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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꽃
  • 작성일2012-10-30
  • 작성자 박**
  • 조회803
안개꽃 -이정은

호숫가의 안개처럼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가는 꽃

함부로 손대지 못할 순수함 속으로
조심스러운 걸음을 숨죽여 옮기어보면
잠들어 있는 아가의 숨소리가 들린다

요염한 아름다움은 아니어도
저를 위한 가시를 숨기고 있지 않은,
고고한 자태는 갖추지 못했지만
얼룩 한 점 없이 하얗게 바스라드는,
알록달록 가을 길을 꾸밀 수는 없지만
사시사철 한결같은 모습의 꽃

들풀의 청초함도
라일락의 짙은 꽃내음도
찾아낼 수 없는 평범한 꽃이지만
뒷자리로 조용히 물러나
있는 듯 없는 듯 입을 다물고
다른 꽃의 화려한 그늘에 가리워도
억울해하지 않는 착한 꽃

뒤로 뒤로 밀려나도
배시시 웃고만 있는 바보 꽃송이
겸손한 꽃에게서 양보를 배워야지
욕심 없이 지킬 곳만 서는 꽃
신비로움에 쌓인 하얀 꽃
그대 이름은 안개꽃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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