명으로 적시하였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편 합환수(合歡樹; 남녀가 함께 짝짓기하며 즐긴다는 뜻)라고 하며, 밤에 잎이 서로 마주 붙는 속성에 비추어 부부의 만남을 의미하는 순수 우리말 ‘짝’의 짝나무에서 유래되어 짜기나무>자귀나무가 되었다는 견해가 있으나 이 역시 짝에 대한 옛 표현과 자귀나무에 대한 표현이 차이가 있고 짝나무 또는 짜기나무라는 표현이 발견되지도 않으므로 타당하지 않다. 자귀나무는 순수 우리말 표현이나 그 유래는 현재 미상으로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2. 밤에 작은잎이 접히는 자귀나무의 수면운동
3. 까귀 : 요즘은 까귀를 자귀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혹자는 ‘자귀’라는 연장의 손잡이(자귀대)를 만드는 나무가 자귀나무라는 설을 제기한다. 자귀는 삼국시대부터 널리 사용된 도구로, 나무를 자르거나 내려치기 좋은 도끼와 달리 날이 자루와 직각으로 박혀 있어서 굴곡진 면이나 거친 면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좋다. 이 자귀를 남부지방에서는 ‘짜구’라고 하고, 중부지방에서는 자귀를 ‘까귀’와 같은 것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자귀는 나무토막에 날을 박고 그 나무토막에 자루를 끼워 쓰는 것이고, 까귀는 날과 머리 전체가 통 쇠로 되어 있어서 나막신처럼 단단한 목재를 파낼 때 쓰는 연장이라 다르다. 요즘은 자귀의 용도를 포함하는 까귀를 만들어 쓰면서 까귀를 자귀로 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자귀대를 만드는 데 쓰는 나무라는 설 역시 억지스럽게 들린다. 자귀나무가 농가 주변에 흔하다 보니 등장하게 된 설 같다. 지방에서는 ‘짜구나무’ 또는 ‘짜구대나무’라고 부른다고 하니 자귀대를 만드는 나무라는 설을 완강하게 부인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자귀대는 다른 나무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보이므로 자귀대를 자귀나무로 만들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자귀나무의 이름 유래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자귀나무는 재질이 단단하지 못해 연장의 손잡이로 쓰기에는 부적당하다는 지적이 있다.
2. 잎 구조에 담긴 비밀
  밤에 자귀나무의 작은잎이 겹치는 현상을 수면운동(睡眠運動, nyctinasty)이라고 한다. 취면운동(就眠運動) 또는 주야운동(晝夜運動)이라고도 하며 빛의 변화가 주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 중에 노출되는 잎의 표면적을 줄여 밤에 발생하기 쉬운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한 운동이라는 설이 있으나 꼭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귀나무의 수면운동은 좌우가 서로 마주 보며 겹치는 것이 아니라 앞쪽의 잎을 향해 ‘앞으로나란히’ 하듯이 비스듬히 겹치는 방식이다. 잎자루나 우편, 그리고 작은잎자루의 밑부분에 관절처럼 두툼하게 비후한 엽침(葉枕)이라는 조직이 있어 그것의 팽압이 변하면서 나타나는 운동이다. 어떤 자극이 가해지거나 날이 어두워지면 이 엽침 속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작은잎들을 마주 보게 접는 동작을 만들어낸다. 꼭 빛의 변화 아니더라도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낮이더라도 바닷가의 자귀나무가 바닷바람에 계속 시달리면 시달리지 않는 가지 쪽의 작은잎은 펼쳐져 있어도 시달리는 가지 쪽의 작은잎은 겹쳐진 채 펴지지 않는다. 그렇듯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서도 엽침의 팽압이 변하면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찌됐건 빛뿐 아니라 지속하는 외부 자극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므로 그것을 수면운동이니 취면운동이니 주야운동이니 하는 용어로 표현하는 건 맞지 않을 수 있다.
자귀나무의 잎자루에는 깨처럼 도톰하게 돋은 샘점이 있다. 꿀을 제공하는 장치인 샘점의 용도는 개미와 같은 곤충을 끌어들여 해충의 공격을 막고자 하는 데 있다. 그런데 만약 개미가 자귀나무와 진딧물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된다. 용병인 개미가 오히려 진딧물을 다른 천적으로부터 보호할 테니 자귀나무 입장에서는 만드느라 애쓴 샘점의 꿀만 축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몸이 진딧물 공장이 될 수 있다. 개미의 이러한 이반(離反) 행위는 단풍나무 종류에서도 곧잘 일어난다.
