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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산행
  • 입상자명 : 이명식
  • 입상회차 : 1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문득 산에 가고 싶었다.
언제나 눈에 들어와 있는 평범한 산이지만
오늘은 여느 날과 달리 그 산이 그리웠다.
일요일이라고 맘 풀어놓고 늦잠 자고있는 아이들을
툭툭 건드려 곧은 나무를 일으켜 세웠다.

이슬을 털며 산으로 들어가는 초입까지는
여러 가지 기대로 가슴이 울렁였다.
장승처럼 서있는 늙은 소나무에게
우리의 이름과 주소, 산을 다년간 횟수, 산에 가는 목적을 말하고
화기엄금! 가지고 온 짐 검사를 마친 뒤
산짐승들이 다닌던 길에 발자국을 포개며 산으로 들어갔다.

활엽수가 엉켜 차일(遮日)이 쳐있는 사이를 비집고
영롱한 아침햇살이 들어온다.
휘파람소리! 때 맞추어 나무들은 숨구멍으로 일제히 산소를 내뿜는다.
우리들의 입이 벌어진다. 노퍠물과 산소가 교차하는 사이
나무마다 제 이름을 단 독특한 향기들이 입안으로 쭉 빨려 들어오고
그 맛을 가늠하기 위하여 옹달샘 뭄로 입가심한다.
다람쥐, 산토끼, 고라니, 산 꿩이 짝짝 박수를 치며 우리들을 맞이하고
억색꽃, 구절초, 산국(山菊)에게 혼을 빼앗겨 세상일을 까마득히 잊고 말았다.
산은 한바탕 손님을 치른다 땀이 흥건하게 배이도록....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한마디씩 한다.
"아! 좋다"
"산에 오기를 백번, 천 번이나 잘했어."
우리 모두는 웃었다.
그때 산도 웃음 못 참고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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