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생물종
외생균근성 버섯이야기 20편 - 연지를 바른 듯 예쁜 연지버섯
사진 1. 연지버섯 생태사진. 자실체 가운데 부분이 붉은색을 띠며 성숙하면 별모양으로 작게 갈라지며 이곳을 통해 포자가 방출된다.
연지버섯은 작은 구슬과 비슷한 크기의 복균류로, 활엽수 나무와 공생하는 버섯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이속에 속하는 버섯으로 34종이 보고되어 있으나, 국내에서는 연지버섯 한 종만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연지버섯 (Calostoma sp.)은 가운데 있는 별 모양으로 찢어진 작은 구멍 둘레에서 포자를 발산하는데 이 부분이 마치 옛날에 아가씨들이 시집갈 때 얼굴에 바르던 연지처럼 빨갛다하여 이름 지어진 앙증맞은 버섯입니다. 일반명으로 hotlips (정열의 입술)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속명인 ‘Kallos’ 는 그리스어로 아름답다 (beauty)이고 ‘stoma’ 는 입술 (mouth)로 아름다운 입술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볼연지 (red cheeks)를 뜻하는 ‘연지’라는 이름으로 국명이 지어졌습니다. 크기는 2-3cm로 작은 공 모양의 버섯이며, 젤라틴질의 뿌리모양 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 1). 또한, 성숙하면 조그만 충격에도 포자를 공기 중으로 내뿜어 많은 양의 포자가 흰 연기처럼 피어오르듯 퍼지게 됩니다.
사진 2. 복균류 (Gasteroid fungi)로 분류되었던 버섯들의 다양한 생태사진 (B-E, G-J, L-N; A, F, K: 복균류가 아님).
B: Astraeus sp. (먼지버섯류), C: Calostoma cinnabarinum (연지버섯류), D: Pisolithus tinctorius (모래밭버섯),
E: Scleroderma cepa (양파어리알버섯), G: Trappea darkeri (국명없음), H: Sphaerobolus stellatus (공버섯), I: Geastrum floriforme (방귀버섯류),
J: Aseroe rubra (오징어버섯류), L: Calvatia pachyderma (말징버섯류), M: Bovista pila (찹살떡버섯류), N: Lycoperdon marginatum (말불버섯류)
[참고: Wilson et al. 2011]
연지버섯은 형태적으로 복균류 (Gasteromycetes - 공 모양의 자실체를 만들고 포자가 성숙하면 외피가 파괴되면서 포자가 밖으로 나옴)에 속하는 버섯과 유사하지만 다른 버섯들과 달리 모양이 특이하고 색채가 화려합니다 (사진 2).

복균류 버섯은 전체 담자균강 (Agaricomycetes)에서 8.4%만을 차지하는 매우 작은 그룹으로 갓 모양의 일반 버섯으로부터 진화된 그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특한 모양 때문에 과거 균학자들은 이 버섯의 분류학적 위치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으나, 2000년대에 시작된 분자계통학적 연구에 의해 현재의 분류학적 위치인 연지버섯속(Calostoma), 어리알버섯과 (Sclerodermataceae), 그물버섯목 (Boletales)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지버섯과 버섯으로 34종만이 보고되어 있으며, 한국에서는 1속 1종으로 Calostoma japonicum Henn. 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종명의 ‘japonicum’은 일본이라는 뜻으로 일본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국내에서 발견된 연지버섯도 이 학명을 쓰고 있는데, 이 기록은 과거에 형태적으로 동정하여 기록된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기록된 연지버섯이 일본종과 같은지를 최신 분류 동정 방법을 바탕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지버섯속은 다른 복균류들처럼 처음에는 부생균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연지버섯속의 버섯들이 다양한 수종(참나무과, 도금양과, 이우시과 등)과 공생관계를 가지는 외생균근 임이 밝혀지게 됩니다. 전 세계에서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오스트랄라시아(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아메리카 대륙에서 보고되었으며 온대, 열대숲 등 다양한 지역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서 분포하고 있습니다.
연지버섯속의 버섯들은 일반적으로 식용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연구 결과로는 연지버섯속의 기준종인 Calostoma cinnabarinum은 북미와 아시아에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버섯에서 붉은 색소인 calostomal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실체가 붉은색을 띤다고 합니다. 연지버섯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쉽게 발견이 어렵고 전 세계적으로 종 수도 많지 않습니다. 국립수목원에서도 수집한 표본이 많지 않아 앞으로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채집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연지버섯의 정확한 동정과 분포상 확인이 가능할 것이며, 나아가 공생 관계의 수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문헌

1. Binder M, Bresinsky A. 2002. Derivation of a polymorphic lineage of Gasteromycetes from boletoid ancestors. Mycologia. 94(1):85–98.

2. Calostoma at Index Fungorum. CABI Bioscience. Retrieved 2022-01-05.

3. Gruber G, Steglich W. 2007. Calostomal, a polyene pigment from the Gasteromycete Calostoma cinnabarinum (Boletales).
Z. Naturforsch. 62b:129-131.

4. Hughey BD. Adams GC, Bruns TD, Hibbett DS. 2000. Phylogeny of Calostoma, the gelatinous-stalked puffball, based on nuclear and mitochondrial ribosomal DNA sequences. Mycologia. 92(1):94-104.

5. Kim M, Kim KW, Jung HS. 2007. Morphological discretion of basidiospores of the puffball mushroom Calostoma by electron and atomic force microscopy. 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17(10):1721–26.

6. Wilson AW, Binder M, Hibbett DS. 2011. Effects of gasteroid fruiting body morphology on diversification rates in three independent clades of fungi estimated using binary state speciation and extinction analysis. Evolution. 65(5):1305-1322.

7. 국가표준버섯목록 (http://www.nature.go.kr/kfni/Subindex.do). 산림청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 2022-01-05.
글쓴이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전문연구원 조성은, 곽영남
임업연구사 김창선
(우)11186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509 대표전화 031-540-2000
COPYRIGHT ⓒ 국립수목원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