4. 바람에 시달려 겹쳐진 자귀나무의 작은잎
5. 자귀나무의 엽침과 샘점
6. 왕자귀나무의 샘점에 모인 개미
7. 당단풍나무의 진딧물에서 꿀을 받아먹는 개미
3. 유한화서로 피는 두상화서가 모인 산방화서 또는 총상화서
  자귀나무의 비밀은 잎보다 꽃에 더 많다. 일단 화서부터 살펴보자. 자귀나무의 화서는 여러 개의 두상화서가 모여 전체적으로 산방화서나 총상화서를 이루는 구조이다. 각 두상화서마다 10~20개 정도의 관모양꽃이 달린다. 두상화서가 아니라 산형화서라고 하는 자료가 드물게 보이는데, 그건 오류다. 산형화서와 두상화서의 차이점은 꽃자루(소화경)의 유무에 있다. 꽃자루가 있으면 산형화서, 없으면 두상화서이다. 자귀나무의 꽃은 꽃자루가 없으므로 두상화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대개 무한화서인 국화과 식물의 두상화서와 달리 자귀나무의 두상화서는 순서 없이 한꺼번에 피는 유한화서이다. 여러 개의 꽃이 일제히 피는 것은 화분매개자의 착륙 장소를 확보해 주면서 꽃가루받이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자귀나무의 전체 화서를 보면 가장자리 쪽 또는 아래쪽 두상화서부터 개화한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는 무한화서인 산방화서이며 길게 자라나면 총상화서처럼 된다. 이것은 냉이로 대표되는 십자화과 식물의 화서와 비슷한 방식이다. 아래쪽과 위쪽의 꽃이 개화시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면서 총상화서를 이루면 아래쪽에 열매를 맺어놓은 상태에서 위쪽에서 계속 새로운 꽃이 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여러 개의 두상화서로 이루어진 복합화서가 원뿔 모양을 이루므로 원추화서로 보는 것도 맞다. 요컨대, 자귀나무의 화서는 여러 개의 두상화서가 모인 산방화서 또는 총상화서이며 원추화서이기도 하다.
8. 두상화서의 가운데에 솟은 것이 양성화다
9. 여러 개의 두상화서가 일제히 피며 전체적으로 가장자리나
아래쪽부터 피는 화서의 모습
4. 독특한 꽃 구조와 성별 체제
  자귀나무 꽃의 구조는 한 번쯤 자세히 들여다볼 만하다. 일단 꽃 아래쪽에 녹색의 꽃받침이 감싼다. 그 안에 연한 황백색 화관(꽃부리)이 통 모양으로 들어 있으며 화관의 끝은 5갈래로 얕게 갈라진다. 그 안쪽에 꿀을 담은 흰색의 통이 하나 더 들어 있는데, 끝이 여러 개의 수술로 갈라지며 중심에 암술대가 있다. 한마디로, 수술 다발이 밑부분에서 합쳐져 통을 이뤄 암술대 한 개를 에워싸는 구조이다.
자귀나무 꽃의 성별 체제는 수꽃양성화한그루(Andromonoecy, 웅성양성동주)로 알려졌다. 하나의 화서 안에 수꽃과 양성화가 함께 있는 방식이다. 대개 화서 가운데에 한두 개의 양성화가 있고 그 주변에 여러 개의 수꽃이 자리한다. 수꽃에 비해 양성화는 화관이 좀 더 길쭉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피기 전부터 길게 솟아 있으므로 꽃봉오리가 달린 두상화서를 보면 내가 제일이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셜미디어의 ‘엄지 척’ 그림문자 같기도 하고, 서양식 욕 같기도 하다.
