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수목원에는 올 해도 복수초가 가장 먼저 봄을 알린 다. 수목원 이곳저곳에 샛노란 복수초 꽃이 활짝 펴서 한눈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점심때면 따뜻한 햇살이 영락없는 봄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봄옷을 입기엔 쌀쌀한 날씨이다. 그런데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노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오늘은 복수초의 개화 생리에 대한 논문을 소개함으로써 알 아보도록 하겠다. 복수초는 종자에서 꽃이 필 때까지 약 4~6년 정도 걸린다 고 한다.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일 년에 생장할 수 있는 기간이 약 2~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긴 휴면기를 갖기 때문이라고 한다. 온대 지역에서 사는 숙근초 는 언제 휴면에 들어가야 할지, 언제 휴면을 깨야할지가 온 도, 수분, 광주기와 같은 많은 환경요인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 다. 이 논문에 의하면 복수초는 25/15℃(낮/밤)에서 일장 (daylength, 낮의 길이)을 8시간, 12시간, 16시간으로 키울 때, 일장이 길어짐에 따라 꽃이 빨리 졌다. 복수초를 15/5℃, 20/10℃, 25/15℃, 30/20℃에서 각각 100, 300, 500μmol·m-2·s-1 의 다양한 광량에 따라 키워본 결과, 복수초의 개화기간은 온도와 광량이 올라감에 따라 짧아진다. 15/5℃에서 광량이 100, 500μmol·m-2·s-1 조건일 때, 각각 복수초의 개화수명(flower longevity)은 약 18.8일, 13.3일이었으며, 30/20℃에서는 각각 4.9일, 3.6일이었다. 그리고 30/20℃에서 키운 복수초는 모두 시들고 휴면에 들어갔으나, 15/6℃에서는 휴면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것은 고온 스트레스에 의해 광합성 활성이 억제되어 지상부 즉, 줄기 생장이 억제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본 논문에서 복수초의 개화를 촉진하고 개화 후에 지속적인 생장을 위해서는 온도는 15/5℃ 또는 20/10℃, 광량은 100μmol·m-2·s-1 조건이 적합하다고 한다. 그리고 25/15℃를 넘는 온도는 복수초에게는 고온에 해당되며 휴면을 유도시킨다. 이러한 휴면은 일장이 길어지고 광량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촉진된다. 때로는 하얀 눈 속에서 칼바람도 무색할 정도로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 복수초. 우리는 두꺼운 외투 없이는 아직 추운 봄날이지만 복수초에게는 아주 따뜻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