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나 특정 지역의 기후 환경에 적응하여 살고 있는 식물을 ‘자생식물’ 또는 ‘토착식물’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긴 반도형 지형으로 한대와 난대 기후가 섞이는 기후 특성 때문에 다양한 자생식물이 생육하고 있습니다. 이중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에만 생육하고 있는 식물이 있는데요. 이러한 식물을 특산식물(Endemic plant)1)이라고 합니다.
1) 특산식물: 자생식물 중 우리나라에만 분포하고 있는 식물로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식물을 말한다<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5항>.
한반도 특산식물은 한반도의 자연환경에서 적응진화 해온 세계적으로 한반도에만 분포하는 유일하고도 독특한 식물로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귀중한 유전자원입니다. 특히 특산식물은 과거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던 종이 여러 환경요인에 의해 분포역이 좁아지게 된 잔존고유종(relic endemics)이거나, 새로운 국지적 종분화에 의해 형성된 신고유종(neo-endemics)이기 때문에, 개체군의 크기는 흔히 축소되거나 소집단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성을 보이는데요. 이러한 미세한 환경요인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관리·보전되어야 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한반도 특산식물은 약 180여속의 360여 분류군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중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특산속 식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제주고사리삼속(Mankyua B.Y.Sun, M.H.Kim & C.H.Kim)
양치식물인 고사리삼과에 속하며 다년생 초본인 제주고사리삼(Mankyua chejuensis B.Y.Sun, M.H.Kim & C.H.Kim) 1종을 포함하고 있는 속이다.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에서 채집되어 2001년 신속으로 설정되었다. 본 속은 상록성 다년생 초본으로 높이가 10cm이며, 잎은 줄기 끝에 3개로 갈라지고 각각은 다시 1~2장으로 갈라져 5~6장이 윤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포자낭수는 약 2cm로 줄기 끝에 달린다. 현재 제주도 중산간지역의 곶자왈에서만 분포하는 곶자왈의 대표적인 지표식물이기도 하다.
② 모데미풀속(Megaleranthis Ohwi)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며 다년생 초본인 모데미풀(Megaleranthis saniculifolia Ohwi) 1종을 포함하고 있는 속이다. 1935년 일본식물학자인 Ohwi가 지리산 운봉 모데미골에서 처음 채집하여 신속으로 설정하였다. 본 속은 금매화속(Trollius L.)과는 달리 총포위에 한 개의 꽃이 피고, 줄기에 잎이 없는 점이 다르고, 너도바람꽃속(Eranthis Salisb.)과는 총포의 형태가 비슷하나 식물체가 보다 대형이고 골돌에 자루가 없이 방사상으로 배열하며 화판은 편평하고 괴경이 없는 점이 다르다.
③ 매미꽃속(Coreanomecon Nakai)
양귀비과에 속하며 다년생 초본인 매미꽃(Coreanomecon hylomeconoides Nakai) 1종을 포함하고 있는 속이다. 1935년 일본식물학자인 Nakai가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하여 한국특산속으로 설정하였다. 현재 지리산, 백운산, 조계산, 팔영산 등에 자생한다.
④ 미선나무속(Abeliophyllum Nakai)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며 낙엽성 관목인 미선나무(Abeliophyllum distichum Nakai) 1종을 포함하고 있는 속이다. 1917년 정태현 박사와 Nakai가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서 발견해 Nakai에 의해 1919년 발표되었다. 꽃이 백색인 것이 기본종이고, 분홍색 꽃을 피우는 것을 분홍미선나무(for. lilacinum)이라고도 한다. 충북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 산58(천연기념물 제147호), 충북 괴산군 장연면 추점리 산 144-2(천연기념물 제220호), 충북 괴산군 칠성면 율지리(천연기념물 제221호),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산4-4(천연기념물 제364호), 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산19-4(천연기념물 제370호) 등지에 자생지가 알려져 있다.
⑤ 금강인가목속(Pentactina Nakai)
장미과에 속하며 낙엽성 관목인 금강인가목(Pentactina rupicola Nakai) 1종을 포함하고 있는 속이다. 1917년 금강산의 만폭동계곡 금강문 주위에서 처음 발견되어 인가목조팝나무(Spiraea chamaedryfolia L.)와 비슷하다고 해서 국명이 붙여졌다. 그러나 조팝나무속(Spiraea L.)과 달리 5개의 꽃잎이 가늘고 길며, 줄기가 암벽에서 늘어져 자라는 특징에 의해 신속으로 설정되었다. 북한 지역(현재 강원도 금강군 내강리 금강산, 강원도 창도군 추전리, 강원도 회양군 포천리)에 분포한다.
⑥ 금강초롱꽃속(Hanabusaya Nakai)
초롱꽃과에 속하며 다년생 초본인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Nakai) Nakai)과 검산초롱꽃(Hanabusaya latisepala Nakai) 2분류군을 포함하고 있는 속이다. Uchiyama가 1902년 금강산에서 처음 채집한 표본을 1909년 Nakai가 Symphyandra asiatica Nakai로 발표하였다가, 1911년 Symphyandra속과 달리 근생엽이 없고 잎이 줄기의 상부에 모여 나며, 꽃받침은 작고 서로 떨어져 있으며 꽃받침이 현저히 융기하고 그 위에 화주가 나는 점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산속으로 설정하였다. 특히 금강초롱꽃의 속명인 ‘Hanabusaya’는 일제강점기에 조선 초대 공사인 Hanabusa의 이름을 뜻한다.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명지산, 공작산, 치악산 등지에 분포한다.
⑦ 덕우기름나물속(Sillaphyton Pimenov)
미나리과에 속하며 다년생 초본인 덕우기름나물(Sillaphyton podagraria (H.Boissieu) Pimenov) 1종을 포함하고 있는 속이다. 강원도 강릉시 임계면 덕우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신종발표 되었다. 기름나물속(Peucedanum)식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한국특산속으로 기록된 식물이다. Sillaphyton의 속명은 신라의 식물이란 뜻이다.
나고야의정서 발효를 계기로 전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특산식물들의 종다양성과 유전적 다양성에 관한 정보들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귀중한 유전자원이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신물질을 탐색하고 신품종을 개발하여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데 아주 중요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한반도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 우리 고유식물인 특산식물의 학술 및 경제적 중요성에 대한 자각과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우리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이들 산림유전자원을 보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