양성화와 수꽃의 구분은 아주 쉽다. 수분과 수정을 해야 하는 양성화는 꿀을 많이 담아야 화분매개자를 유인할 수 있으므로 수꽃보다 화관이 길고, 수술대가 모인 통 부분도 수꽃보다 길게 나온다. 양성화를 잘라보면 암술대를 따라 내려간 맨 아래쪽에 씨방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많은 꿀이 보인다. 거꾸로 뒤집어보면 꿀이 흘러나와 방울방울 맺힌다. 일본의 다나카 하지메의 저서 ‘꽃과 곤충’을 보면 자귀나무의 수꽃에서는 꿀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수꽃에서도 향기가 나는 점으로 미루어 분명히 꿀은 있으며, 다만 양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양성화에만 꿀을 만들어놓으면 곤충이 양성화만 건드릴 테니 수분 확률은 그만큼 떨어질 것이다. 수꽃에도 꿀을 만들어놓아야 곤충이 접근하고 꽃가루가 몸에 붙을 확률이 높아진다. 곤충은 꽃의 성별 체제를 구분하지 못하므로 수꽃이든 양성화든 무작위로 찔러보면서 꿀을 취한다.
10. 자귀나무의 양성화와 수꽃의 구분
11. 자귀나무 양성화의 씨방
5. 수술의 문제점
  그런데 결실하지 않는 수꽃에도 암술이 달린 것이 보인다. 암술은 끝에 꽃밥이 없고 꽃가루도 없으며 아래쪽부터 위쪽까지 일관되게 흰색인 점이 수술과 다르다. 수술은 끝에 꽃밥이 달리고 노란색 꽃가루가 보이며 아래쪽은 흰색이다가 위쪽으로 갈수록 분홍색 그러데이션을 띠고 있어 구분된다. 드물게 연한 분홍색 암술이 있기는 하나 그 경우에도 아래쪽부터 위쪽까지 일관된 연한 분홍색이라 수술과의 구분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암술대는 수술이 모인 통 부분의 가운데에 위치하므로 유무 확인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모든 수꽃에 암술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수꽃에는 없기도 하다는 것이다. 하여 한 그루의 자귀나무에서 155개의 꽃을 조사한 결과 암술대가 없는 수꽃은 27개(17.4%), 암술대가 있는 수꽃은 128개(82.6%)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자귀나무는 왜 수꽃에 불필요한 암술대를 갖고 있으며, 또 어떤 수꽃에는 왜 암술대가 없는 걸까? 이는 양성화에서 변모하였을 자귀나무의 수꽃이 양성화 시절에 갖고 있었던 암술 기관을 아직 확실하게 없애지 못한 상태라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암술대를 없앤 수꽃보다 암술대를 없애지 못한 수꽃의 비율이 훨씬 많은 점으로 미루어 자귀나무의 수꽃이 양성화에서 변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계속 진화를 거듭하다 보면 암술대가 없는 수꽃의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
6. 양성화의 문제점과 자가불화합성
  양성화에서도 문제가 발견된다. 일단 양성화의 화관과 수술통의 길이가 긴데도 양성화와 수꽃의 전체 길이는 비슷하다. 그것은 양성화의 수술이 짧아 수꽃의 전체 길이와 비슷하게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화분 매개과 관련해 다분히 의도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암술의 길이는 대개 수술의 길이와 비슷하지만 수술보다 짧은 것도 있고 긴 것도 있다. 드물게 암술이 없는 양성화도 발견되는데, 그런 것은 수꽃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는 자귀나무의 양성화에서 암술의 기능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술의 기능이야 어찌됐든 두상화서이고 꽃이 일제히 피는 방식이라면 인화수분을 비롯한 자가수분의 확률이 매우 높은 구조다. 꽃은 피었으나 열매가 잘 달리지 않는 자귀나무가 종종 보이는 점으로 미루어 자귀나무는 자가수분을 허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자가수분을 확실하게 방지하는 자가불화합성을 갖추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자신감이 없다면 각 화서는 물론이고 가지 전체에서 여러 개의 꽃을 피우는 전략을 고수하기 어려울 것이다. 해외에서는 자귀나무가 자가불화합성(self-incompatible)이라는 논문이 게재된 바 있다(Estimation of mating system parameter of Albizia julibrissin (Fabaceae)  [1997]).
결국 자귀나무는 아주 먼 훗날에(아마 최소 몇천 년에서 몇만 년 이상) 수꽃이 암술대를 완전히 없애 더욱 완벽한 수꽃으로 되고, 양성화에서는 모든 수술을 퇴화시키고 확실하게 암술을 가진 암꽃으로 된다면 현재의 수꽃양성화한그루 체제에서 암수한그루 체제로 전환될 것이 예상된다. 물론 그 안에 멸종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12. 암술대(흰색)가 수술(분홍색)보다 긴 꽃
13. 암술대가 없는 양성화
7. 주요 화분매개자는 누구?
