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2010년 6월 2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광릉숲은 540여 년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온 우리나라 산림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국립수목원은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광릉숲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신비로움을 널리 알리고,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 증진과 자연체험학습의 효과를 높이고자 온 가족이 함께하는 1박 2일「여름 숲 캠프」를 총 2회[7. 29.~30., 8. 5.~6.]에 걸쳐 운영하였다.
첫째 날은 초등학생들에게 수생 생물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수계 환경 탐사'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대나무 물총을 이용하여 개미-진딧물-무당벌레간의 천적 관계와 공생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게임을 진행하였다. 아이들은 수계 환경 탐사에 따른 안전사항을 듣고 강사와 함께 물속에 사는 생물을 수계관찰용 트레이에 대조해보고 샬레에 곤충을 채집하기 바빠 부모님과 잠시 떨어져 있다는 것도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부모들에게는 현대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산림욕, 숲 속 명상, 천연 방향제 만들기 등 휴식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온 가족이 협동하여 텐트를 설치한 후, 자유롭게 쉬면서 진행된 '숲 속 마술쇼'는 숲에 어둠이 내려앉을 때의 신비로운 자연 속에서 이루어져 캠프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마술쇼에서의 흥분된 마음을 지닌 채로 '야간 곤충 탐방'이 시작됐다. 어두운 숲 속의 비밀을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조용히 다니며, 숲속에서 밤에 일어나는 매미의 우화[(羽化) 모습처럼 책으로만 배웠던 생태계를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강사들과 함께 탐방하며, 이 속에서 우리는 숲에 사는 생물의 삶과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해보는 계기와 서로 다른 삶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그 중, 캄캄한 밤에 만나는 반딧불은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주며 탄성을 자아낸다. 캠프의 절정을 만들어 주는 야간 곤충 탐방의 꽃은, 유아등(誘蛾燈)을 설치하여 빛을 따라 날아든 갖가지 곤충들에 대해 국립수목원 곤충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관찰하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불빛에 날아드는 벌레가 귀찮았을테지만, 곤충 박사님들의 설명을 들은 이 후로 곤충들이 다르게 느껴지게 된다.
캠프의 색다른 묘미는 우천 시에도 이루어진다. 이번 2기는 천둥을 동반한 국지성 폭우로 인해 실외에 텐트를 칠 수 없었던 관계로 수목원 산림박물관 안에 텐트를 설치하고 하룻밤을 보내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박물관의 야간개장은 곤충 탐방으로 힘들었을 아이들을 늦게까지 잠 못 이루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박물관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주어진 퀴즈를 풀어나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잠드는 걸 아쉬워했다. 그러나 아침 일찍 광릉 숲에 찾아오는 새들을 관찰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을 터였다.
이튿 날은 광릉 숲에 서식하는 새들과 새끼를 낳고 살았던 새집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아침을 맞이하였고, 캠프 일정 틈틈이 찍은 가족사진을 인화하여 가족들이 함께 자연물로 액자를 만들며 하룻밤사이의 일들을 추억하는 '추억의 액자' 만들기를 마지막으로 이번 캠프의 일정은 끝이 났다.
이번 캠프부터 바뀐 시스템 선착순 신청 방법은 신청받기 시작한 순간부터 3분만에 모두 마감이 되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그 만큼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찾아오신 참가자들이라 모든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더 질 높은 캠프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캠프가 끝나고 돌아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달래서 가는 가족, 남아서 수목원을 기억하며 캠프의 여운을 다독이고 돌아가는 가족들을 보며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에게 더욱 좋은 프로그램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