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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소식지 Webzine

 탐방스토리
4 2014  탐방 스토리
이선희 / 전시교육석사후연구원
  • 인도보리수, 숨은이야기를 찾아서
    • 지

      난 3월 19일 국립수목원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에서 행사 하나가 열렸습니다. 바로 인도보리수 묘목 증정식이었는데요, 이날 행사를 위해 산림청장(신원섭)을 비롯해 외교부 장관(윤병세)과 주한인도대사(Vishnu Prakash)가 참석하고 직접 인도보리수 묘목을 증정하기 위해 인도 외교부 차관(Anil Wadhwa)이 특별 방한하였습니다. 과연 「인도보리수 묘목 증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해외에서도 직접 참석하고 증정식까지 열렸을까요?

      인도보리수 묘목 증정식
      그 의미는 지난 1월 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정상회담에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인도를 국빈 방문하고 인도 총리(Manmohan Singh)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 국가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일환으로 인도 정부는 한-인도간 역사적·문화적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양국 관계를 기념하고 한국 국민에 대한 우정과 호의를 담아 우리 정부에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증정키로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은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하고 인도 정부로부터 묘목을 직접 인수 했습니다.
      인도보리수 묘목,인도보리수 묘목을 직접 인수받는 모습
      이처럼 우호국간에는 동식물 외교를 통해 우호를 다지기도 하는데 다른 예로 중국은 두 차례나 우리나라에 중국의 국조 따오기를 선물하였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베리아 호랑이 한 쌍을 선물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인도 정부의 인도보리수 묘목 증정은 ‘한-인도 우호의 상징’을 지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도에서 정식으로 다른 나라에 선물한 것은 우리나라가 세 번째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 백두산 호랑이,따오기 인도가 지금껏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증정한 국가는 스리랑카와 태국 등 극히 일부 국가입니다. 인도가 문화적으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우리나라와 나눈다는 우의의 표시로 한국에 인도보리수를 보내드립니다.
      이 인도보리수가 지니는 또 따른 의미는 바로 석가모니가 득도한 인도보리수의 직계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불교 4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인도의 마하보디 사원에는 둘레 3m, 높이 30m의 인도보리수가 있는데 석가모니가 출가 후 마지막으로 깨달음을 얻은 장소가 바로 이 인도보리수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불자들이 이 나무 아래서 기도를 드리기 위해 마하보디 사원을 찾고 있을 만큼 인도에서도 보물로 아끼고 보호하는 소중한 인도보리수입니다.
      석가모니와 인도보리수 일러스트출처: http://photoplusbyritasimwordpress.com/

,출처: 중앙일보
,마하보디 사원 대탑과 인도보리수
,출처: http://blog.naver.com/qqh1234/90149558880
      그런데 인도보리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보리수나무와는 약간 다른 듯 합니다.
      이번에 인도에서 선물 받은 인도보리수의 학명은 Ficus religiosa로 아열대지방에서 자라며 뽕나무과 식물로 보리수고무나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잎은 끝이 꼬리처럼 길게 뾰족하며 광택이 있고 건기에는 낙엽이 졌다가 새로 돋아나는 잎은 붉은색으로 아름답습니다. 잎겨드랑이에 동그스름한 꽃주머니가 달리고 그대로 자란 열매는 무화과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불교에서는 ‘나무의 왕’으로 부르며 매우 신성한 나무로 여기고 있으며 이 나무 옆에 절을 짓거나 절 안에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Bo Tree, Bodhi Tree, Buddha Tree 또는 pipal이라고 부릅니다. 범어인 ‘Bodhi(보히)’는 수행의 결과 얻게 되는 깨달음의 지혜라는 뜻을 가지며 중국에 전해질 때 한자로 음역하여 보리(菩提)로 표기를 하고 나무를 뜻하는 글자 수(樹)가 더해져 보리수로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리수나무라고 불리는 나무가 있기 때문에 이와 구별하기 위해 인도보리수나무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인도보리수의 잎과 열매, 출처 : medplants, ficustree, waynesword, wikimedia, explorepharma
      하지만 우리나라 사찰에 흔히 심겨져 있는 나무는 인도보리수가 아니라 바로 찰피나무 또는 염주나무입니다. 동그란 열매를 이용해서 염주의 재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찰에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  인도보리수와 친구들 비교하기, 출처 : wikipedia, 국가 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인도보리수가 우리나라에 오기까지 숨겨진 이야기와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나니 인도가 우리나라에 보내준 호의와 더불어 인도와 인도보리수에 큰 관심과 애정이 갑니다. 이번 ‘한-인도 우호의 상징’인 인도보리수 증정 행사를 맞아 감사의 마음을 전해 윤병세 외무부 장관의 축사가 있었는데 축사말씀처럼 한-인도 관계가 앞으로 더 발전하고 인도보리수도 무럭무럭 자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병세 외무부 장관
“오늘부터 한국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이 보리수 묘목은 한국민들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 거목으로 자라, 깊고 넓은 그늘을 만들고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풍요로움과 평화로운 쉼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이 열린다는 옛 말씀처럼 양국 관계가 뿌리 깊은 나무와 같다고 확신합니다. 한-인도 관계가 이 보리수나무처럼, 풍성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도보리수
      부처님의 나라인 인도에서 온 인도보리수인 만큼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춰 이를 보고 싶어 하는 불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이나 아직까지 어린 묘목이기 때문에 바로 공개할 수가 없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우리 국립수목원은 증식온실에서 생육안정과 활착이 원활해질 때까지 인도보리수를 약 1년간 집중 관리한 이후 생육 상태가 양호해지면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전시온실로 옮겨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인도보리수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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