  자귀나무의 멸종 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가 화분매개자다. 자귀나무의 꽃을 자주 방문하는 곤충은 꽃의 수술만큼이나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진 호랑나비나 제비나비류, 그리고 정지비행 기술을 보유한 박각시나방류이다. 나비류는 주로 자귀나무 꽃의 화관을 딛고 선 채 꿀을 먹는다. 박각시나방류는 앞다리를 이용해 꽃을 붙잡기도 하지만 정지비행이라는 독보적인 기술을 이용해 꿀을 먹는다. 양봉꿀벌이나 어리호박벌 같은 벌류도 방문한다. 하지만 나비류보다는 드물고, 화서 위에서 편하게 식사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꽃잎도 없고 기다란 분홍 수술만 가진 탓에 마땅한 착륙장소가 없다 보니 무겁거나 정지비행이 어려운 곤충들은 자귀나무 꽃에서 중심 잡기가 쉽지 않다. 꽃이 지면서 수술이 뭉쳐질 무렵이나 되어야 꿀을 먹을 수 있어 보이는데, 그렇다 해도 자귀나무의 수분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화분매개자는 아니라는 뜻이다.
해외에서는 박각시나방류와 비견되는 벌새 종류가 자귀나무와 비슷한 꽃에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그러므로 자귀나무가 원하는 주요 화분매개자는 긴 다리로 화서 위를 걸어 다닐 수 있거나 정지비행이 가능한 곤충 또는 조류로 보인다.
14. 호랑나비를 비롯한 나비류는 자귀나무 화서 위에서
편안한 식사를 즐긴다
15. 자귀나무 두상화서의 양성화의 꿀을 먹는
검정황나꼬리박각시
16. 무게가 있는 어리호박벌은
화서에서의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17. 체구가 작은 편인 양봉꿀벌은
자귀나무 꽃에 파묻히기 일쑤다
8. 왕자귀나무는 자귀나무와 얼마나 다를까?
  자귀나무의 유사종으로 왕자귀나무가 있다. 자귀나무가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것과 비교해 왕자귀나무는 전남 목포시(유달산, 입암산, 부흥산)를 비롯한 무안군, 영암군, 신안군, 해남군, 진도군에 자생한다. 전북 어청도와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이작도에도 극소수가 분포한다고 하며 경상남북도에도 분포한다고 한다. 제주도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 자생하는 것을 보기는 어렵고, 흰색 꽃이 피는 자귀나무를 왕자귀나무로 오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020년에 내륙 지역인 충남 금산군 군북면 산안리에서 100여 그루의 왕자귀나무가 발견된 데 이어 그보다 위쪽인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서도 40~50그루의 왕자귀나무 군락지가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 발견지에는 도로 양쪽에 비교적 큰 왕자귀나무가 자라기는 하나 아까시나무나 족제비싸리, 큰낭아초 같은 유입종이 함께 자라므로 자생 여부를 의심받을 수 있어 보인다. 충남 금산군 군북면 발견지는 숲 안쪽이긴 하나 오래된 큰 왕자귀나무를 보기 어렵고 임도를 따라서만 분포하며 큰낭아초 같은 유입종이 혼생하는 점으로 미루어 임도를 조성하면서 비탈면 복구용으로 뿌려진 씨들 중 중국종이 섞여 들어와 자라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강원도 고성군 도로변에도 세 그루의 왕자귀나무가 자란다. 이 역시 주변에 중국싸리 같은 유입종이 함께 자라는 점으로 미루어 비탈면 복구용으로 뿌려진 씨들 중 중국종이 섞여 들여와 자라는 것으로 보인다. 왕자귀나무는 중국 중남부, 대만 북부, 그리고 일본 큐슈 남부에서도 자라므로 타국에서의 유입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18. 전남 목포시 유달산의 왕자귀나무
19. 충북 진천군 문백면의 왕자귀나무 자생지는 도로변에 위치한다
20. 충남 금산군 군북면의 왕자귀나무 자생지는
숲 안쪽 임도변에 위치한다
21. 강원도 고성군 도로변에도 세 그루의 왕자귀나무가 자란다
  자귀나무와 왕자귀나무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식별포인트는 꽃의 색으로 알려졌다. 자귀나무는 분홍색, 왕자귀나무는 황백색(또는 흰색)이다. 그런데 꽃의 색으로 구분하려다간 실수할 수 있다. 왕자귀나무 중에는 자귀나무처럼 연한 분홍색으로 피는 변이가 있기 때문이다. 목포시 유달산과 전남 진도군의 왕자귀나무 군락지에서도 분홍색으로 피는 왕자귀나무가 어렵지 않게 발견되며, 충남 금산군 자생지의 왕자귀나무도 그렇다고 한다. 자귀나무와 교잡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는 견해도 있으나 꽃의 색으로 발현되는 교잡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꽃 색의 변이는 어느 종에서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귀나무의 꽃도 분홍색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매우 드물지만 제주도와 경북 군위군에서는 왕자귀나무처럼 황백색으로 피는 자귀나무가 발견된다.
