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지의의 분류를 위해서는 자낭반의 형태(크기, 길이, 색)등이 중요하고 그 내부를 잘라보았을 때 포자나 그 포자가 들어있는 부분의 형태(전체탄화, 부분탄화)의 구조 등이 매우 중요한 분류의 키가 됩니다.

  또한, 포자의 모양은 벽돌 모양(muriform)이거나 중간에 격벽을 가진 길쭉한 형태의 포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확한 분류를 위해서는 그 구조의 격벽이 몇 개이며 길이는 얼마나 되는지도 중요한 키가 됩니다.

  그러면 광릉숲에는 얼마나 많은 문자지의가 있을까요? 세 번의 광릉숲 조사에서 4종의 문자지의가 여러 나무에 생장하고 있었으며 광릉숲 전체에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광릉숲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종은 Graphis scripta (L.) Ach.로 키작은 나무언덕의 당단풍나무와 산림박물관 앞의 아그배나무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종은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종이며 검은색 문자 같은 자낭반 내부에 흰색 가루(pruina)가 퍼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Graphis nanodes Vain.은 휴게광장의 참나무에서 발견되었으며 한국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종입니다. Graphis pinicola Zahlbr., Graphis oligospora Zahlbr.는 한국에서는 보고된 적 없는 종들로 확인되었습니다. Graphis pinicola는 육림호의 산딸나무, 전망대의 서어나무에서 확인되었고 Graphis oligospora는 수목원 내 타임캡슐 근처의 차빛당마가목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문자지의의 광릉숲 분포를 통해서 문자지의는 다양한 나무에서 자라며 광릉숲 전체적으로 퍼져서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자지의를 처음 보았을 때 이게 지의류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특이한 지의류였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대부분 지의류의 자낭반은 동그란 원반 모양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길쭉한 모양의 자낭반을 가지는 지의류라는 존재 자체도 신기하고 그 내부 구조는 더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의류는 아는 만큼 보이고 그 신비한 영역은 지의류 학자들에 의해서 하나하나 알려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지의류 연구에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