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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 숲체원에서의 5일
  • 작성일2023-06-21
  • 작성자 이**
  • 조회300
국립대전숲체원에서의 실습 5일은 제가 잊고 있었던 ‘자연’ ‘자연스러움’이란 단어를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아동교육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식생의 생태에 대해 쉽게 잘 전달 해주고

또 결과물은 어떻게 멋있게 도출 해낼까 하는 게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첫 수업을 참관하고 그 생각은 완전히 깨졌습니다.

아이들(4세)은 선생님의 지시 없이 스스로 노린재나 개구리, 파리매 등 생물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생각해 보고 나름 판단해 보고....

선생님은 아이들이 잘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질문을 하며 호기심을 자극 할 뿐이었습니다. 교육에서 부르짖는 자기주도 학습이 저절

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나뭇잎이나 나뭇가지를 꺾으면 안돼요’ 식의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칡넝쿨을 제거하

며 숲가꾸기 방법과 다양한 생태가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칡넝쿨로 줄넘기도 하고 줄다리기도 하였습니다.

24시간 콘크리트 속에 갇혀 살던 아이들은 웃고 떠들고 마음껏 뛰어 놀았습니다. 맑은 하늘 아래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며 ‘이 아이들은 축복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어쩌면 지식을 전해주는 것보다

이 숲을 지켜주는 것이 가장 위대한 일이 아닐까 생각 했습니다.

두 번째 참관 수업은 아이들(6세)을 숲속에 있는 모험 놀이터로 데려고 갔습니다. 길도 아닌 경사가 급한 숲을 밧줄을 잡고 오르게 하고 길

게 누워있는 오래되고 약간은 섞은 통나무도 걸어서 통과하였습니다. 그렇게 거친 숲을 헤치며 한참을 올라가니 넓은 잔디 썰매장이 연상

되는 시야가 탁 트인 잔디광장이 펼쳐졌습니다. 호연지기라는 말이 실감 났습니다. 힘들게 올라온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잔디밭을 뛰어

다니며 메뚜기를 잡았습니다. 하산 길도 길이 아닌 길로 내려 왔습니다.

세 번째 수업(6세)은 1시간 30분 이상 숲을 산책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비목, 산초, 누리장 등 향기 나는 나뭇잎 냄새도 맡고, 연상되는 사

물도 애기하고, 까맣게 익은 버찌도 따먹고, 또 해충방지 산초 잎도 얼굴에 붙이며 걸었습니다. 6세 유아들은 더운 날씨에 오르막을 오르

며 힘들어 하기도 하고 내리막길에서 넘어지기도 했지만 20명 전원이 무사히 잘 도착하였습니다.

저는 남자 아이 둘을 키워 봤고 또 아이들을 가르쳐 봤기에 보기에는 준비 없이 숲에 있는 자연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 같은 이 수업이 얼마

나 많은 준비와 수고로움이 필요한 수업인지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한여름에도 땀 흘리며 탐방로 관리를 하고 또 자연을 이용한 수업특성 상 실내에서 편안히 교재 연구 보

다는 사계절 숲에서 식생을 관찰하고 아이들이 자연을 맘껏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수업 방법도 연구 하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성인 숲 해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식 전달보다는 참가자들이 힐링 할 수 있게끔 나무의 이름이나 생태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와 특징을 참가자들과 소통하며 들려 주셨습

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삶의 어느 한 부분도 그 해설 속에 스며있어서 본인만이 할 수 있는 해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국립대전숲체원 이름은 인간과 숲은 하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숲체원에는 자연이 있었고 그 자연을 우리들에게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시려고 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숲체원

이름 그대로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아름답고 소중한 경험을 목격하고 체험 하였습니다. 5일 동안의 실습을 마치며 이런 숲체원이 전국

곳곳에 생기고 이런 선생님들께 숲 프로그램 수업을 정기적으로 모든 아이들이 받을 수 있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해 우리

사회도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더불어 숲 해설사로서의 저의 각오도 다져 봅니다.

숲체원을 떠나며 국립대전숲체원 유아숲교육팀 및 근무하시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정말 가치 있는 일을 열정을 가지고 해 주셔서 감사하

다는 말씀과 응원을 보냅니다.

특히 피재훈 선생님, 김은미 선생님, 권규홍 선생님, 서명희 선생님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국립대전숲체원 아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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