22. 전남 목포시 유달산 왕자귀나무의
분홍색 꽃
23. 전남 진도군 왕자귀나무의 분홍색 꽃
24. 경북 군위군 자귀나무의 황백색 꽃
25. 자귀나무의 작은잎
26. 왕자귀나무의 작은잎
  자귀나무와 왕자귀나무를 구분하는 좀 더 확실한 포인트는 작은잎의 크기와 형태에 있다. 자귀나무와 비교해 왕자귀나무의 작은잎은 두세 배 이상 크다. 그 외에 우편의 수나 작은잎의 수도 다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충북 진천군, 충남 금산군, 전남 목포시, 전남 진도군에서 왕자귀나무 27개체의 잎과 자귀나무 17개체의 잎을 채취해 우편과 작은잎의 정량적 형질을 측정해 보았다. 그 결과는 표 1과 같다. 이 결과를 보면 왕자귀나무는 작은잎의 크기가 자귀나무보다 2~3배 정도 큰 대신 우편의 수와 작은잎의 수는 1/2 정도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왕자귀나무는 자귀나무와 비교해 작은잎이 크기 때문에 우편과 작은잎을 그만큼 적은 수로 배열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기억할 만한 점은, 작은잎 크기의 평균치는 두 종 간에 전혀 겹치지 않아 좋은 식별포인트가 된다는 것이다. 어중간한 크기의 작은잎을 재봐서 길이가 1.6㎝ 이하이고 폭이 0.5㎝ 이하이면 자귀나무, 길이가 2㎝ 이상이고 폭이 0.9㎝ 이상이면 왕자귀나무다. 문제는, 두 종의 중간 크기로 나타나는 교잡종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표 1. 자귀나무와 왕자귀나무 우편과 작은잎의 정량적 형질 측정 결과
우편의 수 작은잎의 수 작은잎의 길이 작은잎의 폭
자귀나무 2~12쌍
(평균 3.3~10쌍)
5~31쌍
(평균 11.5~25.6)
0.3~2.1㎝
(평균 0.7~1.6㎝)
0.15~0.7㎝
(평균 0.2~0.5㎝)
왕자귀나무 1~7쌍
(평균 2.2~4.6쌍)
3~20쌍
(평균 6.7~12.3)
1.2~5.6㎝
(평균 2~4㎝)
0.5~2.5㎝
(평균 0.9~1.5㎝)
9. 교잡종의 존재 여부?
  정성적 형질인 작은잎의 형태로도 두 종의 구분이 가능하다. 자귀나무는 작은잎이 낫 모양이고 왕자귀나무는 긴 타원형이다. 보통은 낫처럼 위쪽으로 휜 것이 자귀나무의 작은잎의 전형적인 형태로 보인다. 자귀나무의 작은잎은 중앙맥이 맨 위쪽으로 치우쳐 있고 끝이 꼬리처럼 뾰족하게 위를 향한다. 그런데 전형적인 모습과는 다른 모습의 작은잎을 가진 개체들이 나타난다. 그런 형태를 가진 개체들은 길이와 폭이 왕자귀나무보다 자귀나무에 가까워 자귀나무의 개체변이로 보이기는 하지만 언뜻 보기에 자귀나무의 전형적인 작은잎은 아니어서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어쨌든 자귀나무와 비교해 왕자귀나무는 작은잎의 중앙맥이 1/3 지점에 형성된 경우가 많아 쉽게 구별된다. 그런데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형태를 가진 개체가 발견되므로 교잡종의 존재를 예상하게 된다. 앞서 말한 대로 꽃의 색으로는 교잡을 의심하기 어렵다. 그러나 잎의 형질로는 두 종이 확실하게 구분되므로 중간형으로 나타나는 것은 교잡으로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충남 금산군의 왕자귀나무 발견지에서는 작은잎의 모양에서도 선뜻 구분하기 어려운 것들이 눈에 띈다. 그 개체들의 작은잎의 크기를 측정해 본 결과 길이가 3~3.5㎝, 폭은 0.8~1㎝로 두 종의 중간형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이곳의 왕자귀나무와 교잡 추정종들이 어떤 경로로 자라기 시작한 건지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27. 자귀나무(좌)와 교잡 추정종(중)과 왕자귀나무(우)의 잎 크기와 모양 비교
10. 왕자귀나무는 잠을 자지 않는다?
