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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소식지 Webzine

이달의 열대식물
8 2014 이달의 열대식물
이선희 / 전시교육과 석사후연구원
안태현 / 전시교육과 주무관
  • 꽃을 피우는 살아있는 돌,Lithops
    • 저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
멀리 남아프리카에서는 돌에서 꽃이 피어난다고 합니다. 일반 식물 들도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인데 돌에서 꽃이 피어난다고 하니 쉽게 이해하기 어려우실거에요. 하지만 아프리카의 뜨겁고 건조한 환경을 닮은 열대식물 자원연구센터의 아열대관에 오시면 돌에서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주변에 있는 돌들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까이 다가 와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무늬를 가지고 있고 예쁜 꽃도 피는 것이 돌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바로 이 식물이 오늘 소개해드릴 Lithops입니다.

      Lithops Lithops는 Aizoaceae과 식물로 식물 체내에 즙이 많은 다육식물 중 하나입니다. 자생지는 남아프리카이며 나미 비아, 보츠와나와 앙골라의 좁은 경계지역의 해안가에서 부터 고산지대까지 건조한 초지, 초원, 암석 지대 등을 덮으며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λίθος (lithos), '돌' 과 ὄψ (ops), '얼굴'의 의미를 지니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하였으며 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식물 을 말합니다. 또한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주로 돌 주위에 섞여서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식물을 자갈돌 식물(pebble plants), 또는 살아있는 돌(Living stone)이라고 부릅니다.
      리톱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돌처럼 생긴 모습입니다. 이는 하나 또는 두 개 이상의 구근 모양의 잎을 하고 있는 모습이며 대부분 이 잎들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줄기가 없이 하나로 병합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식물학자들은 초기에 마주나기로 난 잎(a)이 점점 두꺼워지고(b) 가장자리의 잎이 병합(c)이 되었다가 줄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현재의 모습(d)을 갖추었다고 말합니다.
      ▶ 리톱스의 진화 모습(LITHOPS, 1988, Desmond T. Cole, Acorn Books CC)
      Lithops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리톱스는 하나의 뿌리에서 두 잎 (head)이 병합되고 중앙에 갈라진 틈(fissure)이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잎 사이의 갈라진 틈(cleft)에는 분열조직 (meristem)이 있어서 이곳에서 꽃을 피우고 새로운 잎(head)을 틔울 수 있습니다.
      (a)잎의 갈라진 틈(fissure)의 종단면
      (b)잎의 갈라진 틈(fissure, cleft)의 종단면
      (c)분열조직에서 발생하는 꽃봉오리
      (d)잎의 갈라진 틈(fissure, cleft) 사이로 나오는 꽃
      ▶ 리톱스 잎 해부 그림 (LITHOPS, 1988, Desmond T. Cole, Acorn Books CC)
      일반적으로 너무 더운 한 여름과 너무 추운 겨울은 리톱스의 휴면기입니다. 이시기에는 원래 자라고 있던 한 쌍의 잎(old head)은 더 이상 생육을 하지 않고 점차 시들면서 마르게 됩니다. 그렇다고 리톱스가 죽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리톱스의 숨어 있는 틈(cleft) 사이에서는 새로운 한 쌍의 잎(new head)이 이전의 잎(old head)으로부터 양분을 획득하면서 자라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봄이 되어 첫 비가 내리거나 관수가 이루어지면 새로운 잎(new head)이 리톱스의 갈라진 틈(fissure)을 벌리며 원래 있던 잎 사이(cleft)에서 얼굴들 드러내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리톱스의 영양번식 방법이기도 합니다.
      리톱스의 자생지는 식물이 자라기에 너무 건조한 환경이기 때문에 하나의 잎(old head)에 한쌍 이상의 잎(new head)을 거의 생성하지 않습니다. 식물 종에 따라서 두 개, 세 개 이상의 다수의 잎(multiheaded)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이전의 잎에서 새 잎이 나고 이전 잎은 시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생장합니다.
