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수목원은 ‘희귀·특산식물의 보존·복원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희귀·특산식물의 자생지를 새롭게 발견하였다.
이들은 지금까지 국내에 분포한다는 사실만 밝혀졌을 뿐, 실제 분포지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뜻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자생지가 발견된 희귀·특산식물은 금자란, 선제비꽃, 풍란, 비자란, 해오라비난초, 삼수개미자리, 남방바람꽃 등 24종이다.

생물다양성협약에서 권고하고 있는 지구식물보존전략(GSPC)을 이행하고자 국립수목원에서는 ‘희귀·특산식물 평가 및 보전’연구 에 이어 ‘희귀·특산식물의 보존·복원 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자생지 조사, 목록작성, 지역별 모니터링, 현지 내·외 보전과 복원을 위한 증식기술 개발과 더불어 주요종의 품종 선발 등을 연구하고 있다. 금산에서 자라는 자주색 반점이 많은 난초라는 뜻으로도 불리는 금자란과 해오라기라는 새가 비상하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해오라비난초 등 희귀·특산식물 24종의 자생지 발견의 연구결과 역시 이 사업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 세계식물보전전략(GSPC): 계속되는 식물다양성의 감소를 멈추기 위해 생물다양성협약(CBD) 제6차 당사국총회(2002)에서 채택한 결과중심의 목표가 설정된 식물보존의 16개 전략으로 2010년 생물다양성 협약에서 향후 10년간 16개 전략을 보완·제시하여 세계적으로 지구상의 식물을 보전하는데 노력하고자 권고안을 제시한 것이다.
2010년 희귀·특산식물 신분포지의 지역별 현황을 보면 전라남도가 2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강원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및 제주도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000년부터 수행해오던 희귀·특산식물의 분포, 보전 및 복원 연구를 2010년부터는 분포지 지역별로 전국 공·사립수목원과 함께 희귀·특산식물 97종에 대한 계절별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사업 결과를 기초로 우리나라 희귀·특산식물의 현지내외 보전·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에는 전반적인 희귀·특산식물 보전전략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1~2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식물 해오라비난초, 남방바람꽃 등을 인위적인 훼손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10년 자생지가 처음 확인된 해오라비난초의 경우, 개체수가 매우 적고 꽃이 아름다워 불법채취의 위험도가 높아 이를 방지해야 한다. 현재 수목원에서는 이들을 인위적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보존휀스를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자생지에서 채집한 종자를 이용한 대량증식에 성공하여 이를 현지 내 복원할 것이다.

뜻깊고 의미있는 결과를 얻게 되었지만, 사실은 무엇보다 귀중한 시간이었다. 멸종의 문턱에서 있는 이들과 만나는 순간은 뿌듯하지만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내야 할 책임이 있기에 굳건하고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희귀·특산식물을 보전하는 일은 우리의 의무임과 동시에 영원한 숙제다. 하지만 그 끈을 놓지 않는다면 풀지 못할 숙제는 없다. 바람을 좋아하는 풍란이 살랑살랑 춤을 추고 새하얀 해오라기가 저 하늘 높이 무리지어 날아오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그들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