  일정상 목포시 유달산의 왕자귀나무를 밤늦은 시각에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사하다 보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므로 목포모기에 순순히 헌혈하며 원치 않은 야근(?) 상황을 잊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조사를 마치고 돌아와 정리하다가 유달산의 왕자귀나무가 밤 7시 52분임에도 수면운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증거용으로 찍은 핸드폰 사진에 그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안가라 해풍의 영향으로 선선한 바람이 계속 불면서 수분의 공급이 이어져 수면활동을 할 필요가 없기에 그런 걸까? 기존의 도감에서 왕자귀나무도 수면운동을 한다고 되어 있기는 하나 왕자귀나무가 수면활동을 하는 모습이 찍은 사진은 어디에서도 검색되지 않았다. 해풍이 불어오고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 곳에 분포지가 치중해 있는 왕자귀나무의 특성상 그런 것일 수도 있으므로 내륙 쪽의 왕자귀나무도 같은 현상을 보이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그래서 충남 진천군 왕자귀나무 발견지를 다시 찾아갔다. 밤 9시 20분!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공포를 이겨내며 불빛 하나 없는 컴컴한 숲 속 임도로 들어섰다. 얼마나 들어갔을까? 이쯤에 있었던 것 같은데, 하면서 차에서 내리니 핸드폰 불빛에 유인되어 커다란 왕나방이 달려들었다. 피하면서 살펴보니 그곳이 맞았다. 놀랍게도 그곳의 왕자귀나무도 잠들지 않고 있었다. 마치 별빛 감상이라도 하듯 모든 잎이 밤하늘을 향해 펼쳐져 있었다. 해안은 물론이고 내륙의 왕자귀나무도 밤에 수면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목포시에서 활동하며 왕자귀나무로 박사 학위를 한 어느 전문가의 2012년 기고 글을 보면 ‘왕자귀나무는 자신의 수년간 관찰에 의하면 밤에도 잎이 접히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쓰여 있다. 잠자는 귀신 따위는 왕자귀나무에 없는 것이 확실한 셈이다.
그런데 엽침이 있어서 잎이 접히는 운동은 할 것 같은데 왜 왕자귀나무는 밤에 잠을 자지 않는 걸까? 보관용으로 딴 왕자귀나무의 잎을 곧바로 채집봉투 안에 넣지 않고 두었더니 작은잎이 겹치는 운동을 보였다. 물론 낮에도 잎을 따면 엽침 쪽의 팽압에 변화가 생기면서 작은잎이 서서히 겹치므로 같은 현상으로 간주할 수 있다. 작은잎의 크기와 모양이 자귀나무와 다르므로 엽침의 역할도 약간 다른 걸까?
앞서 말한 대로 충남 금산군 발견지에는 자귀나무와 왕자귀나무의 교잡종으로 보이는 개체가 존재한다. 그들을 살피니 신기하게도 아래쪽 가지의 작은잎은 접히고 위쪽 가지의 잎은 접히지 않는 현상이 보였다. 자귀나무와 왕자귀나무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보이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자귀나무도 같은 그루 안에서 작은잎이 겹치는 잎과 겹치지 않는 잎, 그리고 일부만 겹치는 잎도 있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밤을 보내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이는 엽침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하는 잎과 그렇지 못한 잎의 차이로 생기는 결과로 보인다.
