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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식물원탐방
8 2013  세계식물원탐방
임연진 / 전시교육과 임업연구사
  • 린넨의 숨결이 느껴지는 스웨덴의 명소 린네 정원과 박물관 (The Linnaeus Garden & Museum)
    • 지

      난 6월,「자연문화유산해설 국제 컨퍼런스 2013」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을 방문하였다. 연구개발사업의 중간결과와 관련된 주제발표와 북유럽 자연문화유산해설 세미나 및 워크숍 등에 참석하여 우리나라가 오랜 기간 동안 수집해 왔던 미국, 일본, 대만 사례와는 또 다른 특징의 자연문화유산해설 자료를 수집할 수 있어서 매우 뜻 깊은 방문이었다. 특히 컨퍼런스 일정 중 현장투어도 매우 인상 깊었는데, 바로 린네 정원 및 박물관이다.

       린네 정원 입구 전경
      동·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저명한 학자인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 1707-1778)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식물학자로서 식물의 분류 체계를 세우고, 동·식물의 이름을 속명과 종명으로 나타내는 이명법을 개발하여 스웨덴을 대표하는 위인으로 스웨덴 화폐(100 Krona)에서도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혼례복을 입은 32세의 린네, 스웨덴 100 크로나 지폐에 새겨진 칼 폰 린네와 린네풀
      1655년 웁살라 대학 Olof Rudbeck 교수가 연구를 위해 스웨덴 최초의 식물원을 조성하였고, 화재와 재정적 어려움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후, 훗날 린네에 의해 다시 제 모습을 찾게 된다.
      정원은 꽃의 수술의 수, 비율, 배열에 따라 린네가 나눈 24개의 강(綱, class)에 맞추어 다년생 식물 전시원과 일년생 식물 전시원, 봄 전시원과 가을 전시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특히 린네풀은 린네가 발견하여 1종 1속 밖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의 이름을 따서 Linnaea borealis라고 학명을 붙인 것이다. 린네풀은 이식이나 증식이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린네 탄생 300주년을 맞아 린네풀 서식지의 흙을 가져와 이식에 성공했고, 그 린네풀을 린네 정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심었다고 한다.
      정원에 식재된 일년생 식물의 모습과 린네의 연구실이자 거쳐였던 린넨 박물관의 전경,린네 정원 입구 근처에 식재되어 있는 린네풀,Linnaea borealis L.(린네풀. 린네가 명명, 린네의 이름에서유래한 속명 및 국명을 가짐),린네풀의 꽃 (사진출처-travel gate sweden)
      입구의 오른편으로는 린네의 연구실이자 거처였던 집이 있는데, 현재 박물린네의 연구 자료와 그의 저서들관으로 개조되어 린네가 생전에 사용했던 물건들을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린네풀 세밀화가 그려진 중국 도자기, 린네의 연구 자료와 그의 저서들
      이 곳 린네 정원에는 칼 폰 린네를 재연한 해설가 '한스'가 일하고 있다. 저널리스트였던 그는 사랑하는 여성을 따라 웁살라에 정착했는데, 본업 이외에도 일이 필요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중 린네 정원의 투어가이드가 되었다고 한다. 평소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칼 폰 린네에 대해 더욱 깊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반 투어가이드로 단순한 안내만 하다가, 어린이들의 눈길교육실내부, 교육실과 연계된 작업실 을 사로잡기 위해 할로윈 의상 대여점에서 중세 시대 복장을 빌려 입고 해설을 시작한 것이 지금의 재연해설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해설방식은 린네의 삶과 업적을 꿰고서 실제로 '린네'가 된 것처럼 행동하며 과거의 사실들을 마치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인 듯이 이야기 하는 것이다.
      "내 제자들이 몇 달에 걸쳐 배를 타고 가서 일본에 도착했어. 곧 식물들을 보내올 거야." (필자를 일본인으로 착각하고 필자를 보며 일본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 강의가 아주 인기가 많지. 의학에 필요한 식물들을 가르치고 있거든." (실제로 그 시절 웁살라 대학에서 린네의 강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내가 원숭이도 아주 많이 키우고 있는데, 아침에 먹이를 줄 때면 사람들이 자꾸 구경을 와. 날 구경하는 건지 원숭이를 구경하는 건지 모르겠어." (현재 원숭이는 없고 우리만 남아 있다)
      "내가 통풍에 걸렸는데 아파 죽겠어. 근데 산딸기를 많이 먹으니까 고통이 점점 사라지더라구. 통풍은 치료되었는데... 이젠 속이 쓰려." (실제로 린네는 산딸기로 통풍을 완치했다고 한다.)
      이러한 해설 방식은 듣는 이로 하여금 굉장한 몰입도를 가져 왔으며,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는 어린이들이, "아저씨, 진짜 린네 맞죠?"라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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