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생물종
해충으로 낙인찍힌 청딱지개미반날개와 홍딱지바수염반날개
청딱지개미반날개와 홍딱지바수염반날개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해충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직‧간접적으로 사람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갑니다.
생태계 내 이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번 산림생물종에서 함께 알아보기로 합니다.
딱정벌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와 같은 대형 곤충일 텐데요.
특히 딱정벌레라고 하면 다른 곤충과는 달리 단단한 딱지날개(앞날개)가 복부를 끝까지 덮어 보호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림 1. A).
하지만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곤충은 반날개과(Staphylinidae Latreille, 1802)에 속하는 두 종입니다.
‘반날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딱정벌레목(Coleoptera)에 속하면서, 복부의 일부만을 덮는 짧은 딱지날개를 가지는 특징이 있습니다(그림 1. B).
그림 1. A. 장수하늘소, B. 청딱지개미반날개 [그림 출처 A : 국립수목원, B : Wikipedia]
곤충을 전공하지 않은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반날개과 곤충은 아마도
청딱지개미반날개(Paederus fuscipes)와 홍딱지바수염반날개(Aleochara curtula)가 아닐까 합니다.
이 두 종은 2017년부터 사람을 공격한다는 뉴스가 꾸준히 보도되며,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흔히 ‘화상벌레’라고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는 위협을 느끼면 복부 끝에서 ‘페데린 (Pederin)’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데요.
이 물질이 피부에 닿으면 고통을 동반한 수포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그림 2).
게다가 이 곤충은 크기가 작아 몸에 붙었는지도 모르고,
또는 몸에 기어올랐을 때 반사적으로 손으로 건드리거나 눌러 죽이게 되는데 이 때에도 체내에 있던 페데린이 사람 피부에 닿아 심한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홍딱지바수염반날개의 경우 가끔 대량 발생하여 피서지와 같은 곳에서 관광객과 지역 주민을 깨물어 피해를 준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습니다(그림 3).
안타깝게도 이처럼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두 종을 해충으로 오해하고 있지요.
그러나 이들은 살아가면서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만 할까요?
실제로 이들은 자연 속에서 그저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사람에게 직‧간접적으로 이로운 영향을 주는 곤충이기도 합니다.
그림 2. 청딱지개미반날개와 피해 사례 [그림 출처: 진주신문, MBC 뉴스화면 캡쳐]
청딱지개미반날개는 몸이 주황빛이고 가슴은 푸른빛을 띠어 전체적으로 화려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종종 동남아에서 온 외래종일 것이라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국내에 널리 퍼져있는 토착종입니다.
특히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작은 개천이나 제방, 논과 밭 등에 주로 서식합니다.
이곳에서 청딱지개미반날개는 응애, 토양성 선충과 같은 농작물의 주요한 해충인 많은 미소 절지동물들을 먹이로 하여 살아갑니다.
따라서 농업 해충의 천적 역할을 하여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셈이지요.
그림 3. 홍딱지바수염반날개와 피해 사례 [그림 출처: 세계일보, JTBC 뉴스화면 캡쳐]
몸 전체가 검은색이지만 딱지날개가 검붉은색을 띠고 있어
‘홍딱지’라는 이름이 붙은 홍딱지바수염반날개 또한 위생 해충인 파리의 개체수 감소에 기여를 하는 곤충입니다.
이들의 생활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홍딱지바수염반날개가 성충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파리류의 번데기가 필요합니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파리의 번데기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내부 조직을 먹고 자라 성충이 됩니다.
즉, 파리 번데기에 기생하여 숙주를 죽이는 기생성 천적인 셈이지요.
하나의 파리 번데기 당 한 마리의 홍딱지바수염반날개 애벌레가 들어가 자라기 때문에, 파리의 개체수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파리가 대량 발생하는 곳에는 이들이 발생도 많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사람이 많이 모여 방치되는 음식물 등의 쓰레기가 많아진 피서지나, 가축들의 배설물들을 모아 놓은 축사 근처와 같이
파리가 쉽게 꼬일 수 있는 환경에서는 홍딱지바수염반날개도 대량 발생할 수 있게 됩니다.

위의 내용과 같이 두 종 모두 사람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곤충들인 것은 사실지만,
실제로 이들이 사람들이 활동하는 곳에 출현했을 때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안에서 청딱지개미반날개를 만났을 때 직접 만지지 않고 몸에 붙더라도 놀라거나 당황해서 눌러 죽이거나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습한 곳을 방문할 때, 청딱지개미반날개가 피부에 닿지 않도록 되도록 긴 옷을 입어 접촉을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득이하게 피부에 닿았다면 흐르는 물과 비누로 씻고 연고를 바르며, 닿은 면적이 넓다면 병원을 방문 해야 합니다.
피서지처럼 사람들이 몰리고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파리를 좇아 오는 홍딱지바수염반날개에 의한 깨물림 사고를 주의해야 합니다.
깨무는 과정에서 독성이나 병원균의 전파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위생상 접촉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를 바로 처리하여 파리와 함께 꼬이는 것을 방지하기를 권합니다.
그림 4. 음식물 위 홍딱지바수염반날개
이렇듯 곤충들 중 일부는 해충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들도 자연의 순환에 한 역할을 하는 엄연한 생태계 일원으로 사람에게 도움 되는 익충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면도 함께 알려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두 곤충의 특징과 혹시나 있을 피해에 대한 예방수칙을 사전에 숙지하여 피해 사례가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글쓴이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전문연구원 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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