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활엽수의 줄기에 착생하는 상록다년초 탐라란(Saccolabium. japonicum Makino, 난초과). 1990년대 중반(1994~95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그 자생지가 발견된 탐라란은 일본 남부와 오키나와(류큐열도), 대만에 분포하는 동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제주도 산림 계곡부 다습한 지역의 상록활엽수림에 착생하는 탐라란은 희소성과 관상적 가치 등으로 무분별하게
남획되어 현재는 자생지에서 개체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요즘은 일본과 타이완에서도 탐라란의 자취를
찾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이에 따른 국내최초 탐라란 복원사업, 그 멀고 먼 대장정의 시작이 지금 우리의 눈앞에 있다.
희귀·특산식물 보전 및 복원 인프라 구축」연구과제의 일환으로 한라수목원, 바보난농원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번 복원사업은 자생지에서 사라져가는 희귀식물 탐라란을 복원하기 위한 연구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는 제주도 탐라란 자생지에서 수집한 열매를 배양액에 파종함으로써 대량증식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그리고 대량증식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증식된 탐라란 개체를 자생지에 복원할 계획에 있다. 우선 1차적으로 이번에 300여 개체를 복원할 예정이다. 따라서 복원되는 탐라란은 자생지에서 수집한 열매를 배양액에 파종하여 대량 증식한 후 개체를 분리하여 온실에서 적응·순화 시험을 거친 것이다. 이번 탐라란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탐라란 유전자원의 보전·복원은 물론 탐라란을 앞으로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리적인 분포에 있어 식물종이 어떤 제한된 지역에만 생육하는 희귀식물. 일반적으로 보호되어야 하거나, 그 수가 극히 적어 보전의 필요가 있는 희귀식물은 의미만으로도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자생지에서 사라져가는 희귀식물인 탐라란 복원사업은 다른 희귀식물 복원사업과 마찬가지로 가치의 중요성이 인정된다. 탐라란이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이번 연구사업의 성공과 더불어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탐라란이 복원되는 과정에도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멸종이 진행된다면 이는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탐라란 귀향 사업은 우리 모두의 연구과제가 아닐까.
모든 복원은 마라톤과 같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길고 꾸준한 호흡을 유지해야 하고, 일정한 빠르기로 달려야 한다. 문화재를 복원하고 건축물을 복원하고 산림을 복원하는 일, 세세하게는 탐라란과 같은 희귀 ․ 특산식물의 복원까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의 ‘가치’가 곧 목표이기에 마라톤처럼 결승점을 향해 달려야 한다. 희귀식물 탐라란 복원 사업이 결승점을 통과해 승리의 만세를 부를 때까지, 우리는 멀고 먼 대장정의 출발점에서 한 발 한 발 자연과 발을 맞추어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