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생물종
우주로 간 지의류
생물체가 우주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극한지역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지의류가 대표가 되어 우주로 갑니다.
그리고 높은 방사선과 진공상태, 질소가 가득한 상황에서도 멋지게 생존합니다.
우주와 지의류.. 매우 이질적인 단어의 조합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이 알지 못하는 지의류가 우주로 가기 위한 인간의 노력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안다면 매우 놀라운 일일 것입니다.
지의류는 균류(Fungi)와 조류(Algae)라는 두 개의 유기체가 공생하고 있는 생물체입니다.
이런 독특한 관계는 다른 생물체보다도 높은 생존능력을 나타나게 합니다.
지의류는 조류에게 영양 공급을 받고 조류에게는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줍니다.
이런 관계로 인하여 균류는 살 수 있고 조류는 빛을 막아주는 균류의 공간에서 더 길게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균류가 조류에게 영양분을 얻을 때 2차 산물이라는 지의류 내에 물질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의류를 더 독특하게 해주는 것 입니다.
2차산물은 높은 양의 자외선과 급격한 환경 변화 스트레스에 내성이 생기게 하여 극한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게 합니다.
이것은 지의류가 고지대나 사막, 극지방(북극, 남극)에서도 발견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림 1. 우주에서 지의류를 노출한 시설과 그 모습
(출처: Lichens as AstrobiologicalModels: Experiments to Fathom the Limits of Life in Extraterrestrial Environments, 2020)
지의류의 이런 특성은 화성 프로젝트나 우주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확인하는 프로젝트에 이용됩니다(사진 1).
우주에서 살 수 있으려면 어마어마한 자외선을 이겨내야 하며 온도, 공기의 부재 등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우주 연구에서 Rhizocarpon geographicumXanthoria elegans (사진 2-A, B) 같은 고지대에서 발견되는 지의류를 우주로 보냅니다.
그림 2. A. Rhizocarpon geographicum; B. Xanthoria elegans; C. Circinaria gyrosa; D. Xanthoria parietina.
(출처: A, B, D = Consortium of North American Lichen Herbaria (https://lichenportal.org);
C = Lichens as AstrobiologicalModels: Experiments to Fathom the Limits of Life in Extraterrestrial Environments, 2000)
우주 정거장에 Biopan라는 시설을 설치해서 10-12일 정도 우주 환경에 노출되도록 하였습니다.
지의류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의류는 생존했고 이런 증거는 광합성을 하고 포자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연구는 좀 더 우주에서의 노출 시간을 길게 늘여봅니다.
여기에 Circinaria gyrosa (사진 2-C)라는 지의류도 추가되어 1년 반의 시간 동안 노출하고 지의류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였습니다.
역시 지의류는 노출 후에 내부 실험실로 들어오자 다시 광합성을 하고 내부에서 가스교환이 이루어지는 수치를 보이면서 지의류가 생존해 있다고 확인하였습니다.
정말 놀라운 지의류입니다.
이런 실험 외에도 Lithopanspermia (외계생명체유입설) 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우주에 떠돌던 생물체가 운석에 붙어서 지구로 떨어져 생명의 기원이 되었다는 이론입니다.
여기에 지의류가 등장합니다.
지의류는 이미 균류과 조류, 특히 시아노박테리아가 있어서 광합성을 하고 질소고정을 하여 생명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이 이론의 가능성을 높여 줍니다.
이론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위해서 우주공간과 같은 실험실을 조성하여 자외선에 노출 시키고 진공상태를 만들고
대기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높은 압력과 열을 가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의류는 자외선과 진공 상태에서는 살아남았지만 대기권 진입 때 발생하는 열과 압력은 이기지 못하고 결정화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유입설이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신기한 실험이었습니다.
이후에 실험들은 우주공간보다는 실험실에서 이루어졌으며 2022년 최근에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기존에 실험재료로 사용되던 Xanthoria elegans와 비슷한 유전적 차이점이 있는 Xanthoria parietina (사진 2-D)를 실험재료로 사용하였습니다.
이 종은 기존의 다른 종들이 극한 지역에서 생존하는 지의류로 알려진 것에 반하여 좀 더 사람들이 사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는 지의류라는 것이 특이합니다.
실험은 지의류가 극한 지역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식을 높이기 위해서 진행했습니다.
지의류가 지구궤도에 근접하였을 때(진공상태)와 여러 행성 조건과 유사한 환경(질소 함유가 높은 상태)을 만들어서 진행했는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실험실 환경이었지만 진공상태였을 때나 포화된 질소가 가득한 환경에서도 지의류는 생존했습니다.
이런 생존을 확인하는 방법은 엽록소가 얼마나 다시 회복 능력을 보여주냐로 알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 지의류가 우주의 높은 자외선과 진공 상태 외에도 포화된 질소가 가득한 공간에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지의류의 생존능력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실험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잘 눈여겨보지 않는 지의류가 다른 행성들에서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먼 미래에 지구와 같은 행성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신기합니다.
앞으로의 우주 연구에 지의류가 어떻게 적용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마도 지의류를 직접 행성에 적용해보는 실험까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화성이나 목성에서 생존하는 지의류...
지의류를 연구하는 사람으로 지의류의 앞으로의 활동이 매우 기대됩니다.
지의류를 이용한 연구는 우주 연구 외에서도 분류, 유전자, 물질 연구에서도 연구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쓴이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박사연구원 박정신
임업연구사 오순옥
(우)11186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509 대표전화 031-54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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