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등장하는 산나물 식중독 피해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봄철 산나물 관련 식중독 피해의 대부분은 식물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어 독초를 산나물로 알고 섭취한 경우이다. 이른 봄 산나물 잎은 전문가조차도 꽃이 피기 전까지 독초와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아 산나물을 채취할 때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농가에서 재배한 산나물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호에서는 산나물 식중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새싹(잎)이 비슷해 서로 구별이 어려운 대표적인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잎의 모양이 비슷하여 산나물을 채취할 때 특별히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나물과 독초는 머위-털머위, 곰 취-동의나물, 원추리-여로, 산마늘-박새가 있다. 또한 약초로 사용하나 독초로 대표되는 식물에는 꿩의다리, 삿갓나물, 박주가리 등이다.
「털머위」는 독성이 있다. 머위 잎은 밝은 녹색으로 털이 있고 부드러운 반면, 털머위 잎은 표면에 윤채가 나며 짙은 녹색으로 가죽처럼 두껍고 뒷면에 특히 갈색 털이 많다. 머위는 축축한 땅에서 자라고 이른 봄에 미색 꽃을 피우나, 털머위는 주로 바닷가에 자라고 가을에 노란꽃을 피우며 겨울철에도 상록성 잎을 볼 수 있다.
쌈과 절임 반찬 등으로 널리 이용되는 「곰취」잎은 둥근 심장형으로 독초인 「동의나물」과 매우 비슷하다. 곰취는 잎이 부드럽고 미약한 털을 가지는 반면, 동의나물 잎은 두껍고 앞ㆍ뒷면에 윤채가 나며 털이 없는 점이 다르다. 곰취는 깊은 산속에서 7-9월에 노란색 꽃을, 동의나물은 햇빛이 잘 드는 습지에서 4-5월에 노란색 꽃을 피운다.
나물, 된장국의 재료가 되는 「원추리」잎은 독초인 「여로」잎과 매우 닮았다. 원추리 잎의 기부는 털이 없고 잎이 서로 포개져 마주나오며 주름지지 않는 반면, 여로 줄기 아랫부분은 그물과 같은 섬유로 싸여 있고, 잎의 기부가 줄기를 완전히 둘러싸며, 털이 많은 잎은 맥이 많고 주름이 깊게 져서 구별된다.
‘명이’로 널리 알려진 「산마늘」잎은 독초로 알려진 「박새」의 잎과 비슷하여 봄철 산나물 식중독 사례의 대표적인 식물이다. 산마늘은 식물 전체에서 강한 마늘냄새가 나며, 땅속줄기에서 잎 2~3장 나오고 잎에 주름이 없는 반면, 박새는 줄기에 잎 여러 장이 촘촘히 어긋나게 달리며 잎의 아랫부분은 줄기를 감싸고 잎이 크고 주름이 뚜렷하여 산마늘과 잘 구별된다.
식물전체를 약용 또는 식용하는 「삼지구엽초」와 유사한 「꿩의 다리」의 어린개체는 식용과 약용이 가능하나, 성숙한 개체는 독성이 있어 식용할 수 없다. 삼지구엽초의 잎은 난형으로 잎의 가장자리에 털 같은 잔잔한 톱니가 발달한 반면, 꿩의 다리의 잎은 작으며, 3~4개로 갈라지고 끝이 둥근 점에서 구분된다.
뿌리를 약용이나 식용으로 이용하는 「우산나물」과 유사한 삿갓나물의 뿌리는 약용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독성이 있어 소량만 사용된다. 우산나물은 잎의 가장자리가 잘게 갈라진(거치) 잎이 깊게 2열로 갈라진 것이 5~9개가 돌려나는 반면, 삿갓나물은 줄기 끝에 잎의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은 잎이 6~8장이 돌려나는 특징이 있다.
뿌리를 약용 및 식용으로 이용하는 「하수오」와 유사한 「박주가리」는 뿌리를 약용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독성이 강하여 나물로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덩굴성인 점은 하수오와 유사하나 심장형인 잎은 줄기에서 서로 마주나며(대생), 잎을 자르면 흰색 즙이 나온다. 반면 하수오의 잎은 줄기에서 어긋나고(호생), 식물체에서 유액이 나오지 않는 점에서 잘 구분된다.
독초를 산나물로 잘못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 구토, 어지러움, 경련,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생기는데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손가락을 목에 넣어 먹은 내용물을 토하게 한 후 가까운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이때, 토한 후에는 뜨거운 물을 마시게 하며, 병원으로 이동할 때에는 먹고 남은 독초가 있다면 가져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