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버섯속(Astraeus)은 외생균근으로 다양한 수목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알려져 있는 수목으로는 오리나무속(Alnus), 밤나무속(Castanea), 유칼립투스속(Eucalyptus), 소나무속(Pinus), 미송속(Pseudotsuga) 등이 있습니다. 속명인 “Astrae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황혼의 신 아스트라이오스(Ἀστερία, Astraios)에서 온 것으로 “별의 남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실체의 모양이 별모양을 닮았기에 붙여진 이름으로 영어명으로 “earthstars(땅의 별들)”로 불리는 버섯들 중에 하나입니다. 참고로 “earthstars”로 불리는 버섯류로는 Astraeus(먼지버섯속), Geastrum(방귀버섯속), Myriostoma, Sphaerobolus(공버섯속) 등의 버섯들이 있으나, 이 중에서 공생성은 먼지버섯속 뿐입니다.

  우리나라에 먼지버섯속에는 2종(A. hygrometricus, A. ryoocheoninii)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11종이 기록되어 있어 다른 버섯들과 비교하면 종다양성이 높지는 않지만, 전세계적으로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중 A. koreanus의 경우 Kreisel(1976)이 A. hygrometricus var. koreanus를 새롭게 종수준으로 올리면서 북한의 표본을 표준(type-specimen)으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직 국내에 분포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며, 북한표본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데이터가 없어 추후 현대분류학적 체계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이 종까지 포함하게 되면 한반도에 먼지버섯속으로는 3종이 분포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먼지버섯속을 정립한 사람은 미국의 균학자이자 식물학자인 모르간(Andrew Price Morgan)으로 방귀버섯속의 한 종(Geastrum hygrometricum)에서 새롭게 “Astraeus”속으로 1889년에 변경하였고, 이후 오랫동안 1속 1종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다 근래에 분자계통학적 연구로 말미암아, 여러 종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기준종인 A. hygrometricus의 종소명인 ‘hygrometricus’는 그리스어로 ὑγρός (hygros, wet; 물에 젖은)와 μέτρον (metron, measure; 측정, 조치, 기준)가 결합된 단어로 물을 잘 흡수하는 특징을 바탕으로 지어졌습니다. 그래서 “hygrometer earthstar”, “hygroscopic earthstar”, “barometer earthstar”, “water-measure earthstar” 등 많은 영어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먼지버섯(A. hygrometricus)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숲속의 비탈진 곳이나 절개지, 길가 등에 흩어져 나거나 무리를 지어 발생합니다. 어릴 때는 2~4cm 직경의 작은 공모양으로 성숙하면서 외피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별 모양이 됩니다. 외피막은 가죽질로 여러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습도가 낮으면 닫히고, 높으면 열리게 되는 특징을 갖게 합니다. 따라서, 높은 습도를 유지하고 있을 때에 포자를 많이 방출하고, 건조할 때는 외피막을 닫아 포자 방출을 줄여, 효율적으로 포자가 분산되도록 조절합니다.

  먼지버섯의 질긴 질감(toughness)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식용불가로 알려져 있으나, 네팔, 벵갈 남부지역의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으로 소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인도 로컬시장에서는 야생에서 발생한 먼지버섯을 채집해 판매하고 있어, 식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나 정확한 동정 등의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 지역에서 음식으로 조리된 먼지버섯 요리에서는 특유의 흙냄새, 이끼냄새, 기름냄새 등이 있는 휘발성 물질(furfural, benzaldehyde, cyclohexenone, furanyl 등)이 검출되었는데, 이를 통해 아마도 이들은 A. asiaticus 또는 A. odoratus 종으로 추정됩니다.

  전통적으로 먼지버섯은 중의학에서 지혈제로서 이 버섯의 포자를 활용하면 외상으로 인한 출혈을 멈추는데 효과가 있다고 하며, 동상(chilblains)을 줄이는 데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인도의 숲에서 사는 원주민 부족 중에서는 이 버섯의 자실체를 의학적으로 사용했다는 보고가 있기도 합니다. 북미의 인디언 Blackfoot 종족 (the Blackfoot of North America)에서는 먼지버섯을 “떨어진 별(fallen stars)”이라고해서 지구의 초자연적인 사건 중에 지구에 떨어진 별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먼지버섯속 버섯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독특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버섯이기에 한번 보고 쉽게 잊어버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독특하고, 유익한 버섯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