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역에서 출발하여 관광안내소, 원효폭포, 자재암, 하(중,상) 백운대, 칼바위능선을 거쳐 나한대를 지나 정상인 의상대 (587m)를 오른 후 샘터, 구절터 방향으로 하산하였다.(트랭글 기준 9.92km)
경기의 소금강(小金剛)인 소요산의 울긋불긋한 단풍 구경 나들이객으로 붐벼서 2번째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 들어선 소요산 초입에는 초록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다양하며 화려한 색깔의 단풍나무들이 줄을 서서 반가이 맞이하였으며, 백팔계단 지나 자재암 석굴속의 나한전 부처님의 미소는 여전히 자애로웠고, 의상대에서 조망되는 산들은 진경 산수화가의 화려한 필력으로 물감을 흩뿌린 듯 능선마다 가을이 춤추고 있었으며, 스산한 바람에 쌓이는 낙엽에서 어느새 겨울 소식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자재암부터 시작된 가파른 계단 아래에는 수많은 산객들의 목을 축여 주었던 음료수병들이 낙엽속에 숨어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쉬어간 쉼터에는 얌체가 버린 쓰레기들이 검은 비닐 봉지에 갇혀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으며, 양지바른 바위틈에는 알루미늄 캔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흙처럼 변한 모습에 안타깝고도 서글픈 마음이 들어서 꽃보다 예쁜 단풍의 황홀감이 희석되었다.
근조 [謹弔]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