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식물이야기
매화를 닮은 草 ‘물매화’
 물매화(Parnassia palustris L.)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산능선부의 편평한 양지 혹은 습지 등에 자라며 매화와 유사한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개화기는 7-8월로 알려져 있으나, 9-10월까지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여러해살이 풀로써 뿌리잎과 잎자루가 없이 원줄기를 감싸는 줄기잎, 그리고 꽃줄기 끝에 달리는 1개의 꽃은 ‘가을 야생화의 여왕’이라는 애칭에 맞게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옛날 옥황상제의 정원을 지키는 선녀가 있었는데, 어느 날 황소가 나타나 정원을 망가뜨리는 걸 막지 못해 옥황상제의 진노를 샀다. 쫓겨난 선녀는 이 별 저 별 떠돌다 발을 헛디뎌 인간 세계로 떨어져 물매화로 다시 태어났다.” 물매화에 관한 설화는 선녀에 비유될 만큼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꽃들 중 하나로써 가을 산행에 빠질 수 없는 볼거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관상용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물매화속(Parnassia L.)에는 약 7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북반구 전반에 걸쳐 넓게 분포합니다. 『한국 관속식물 분포도』 에 따르면 국내 분포는 충청남도를 제외한 전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한반도 내에서는 물매화와 애기물매화 (Parnassia alpicola Makino) 두 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매화는 한국, 일본, 중국, 몽고, 유럽,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에 넓게 분포하고, 애기물매화는 백두산, 한국, 일본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형태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개의 꽃대가 확인됩니다. 꽃대에는 날개 같은 능선이 있으며, 길이 7-45cm로서 털이 없고 중앙부에는 1개의 잎이, 끝에는 1개의 꽃이 달립니다. 꽃의 지름 2-2.5cm로서 백색이며 꽃은 하늘을 향하여 핍니다. 꽃받침조각은 5개로서 녹색이고 긴 타원형입니다. 꽃잎은 넓은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며 길이 7-10mm로서 수평으로 퍼집니다. 수술은 5개이며 밖을 향한 꽃밥이 달리고 수술대는 처음에는 씨방에 기대었다가 교대로 밖으로 굽어집니다. 꽃밥의 색은 희거나 붉으며, 헛수술은 5개로서 끝이 12-22개로 갈라지고 끝에 황록색의 꿀샘(선,腺)이 있습니다. 씨방은 상위이며 암술대는 4개로 갈라집니다.
꽃을 확대한 사진에서 보이는 A는 헛수술, B는 수술입니다. 헛수술은 생식성이 없는 수술로 꽃가루를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12-22개로 갈라진 헛수술 끝에 달린 꿀샘을 통해 곤충을 유인해서 실제 수술인 B의 꽃밥을 퍼트리게 됩니다. 헛수술을 이용한 수분매개를 하는 식물은 물매화 외에도 닭의장풀, 깨치깨 등이 있습니다. 식물체의 크기가 작고 헛수술의 갈라지는 정도가 작으며, 물매화와는 달리 꿀샘이 없는 특징으로 물매화와 애기물매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물매화를 만나보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문헌>
1. 국립수목원. 2016. 한국 관속식물 분포도
2. 국립수목원. 2021.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Nature)
3. 이창복. 1980 대한식물도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전문연구원 김상철, 박범균, 강은수, 김영수, 장영종, 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