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적으로 곤충에서 “벌”이라함은 분류학적으로 곤충강(Insecta) 벌목(Hymenoptera)에 속하는 분류군을 통칭하는 단어로, 곤충강 중에서, 딱정벌레목(Coleoptera), 나비목(Lepidoptera) 다음으로 큰 목이다(곤충강 전체 기록 종수 중, 13% 차지). 전 세계적으로 약 130,000여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약 2,800여종이 알려져 있다. 벌목은 다시 보다 작은 그룹인 2개의 아목(suborder)(잎벌아목, 벌아목)으로 구분된다. “잎벌아목(Symphyta)”은 가슴과 배가 마치 한 몸처럼 두껍게 이어진 형태적 특징을 하고 있으며, 유충들은 군집을 형성하여 식물 잎을 먹는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벌아목(Apocrita)”은 잎벌아목과 다르게, 가슴과 배가 홀쭉하여 일명, ‘개미허리’처럼 이어진 형태적 특징을 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회성 곤충으로 알려져 있는 개미류부터, 다양한 꽃들에 모이는 꿀벌류, 그리고 다른 숙주곤충(먹이원 곤충)에 기생하는 기생벌에 이르기까지 그 생태가 다양하다. 벌목 중, 65,000종 이상이 기생성으로 추정되고 있으며(Hajek, 2004), 이들은 기생특성에 따라 표 1와 같이 2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총 43개국의 350여 명이 참가하여 식물원의 역할 및 식물보전전략 등에 관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식물보전 성과를 발표하여,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소통의 공간이 마련되었다. BGCI의 사무총장 Sara Oldfield는 개회사를 통해 세계식물보전전략(GSPC, Global Strategy for Plant Conservation) 수행을 위해서 식물보전, 대중교육 분야 등의 식물원과 수목원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또한 본 총회에 앞서 개최된 ‘아시아지역 식물원 교육과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의 후원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벌아목에 속하는 침벌과(Bethylidae)는 극지방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분포하지만, 그 중에서도 열대지역에 가장 다양한 종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현재까지 약 2,500여종이 보고되어 있으며, 이 중, 우리나라에는 2006년부터 집약적인 조사·분류 연구의 결과로, 2012년까지 총 50여종이 기록되었다. 하지만, 인근국가인 일본에서는 98종, 중국에서는 93종이 기록되어 있음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조사지역의 확장 및 채집방법의 다원화 통해 좀 더 다양한 종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침벌류들은 몸 앞쪽으로 향해있는 주둥이(전구식)를 가지고 있으며, 큰턱에는 1~7개의 돌기가 있고, 더듬이는 12~13마디로 구성되어 있으며, 날개의 시맥은 다른 벌목의 날개보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형태로 되어있다(그림 1). 특히, 가슴부위에 위치한 전신복절(propodeum)의 모양들은 각 종마다의 중요한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그림 2).
침벌 암컷 중, 숙주곤충을 발견하였을 때, 큰턱과 다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은신처로 옮기는 습성을 가진 종들은 상대적으로 큰눈과 날개 시맥이 잘 발달되어 있지만, 숙주곤충을 이동 시키지 않고, 숙주곤충이 있는 그 자리에서 공격하고 기생할 수 있는 종들의 경우, 큰눈은 없거나 작으며, 날개는 없거나, 시맥은 단순하기 진화하였다. 후자의 경우, 수컷과 암컷이 같은 한 종임에도 불구하고 형태적으로 서로 다른 형태적 성적이형(sexual dimorphism)을 보인다(그림 3).
침벌류들은 은폐형의 생활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공통적인 생태학적 특성으로는 침벌류들은 표. 1에서의 idiobiont에 해당하는 습성을 가진다. 침벌류의 숙주곤충(먹이원 곤충)으로는 식물의 잎을 말고 그 안에서 숨어사는 잎말이나방 유충 등, 나무 수피 틈 안에서 사는 하늘소류 유충 등과 같이 미성숙단계(유충, 번데기 시기)에 은폐형 습성을 가지는 곤충이 포함된다. 그리고, 알을 낳은 침벌 암컷은 자신의 알들이 알에서 깨어나 성충이 될 때까지 주변 청소를 하여 청결을 유지하며 주변의 적들로부터 자신의 새끼들을 보호해주는 매우 흥미로운 습성(maternal caring, 모계보호)을 가지고 있다(그림 4, 5).
또한, 침벌과 중, 한 아과(Bethylinae)는 나방류의 애벌레 또는 번데기에 기생하는 반면에(그림 4), 다른 네 개아과 (Pristocerinae, Epyrinae, Scleroderminae, Mesitiinae)는 딱정벌레류의 애벌레 또는 번데기에 기생(그림 5)하는 차이점 을 보인다. 이러한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미국의 한 천적회사에서는 침벌류 1종을 이용하여 저장 곡식 해충의 천적으로 서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미국 농무부(USDA) 등에서는, 동아시아가 원산이지만 북미지역에 침입하여 현재 가로수 등 산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알락하늘소(Anoplophora glabripennis), 서울호리비단벌레(Agrilus planippenis) 등의 천적으로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침벌과 종들은 산림 해충을 비롯하여, 농작물 또는 시설재배 작물, 그리고 저장식물 해충에 대한 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이 있는 분류군이므로, 지속적인 국내 종 파악, 종 다양성 및 분포 연구와 추후 천적생물자원으로서 이들에 대한 생물 또는 생태학적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