      Lithops sp. 비록 리톱스가 자갈돌과 같이 무심하게 생겼지만 이 또한 식물 이기에 예쁜 꽃을 피웁니다. 꽃은 주로 달콤한 향기를 내며 하얀색 또는 노란색의 꽃을 피웁니다. 한 쌍의 잎에 하나의 꽃만을 피우며 휴면기가 지나고 가을철이 되면 새로운 한 쌍의 잎이 완전히 성숙하고 난 이후에 잎 사이의 갈라진 틈(flessure)에서 자라 납니다. 하지만 L. pseudotruncatella의 경우에는 한여름 이전 에도 꽃을 피우고, L. optica의 경우에는 한겨울 이후에 꽃을 피우 듯이 종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자생지에서 리톱스의 특성을 살펴보면 잎은 대부분 흙 안에 파 묻혀 있으며 잎의 표면만 흙 위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는 광합성을 위해 최소한의 표면적만 노출 시킨 것이며 물이 부족한 가뭄 동안에는 리톱스의 잎은 주름지게 되며 땅 속으로 숨어버린다고 합니다. 또한 리톱스의 가장 눈에띄는 특징은 잎 색깔이 일반 고등식물이 지니고 있는 녹색이 아니라 크림, 회색, 갈색, 어두운색의 줄무늬, 물방울무늬, 붉은 줄무늬 등의 색을 띄고 있는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 색들은 리톱스 주변 환경의 식물이나 토양과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주변의 포식자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위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Lithops aucampiae/Lithops coleorum/Lithops karasmontana/Lithops lesliei/Lithops salicola/Lithops schwantesii/Lithops terricolor/Lithops sp. ▶ 다양한 리톱스의 형태와 무늬
      실내에서 리톱스 키우기
      리톱스는 그 생김새가 매우 특이하기 때문에 최근 실내식물로 각광받고 있으며 화훼시장에서 종자를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 식물은 충분한 햇빛과 배수가 잘 되는 토양만 있으면 매우 잘 키울 수가 있습니다.
      [관수]매우 덥거나 추운 겨울철은 휴면기이기 때문에 매우 소량의 물만 필요로 하며 토양을 완전히 건조하게 유지해야 하여야 합니다. 이전 잎이 말라서 지고 새로운 한 쌍의 잎이 나올 때 관수를 시작하며 가을철에 꽃이 펴서 지기까지는 물을 지속적으로 관수해주면 좋습니다. 하지만 수분이 많은 토양에서는 표피가 과도하게 팽창하여 파열될 수 있으므로 리톱스를 키우는 데 있어 관수는 매우 중요합니다.
      [토양]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잘 자라며, 부드러운 토양보다는 마사와 같이 거칠고 딱딱한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일반적으로 뿌리의 길이가 7.5cm정도 되기 때문에 화분은 10~15cm 깊이의 화분을 사용하는 것이 뿌리가 튼튼하게 내리는데 좋습니다.
      [햇빛]자생지에서 강한 빛에서 자란 식물은 주변 환경에 의해 손상을 덜 받거나 잘 썩지 않으며 단단한 표피를 형성하지만 화분에서 리톱스를 키울 때에는 과도한 열에 의해서 식물체가 죽을 수 있습니다. 이는 증산이 억제되기 때문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식물체는 주로 흙 안에 파 묻혀 있게 됩니다. 만약 실내에서 키우는 리톱스가 흙 안으로 꽁꽁 숨어버린다면 너무 강한 열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해충]주로 깍지벌레(mealy-bug)나 응애(red spider mite)가 발생하지만 1년에 두 번 살충제를 처리하여 해충을 방제할 수 있습니다. 그 시기는 식물체가 휴면에 들어가기 전과 휴면이 끝나고 새로운 잎이 자라나는 시기가 적당합니다. 깍지벌레의 경우 이전에 생장했던 시들어 가는 잎(old head)이나 새로 자라나는 잎의 틈(cleft)사이, 꽃봉오리에 숨어 있으며 이를 제때 방제하지 않으면 새로 자라는 잎(new head)에 상처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번식]리톱스는 주로 삽목 또는 종자로 번식합니다. 종자로 쉽게 번식을 하며 삽목을 할 경우에는 여름철이 적당합니다. 초여름에 삽목을 할 경우에는 오래된 잎(old head)이 계속 수분을 흡수할 수 있어 마르지 않고 계속 남아있게 되며 늦여름에 하게 될 경우 휴면기에 접어 들게 되므로 뿌리가 제대로 활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올 여름은 마른장마로 끝이 나려나 봅니다. 비록 장마는 지나갔지만 아직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있으니 올 여름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리톱스 종자를 구입하여 실내에서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올 겨울이 지나고 내년 봄이 오면 하얗고 노랗게 예쁜 꽃을 피우는 '살아있는 돌'을 만나실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