28. 전남 목포시 유달산의 왕자귀나무가
수면운동을 하지 않는 모습(밤 7시 52분)
29. 충남 금산군의 왕자귀나무가
수면운동을 하지 않는 모습(밤 9시 25분)
30. 위쪽 가지의 잎은 수면운동을 하지 않고 아래쪽 가지의 잎은
수면운동을 하는 교잡 추정종(충남 금산군)
31. 같은 그루 안에서도 수면활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 등
제멋대로인 자귀나무(충남 금산군))
11. 떼어낸 잎이 기억하는 수면운동
  뇌는 없지만 식물도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을 기억하고 행한다. 절단되더라도 그런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 신비롭다. 채취한 후 밀봉해 12시간 정도 냉장 보관한 자귀나무 잎, 그리고 교잡 추정종의 잎을 낮 12시 즈음에 물에 담그니 겹쳤던 작은잎이 몇 시간 후에 모두 다시 펴졌다. 그러고는 밤이 되어 빛이 사라지자 작은잎이 모두 다시 겹치는 수면운동을 보였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펴졌다. 이것으로 미루어 엽침 조직이 살아 있으면 수분이 공급되어 팽압이 높아지면서 작은잎이 다시 펴지고, 그렇게 수분이 계속 공급되는 조건이더라도 저녁이 되어 빛이 감소하면(즉, 광합성을 하기 어렵게 되면) 어떤 작동원리에 의해 팽압이 감소하면서 수면운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실험은 교잡 추정종과 자귀나무의 잎으로만 실시했으며 왕자귀나무의 잎은 반응하지 않았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려우나 왕자귀나무의 작은잎이 마르며 시든 점으로 미루어 채취 시 엽침이 손상되어 그런 것으로 보인다. 왕자귀나무는 밤에 수면운동을 하지 않지만 엽침의 팽압이 변하면 비슷한 운동을 보이므로 절단된 상황에서도 밤에 수면운동을 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
32. 작은잎이 겹친 잎을 물에 꽂는다
(낮 12시 3분)
33. 팽압이 달라지면 작은잎이 펴진다
(오후 3시 51분)
34. 밤이 되면 다시 작은잎이 겹친다
(밤 7시 42분)
35. 다음날 아침에 다시 작은잎이 펴진다
(아침 9시 59분)
12. 움직이는 식물
  식물은 근육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움직임이 가능한 걸까? 이탈리아 피렌체 대학의 교수 스테파노 만쿠소(Stefano Mancuso)는 자신의 저서 ‘식물혁명’의 93~94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식물은 내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능동적인 움직임과 내부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 없이 환경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수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예를 들어 수많은 식물 유기체들은 어느 정도 복잡한 작용에 낮과 밤의 습도차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식물의 모든 움직임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앞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근육과 같은 복잡한 단백질 조직의 기능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조직을 드나드는 액체 및 기체 형태의 간단한 수분 운송을 바탕으로 한 ‘수력’이다.
‘능동적 운동’이라는 움직임에서 동력의 생성은 세포 팽창 중에 일어난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이며, 이 세포 팽창은 세포막을 통한 물의 삼투압 흐름에 의해 발생한다. 실제로 물이 용질의 농도차로 인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서 세포에 막을 미는 압력이 증가하여 기관에 외력을 가함으로써 운동을 유도한다. 식물은 세포 용질의 농도를 능동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기공의 개폐와 개화를 통제할 수 있다. 미모사가 잎을 닫거나 파리지옥의 덫이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이러한 원리다.]
36. 동물 못지않게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미모사
37. 파리보다 빨리 움직여 잡는 파리지옥
물을 이용한 식물의 능동적 움직임은 동물처럼 역동적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흥미롭다. 식물이 성장하고 꽃 피고 수분하고 수정해서 열매 맺어 날리는 모든 동작을 인간이 다 알아내는 날은 과연 언제일까? 자귀나무와 왕자귀나무만 해도 우리는 몰라도 너무 많이 모른다.
<참고자료>

Stefano Mancuso, 김현주. 2019. 식물혁명. 동아엠앤비.
다나카 하지메, 이규원. 2001. 서로 속고 속이는 게임 꽃과 곤충, 지오북.
이유미. 2003.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 현암사.
https://cafe.naver.com/wildfiower/book3680668/63478?referrerAllArticles=true
http://www.mokpo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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