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 국립수목원 웹진
메인홈으로 이전호 보기
수목원 즐겨찾기
국립수목원 녹색지킴이 , 우리는 수목원코디네이터
국

민들에게 수목원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생물다양성 증진 및 식물유전자원의 수집·보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수목원코디네이터. 산림청에서는 산림전문분야에 대한 일자리 제공은 물론 국내수목원의 선진화를 도모하고 수목원 관람자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식물연구 분야 전문지식을 갖춘 수목원코디네이터를 매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목원코디네이터는 나이에 상관없이 산림자원학, 조경학, 원예학, 식물학 등 산림분야 관련학과를 전공한 사람, 그 중에서도 특히 자연을 사랑하고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그것이 인생이 되어버린 사람이기에 언제나 웃음꽃이 만발할 수밖에 없는 수목원코디네이터. 국립수목원의 모든 곳에는 그들의 손길이 닿아 있다. 365일 자연을 벗삼은 그들, 국립수목원 코디네이터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국립수목원 녹색지킴이 코디네이터
사방이 어두컴컴해지면 그들은 오히려 바쁘게 움직인다. 일몰 전 스크린을 설치하고 유아등을 지켜본다. 그러면 어둠 속의 빛을 찾아 많은 곤충들이 유아등에 날아온다. 이것이 바로 야간 곤충 조사. 주・야간으로 채집된 곤충들은 독병에 넣어 실험실에서 표본 제작하여 분류하고 동정하게 된다. 우리나라 산림곤충종의 보전 및 자원화를 위해 밤낮없이 포충망을 휘두르는 그에게 곤충은 친구일 뿐 징그럽거나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산림생물조사과 코디네이터들은 이렇게 산림곤충자원을 조사하는 업무 외에도 곤충자원과 식물자원의 표본을 제작하거나 도해도를 작성하는 등의 업무를 맡아 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에 입고되는 식물표본은 산림생물표본관내 식물표본제작실을 거쳐 표본 작업이 완료된다. 대부분이 수작업인 표본 업무는 제작하고 분류하여 라벨을 부착하고 표본실에 배열을 하기까지 말 그대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채집한 나자식물을 현미경 관찰과 표본 관찰 등의 정보 수집 후에 분류키를 중심으로 도해도를 작성하는 것 역시 손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다. 수목원에는 손이 닿는 일들이 유난히 많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은 위대하다는 사실,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다.
    1,2.  기후변화에 취약한 곤충류 모니터링    3.  표본실에서 속별 종별로 분류 작업     4.  해당 표본장으로 배열 작업
산림자원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가 산림생물조사과에서 이루어진다면 유용식물자원을 관리하고 희귀·특산식물을 보존하는 등의 산림자원 보전과 복원은 산림자원보존과에서 맡고 있다. 이 중 국립수목원 코디네이터는 국내외 유용식물자원의 종자를 파종하거나 희귀·특산식물의 종자를 증식시키는 일, 수많은 종자를 수집하고 채집한 종자를 정선하여 국가생물종지식 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일을 한다. 대자연의 미래인 종자 산업. 점점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높아지는 종자 산업의 한 부분에 수목원코디네이터도 작은 몫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때로는 큰 힘이 되거나 자부심으로 다가오곤 한다. 1년이라는 짧은 계약기간이지만 그 시간동안 변함없이 마음속에 자리하는 것은 바로 식물에 대한 애정. 특히 희귀・특산식물을 많이 접하게 되는 산림자원보존과의 코디네이터들은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없게 되어버린 우리나라 식물들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쑥쑥 자라 풀 한포기라도 더 보전될 수 있기를. 그들의 작은 바람이 수목원에 내리는 하얀 눈을 타고 퍼져 나간다.
 5.  종자 정선    6.  종자 파종    7.  이식 작업     8.  추출물 시료 관리
출근길. 광릉 숲길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먼저 가슴이 반응한다. 하루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수백명, 수천명 오고 가는 국립수목원, 그 입구에서 사람들과 첫 대면을 하고 가장 먼저 수목원을 소개하는 작은 방문객안내센터. 임업 전반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가득해 커다란 백과사전같은 든든한 국립산림박물관. 아기자기한 온실과 여름이면 꽃이 만발하는 화목원, 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터인 어린이정원을 비롯한 온갖 전시원. 수목원에 있어서 전시원은 꽃이다. 이 꽃을 멋지게 가꾸기 위해 전시교육과 코디네이터의 아침은 분주하다. 출근하자마자 편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증식원 및 전시원을 향한다. 수목원의 모든 전시원에 관수를 하고 증식원을 관리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수목원을 찾는 관람객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짜기도 한다. 커다란 화분을 옮기느라 끙끙거리며 힘을 쓰기도 하고 여기저기 수목원 곳곳을 제집 드나들 듯 돌아다닌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365일 숨 가쁘게 뛰어다니는 그들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은 오직 자연에 대한 애정, 국립수목원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때로는 눈에 띄지 않아 속상하지만 전시원에 식재한 식물들이 잘 자라는 모습과 편안하게 전시원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관람객들의 얼굴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이것이 전시교육과 코디네이터의 하루다.
  9. 관람객과 첫 대면하는 곳 방문객안내센터    10.  종자파종 및 증식    11. 어린이 정원 채소정원 관수작업     12. 전시원 화분 식재
자연을 벗삼은 수목원코디네이터의 일상은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르다. 발이 닿은 곳은 먼지 날리는 흙바닥이고 눈앞에 펼쳐진 것은 언제나 변함없이 푸르고 아름다운 숲, 손에 들린 것은 바로 곁에 있지만 친숙하지 않은 자연의 산물이며 귀에 들려오는 것은 온갖 새의 울음소리, 코로 들어오는 것은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천연 향수, 자연의 향이다. 수목원코디네이터의 일상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 풍경 속에서 그들은 식물을 분류하고 곤충을 채집하며 수목원의 전시원을 가꾸고 종자를 정선한다. 그것이 마치 한 도화지에 그려진 풍경화처럼, 혹은 천천히 지나가는 영화 속 필름처럼 자 연스럽게 어우러져 ‘국립수목원’이라는 제목의 근사한 그림이 된다. 그곳에서 그들은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나아갈 길 또한 다를지도 모른다. 기다란 인생의 구불구불한 길 중간쯤에 수목원코디네이터로 생활했던 숨 가쁜 시절이 있을 것이다. 먼 훗날 그것이 다음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 순간을 위해 오늘도 그들은 수목원 곳곳에서 최선을 다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제야 첫 걸음을 시작했다는 그들, 앞으로도 배울 게 무수하다는 그들. 1월, 이제 다시 한해의 시작이 되었다. 또 한 장의 그림을 그릴 차례다. 국립수목원 녹색지킴이, 그들의 이름은 국립수목원 코디네이터다.

국립수목원소식지 WEB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