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립수목원에서 진행하는 자유학기제 관련 프로그램은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 없이 학생 참여형, 진로탐색 활동 강화, 다양한 체험활동 등으로 수업방식을 연계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식물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중·고등학생들이 직접 진로체험활동을 해볼 수 있다. 과학·생물 관련 프로그램을 위한 소재들이 그 어디보다 풍부하고, 특히 식물에 대한 체험학습을 하기에는 이만한 곳을 찾기 힘들다.
국립수목원에는 청소년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숲에서 정신적 이완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두뇌 Refresh"가 진행되고 있다. 이 체험은 숲 속으로 들어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은 이미 거두었다 할만하다. 그리고 실제로 진로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식물과 관련된 몇 개의 체험이 있다. 교과서에서 만난 식물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체험과, 비슷한 종류의 식물을 구분하는 방법을 보다 체계적이며 쉽게 배울 수 있는 "식물분류"가 바로 그런 체험이다. 또 단 하루 동안 식물학자가 되어보는 "일일 식물학자 되어보기"도 인기가 높다.
자유학기제가 시범적으로 시행이 되면서 청소년들의 개인적인 적성과 재능에 따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체험의 필요성 이 보다 커지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일일 식물학자 되어보기"를 학교에서 선호 하는 것 같다. 생물학이나 분류학, 생태학 등 식물분야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자들을 통틀어 우리는 흔히 식물학자라고 한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라면 식물표본을 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일 식물학자 되어보기"의 주된 체험은 바로 식물표본을 직접 채집 해 보는 것이다.
이 체험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표본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다양한 도구들을 눈으로 보고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사용하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도구들은 국립수목원 표본관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바로 그 도구들이다. 식물을 채집할 때 기본 원칙과 유의사항을 소개하고 그에 따라 식물을 채집하게 된다.
채집 대상 식물마다 좀 다를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초본 즉 풀을 채집할 때는 꽃이나 열매, 그리고 뿌리가 들어가야 한 다. 채집한 식물을 그 식물답게 잘 배열하여 건조시키는데, 완전히 건조된 후에는 형태를 수정하기 어려우므로 기본적인 형태를 잘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건조에 필요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건조시키는 동안, 학명을 기재하는 방법과 표본 대지에 부착된 라벨을 쓰는 방법을 익히고 직접 쓰게 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식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그날 참가학생들의 관심분야에 따라 다양한 각도의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에 관심을 보이면 특별한 대접을 받는 자생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식물학자에 관심을 보이면 이명법을 고안한 린네를 비롯한 식물학자들의 대한 이야기로 체험을 이끌 수도 있다. 또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의 식물학자들이 어떤 일들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대체로 이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이런 경우에는 현재 수목원의 각 부서를 소개하고 주로 하는 일들을 알려주는 일도 중요하다. 이렇게 실제적인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짧지만 이런 체험들이 아주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식물을 완전히 건조 시킬 수는 없으므로 적당한 시간이 흐르면 대지에 부착한다. 대지에 부착할 때는 그 식물의 형태적 특성이 잘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정성을 들여 채집하고 건조한 식물을 표본대지에 부착하고 나면, 처음으로 직접 만들어본 표본에 대해 참가학생들은 대체로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뿌듯해지고 보람을 느낀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기의 재능과 적성을 충분히 탐색할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거의 갖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 해왔다. 사실상 세상의 수많은 다양한 분야를 다 체험해보고 진로를 결정하긴 힘들다. 그렇지만 자유학기제 동안 국립수목원의 중·고등진로체험을 통해 보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체험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