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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우리나라 꽃, 무궁화
  • 입상자명 : 배병수
  • 입상회차 : 12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내가 어렸을 때 마을의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야생화(野生花)나 텃밭의 파란 채소를 보아도 제가각 느낌이 있었으니 엊그제의 일처럼 기억이 새롭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큰 길이라고 해도, 겨우 우마차가 지나가면 그 뒤에 따라오는 시외버스도 우마차가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렸을 정도로 비좁은 길이었다. 게다가, 집과 집 사이에는 지금의 벽돌 담장 대신 생 울타리 등으로 조성된 곳이 많았다.
이때 생 울타리는 사철나무나 무궁화 꽃나무가 많이 보였다. 사철나무는 사철 푸름을 자랑해서 좋고, 무궁화는 나라의 꽃이기에 애착이 갔다.
우리나라 국화이었던 무궁화가 이른 여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을 무렵까지 쉼 없이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였다. 흰색, 분홍색, 저객, 자주색, 청색과 복합색 꽃을 자랑이라도 하듯 재 각각 특색을 나타내었다.
그와 같이 초여름부터 쉼 없이 피고 지는 꽃이기에 지금도 나는 무궁화가 친근한 꽃으로 각인되어있다. 어릴 때 듣고, 보았던 일은 쉽게 잊히지 않고, 우리 곁에 정답게 와 닿는 것을 보면, 어린 시절의 생활이 중요함을 느낀다.
내가 초등학교의 시절 일이다. 봄이었는데, 학교에서는 학교 주변에 나무를 심을것이니 생나무를 꺽어 오라는 것이다. 나는 집의 울타리에 무성하게 있는 무궁화를 한 다발 꺽어갔고, 내 옆집 친구는 울타리에 쭉쭉 늘어진 개나리를 한 아름씩 꺽어 갔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각자 꺽어온 생나무들을, 칼이나 손으로 뾰쪽하게 잘라서 얕게 흙을 판 자리에 심고 흙을 덮은 뒤에 약간의 물만 뿌려주는 것으로 심는 일을 마쳤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있을 때 친구들하고 꺾꽃이 했던 묘포 장으로 달려갔다. 삽목 했던 나무에 움이 트고, 파란 새순이 나오는 것을 살펴보는 재미로 자주 들렸던 기억이 난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여름철에 간혹 소나기라도 뿌려준 뒤에는 꺾꽃이 했던 장소로 달려갔다. 삽목수는 푸르고 싱싱한 모습으로 우리들을 반기는 것 같았다.
세월은 강산을 여러 번 변할 정도로 흘렀다. 하지만, 지금도 어린 시절 해바라기, 나팔꽃, 봉숭아, 민들레, 할미꽃, 채송화, 달리아,코스모스 등을 보면 나를 부르는듯 정감이 간다.
이와 같은 꽃들은 지금도 나를 볼 땐 고개만 빼쭉 내밀지만, 나는 옛 친구를 만나본 듯 정겹고 반가운 마음이 든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에도 어릴 때 보았던 꽃을 대하면 순간에 마음이 카타르시스를 맛보는 것은 어인 일일까?
지금은 좋은 꽃들이 사시사철 화원에 찾아가면 다양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어릴 적에 보아왔던 꽃들보다는 정겨움이 덜하다. 그러니 될 수 있는 대로 어릴적에 다양하고 관심 있게 접해 보도록 아동들을 지도함이 좋을 성 싶다.
올해 여름은 유별나게 불볕더위와 연이어 몰아닥친 태풍으로 농작물과 양식어장의 피해가 심했다. 매년 지구가 점점 더워지다 보면, 온나화로 지구의 재앙이라도 닥치게 될까 앞날이 시히 걱정된다.
내 집 뒤에는 중외 공원이 있다. 시간이 잇으면 나는 자주 산책을 나선다. 언제나 주변에 거주하시면서 건강을 챙기시는 여러 사람이 나와서 운동을 하거나, 팔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며 활보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가족끼리 나와서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보기가 좋다.
중외공원에서는 2년에 한 번씩 광주 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는 9월 5일부터 약 60여 일 동안 전시회가 열려서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다녀가리라 예상한다.
이 공원에는 개나리와 무궁화가 유난히 많다. 개나리의 푸릇한 줄기가 수양버들처럼 길게 늘어진 모습도 보기가 좋고, 지금 한창 빨갛고, 하얗게 피어있는 무궁화 는 나의 눈과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오래 피어있던 꽃잎이 오그라지며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화무십일홍인 것을 어찌할 수가 있겠는가, 아쉽게 지는 꽃이 있지만 아직도 꽃봉오리가 수없이 많이 맺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막 새롭게 피어나는 무궁화 꽃들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기쁨을 줄 것이다.
생활하면서 어려운 일이 있게 되면 우선 얼굴에 표정이 나타난다. 하지만 아름다운 꽃을 보고 있으면 주름 잡혔던 얼굴은 다리미로 펴기라도 한 것처럼 환하게 펴지고 미소를 머금는 얼굴로 바뀐다.
특히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는 오랜 기간 끈질기게 피고지고를 반복한다. 우리 국민의 성격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생육도 왕성할 뿐만 아니라 7월부터 피기 시작하면 서리가 내리는 늦은 가을까지 쉼 없이 스스로 꽃을 교체해 가면서 핀다. 특히 무궁화는 단색이 아니고 특우의 혼합 색깔의 꽃이어서, 보기도 좋아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는것 같다.
무궁화는 아름답기도 하려니와 일제 참략기에 '한민족의 얼'을 상징하는 꽃으로 주목받기도 했던 나라꽃이지만 진딧물이 잘 낀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두 차례 살충제만 뿌려준다면 병충해에 대한 피해는 없다. 휘묻이나 꺾꽃이 등으로 번식도 잘되고 적응력이 강하여 잘 자라기도 한다.
일본사람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나라꽃인 무궁화로부터 관심을 두고, 모든 일에 구심점을 찾아 한목소리가 되면 국력은 신장 될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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