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시절 여름방학 추억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잠자리채 하나 들고 해가 질 때까지 잠자리와 나비를 쫓아다녔던 일일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함께 이런 추억을 공유하고 자연에 어떤 생물들이 있는지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이번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마련되었다.
산림생태계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을 알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에 따른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한 문제점을 고민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의미와 숲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자연주의 체험학습, Bioblitz!! 바로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이 시작되었다.

BioBlitz는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내에 주어진 지역에서 생물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참여해 현재의 지식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생물종을 찾아 목록으로 만드는 과학참여활동으로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 또는 "식별대회"라고 할 수 있다. 전광판 시계가 정각 오후 2시를 가리키면 생물종탐사가 시작되고 다음날 오후 2시가 되면 생물종탐사가 종료된다. 24시라는 시간적 제약은 점점 사라져가는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한 시간은 정해져 있으므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적 한계를 알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최초의 BioBlitz는 1996년 미국 워싱턴 DC의 Kenilworth aquatic garden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미국, 호주, 캐나다, 스페인, 대만 등의 주요 국립공원과 도시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경북 봉화를 시작으로 2011년 경기 가평, 2012년은 대관령 자연휴양림에서 열렸으며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청태산에서 열린 BioBlitz Korea 2013은 4회째로 많은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 진행된 프로그램은 Walk와 Talk교육으로 구성되었는데, Walk 교육은 청태산 휴양림 지역의 생물종이 얼마나 분포되어 있는지 참가자가 전문가와 함께 탐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생물종목록 작성을 위한 전문가적 탐사로 난이도에 따라 초급과 중급으로 나뉘어지고, 식물, 곤충, 버섯, 방형구조사로 구성되어 탐사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은 전문가의 연구동에서 생물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표본을 만들어보며 자연생물을 더 세분화되게 배울 수 있었다. 이어 밤에만 주로 나타나는 곤충을 관찰하는 야간곤충채집과 새벽에 만날 수 있는 새들을 찾아나서는 조류탐사가 진행되었다.

Talk 교육은 참가자와 전문가들이 생물과 생물간의 '공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전 문가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시간이었다. '함께 이야기 해요' 프로그램에서는 진드기이야기, 기생벌이야기 등 동식물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전문분야에 대해서 실감나게 설명하여 해당 식물군의 특징과 연구과정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또한 '오늘 찾은 생물종 이야기' 프로그램에서는 프로젝터기를 통해 BioBlitz 조사 시에 발견했던 생물을 소개하여 Walk 교육 때 배웠던 내용을 정리하며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이 외에도 생물종 탐사를 하러 나가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거나 재미난 놀이를 통해 생물에 다가서고 싶은 참가자들을 위해 생물다양성놀이터가 운영되었다. 채집한 식물 잎을 면손수건에 고무망치로 두드려 식물체 내 엽록소로 염색하는 '나뭇잎손수건', 채집한 자연물로 즉석사진 액자를 만드는 '자연물액자', 딱따구리가 나무를 두르릴 때 내는 드러밍 소리를 구현하는 소리기를 만드는 '딱따구리 드럼소리기', 생태계 내 대표 생물들을 표현한 '나무블록쌓기', 곤충 버섯의 표본사진으로 제작된 직소 퍼즐을 맞추는 '세밀화 퍼즐 놀이' 등 5가지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16일 14시!! 바이오블리츠의 끝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24간이 지나면 더 이상 관찰이 되지 않거나 식별이 되지 않는 종은 현재의 능력으로는 발견되지 않는 종으로 간주하고 최종 목록을 발표한다.
이번 청태산 자연휴양림에서 24시간 동안 참가자들과 전문가들이 관찰한 생물종은 총 1,689분류군으로 곤충류 623분류군, 관속식물 747분류군, 균류 47분류군, 기타절지동물 178분류군, 담수어류 13분류군, 양서류 6분류군, 연체동물 12분류군, 조류 25분류군, 지의류 22분류군, 파충류 1분류군, 포유류 9분류, 기타동물 6분류군이었다. 이어 모든 교육을 이수한 참가자들은 BioBlitz 탐사대원증을 발급받으며 모든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2014년은 지구상의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한 제 12차 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강원도 평창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내년에 열리게 될 BioBlitz Korea 2014,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은 더 의미있는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