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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산불감시원 홍씨
  • 입상자명 : 황경순
  • 입상회차 : 12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묵정밭 감나무
빈 가지 뜨거워지는 봄날이면
산불감시원 홍씨 몸에도 경계경보가 켜진다
부리부리한 눈, 쩌렁쩌렁 들녘을 울리는 목소리
오토바이를 타고 산등성이 오르면
새소리 울탕하던 숲도 숨을 죽인다
행여나, 불씨 한 줌 흘리지 않았나
레이더망처럼 비추어 보는 눈
숲 속을 누비는 산짐승처럼
온종일 영역을 지키는 남자
그런 그도 때로는
등나무처럼 휘어져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예고 없이 펑펑 터지는 노린내 나는 세상의 불길은
정작, 끄지 못해 잉걸불로 사그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묵묵히 삭여내는
나무 등걸처럼 우직한 사내
가난한 살림 빈손인 듯 헐겁지만
수백만 평의 나무를 거느린 남자
첩첩산중에 갇혀 살아가지만
산봉우리에 걸친 해를 품고
굽이굽이 달리는 남자
그의 어깨에서 펄럭이는 붉은 깃발이
산등성이를 푸르게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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