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수원 2011.6 국립수목원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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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의 작은 정원은 아이들의 꿈과 웃음을 싣고- 아이들만의 푸른 세상, 어린이정원 개원 -
날

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힘찬 목소리로 불렀던 그 옛날 어린이날 노래는 가사만으로도 이렇게 생생하게 가슴을 울린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연달아 있는 5월은 가정의달이다. ‘가정’이라는 단어로부터 묻어나오는 성장의 이미지는 우리의 마음을 키우고 화목과 따스함의 기운이 5월 한 달 내내 우리를 추억 속에 살게 한다. 봄의 선선한 바람과 여름의 따스한 햇살이 공존하는 5월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24일, 어른들의 꿈과 어린이의 희망을 실은 어린이정원이 문을 열었다.

어린이정원 전경
좁다면 좁은 길을 한 줄로 서서 제 몸만한 노란 가방을 뒤로 메고 앞사람에 부딪히고 뒷사람에 치여 가며 뒤뚱뒤뚱 한 발 한 발 걷느라 정신이 없다. 호기심에 자꾸 돌아가는 눈을 어찌할 바 모르는 아이들의 엇갈린 스텝을 바라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유치원 선생님의 말에 짝꿍과 나란히 서서 손가락 두 개 살며시 들며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과 차례를 기다리며 벤치에 쭉 앉아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아이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르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 괜히 안심이다. 어린이정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사전조사부터 시작해 철저히 아이들에 의해 지어진 이곳은 많은 기대 속에서 개원한 어린이정원이다.
어린이정원 전경2
이제 막 문을 연 어린이정원이 벌써부터 분주하다.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지느라 분주하고, 좁은 길 따라 정신없이 뛰어다니느라 발걸음이 분주하다. 혹시나 신이 난 아이들이 다칠까 노심초사하는 선생님과 부모님의 눈동자 역시 분주하며, 새로운 꽃을 찾아든 벌들의 움직임이 아이들만큼이나 분주하다. 이렇게 또 추억이 쌓이고 있다. 나무로 만든 미끄럼틀에 고사리같은 아이의 손 떼가 묻어버렸고, 널찍한 호수 위 다리를 뛰어다니는 제법 큰 학생들의 발자국이 새겨졌다. 그리고 쌓여가는 추억 위로 젊었던 옛날을 떠올리며 산책하는 어른들의 옛 추억 역시 살포시 내려앉는다. 어린이정원의 진정한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어린이정원 전경3
백과사전에 따르면 정원은 현대인의 생활에서 많은 긍정적 기능을 한다고 했다. 건축물이 실내 생활공간이라면 정원은 옥외 생활공간이라 한다.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기 위한 휴식의 장소로서, 건강을 위한 체력단련의 장소로서, 어린이의 놀이장소로서 역할을 하기에 정원은 꼭 필요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휴식과 체력단련의 장소까지는 될 수 없을지라도 어린이의 놀이장소로서 어린이정원이 큰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아이들이 자라고 어린이정원 곳곳을 누비며 발도장 눈도장 손도장을 찍었던 시간들이 훗날 소중한 기억 한 켠에 작은 조각이라도 되어 남아있기를. 나무 하나하나에 희망을 담아 깎아내고, 작은 식물 하나에도 희망을 함께 실어 옮겨 심고, 운동화 끈과 함께 묶은 희망의 발걸음으로 이곳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이 그 희망을 안고 더 멋진 꿈을 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나라의 6월은 여름의 시작이라 하였다. 6월, 햇볕 쨍쨍한 여름날의 땀방울이 젖어들 이곳에 그보다 더 진하게 배어나올 아이들의 싱그러운 풋내음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