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과(Dryoptridaceae)에 속하는 주름고사리(Diplazium wichurae (Mett.) Diels)와 주저리고사리(Dryopteris fragrans var. remotiuscula (Kom.) Kom.)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상록성 양치식물이다. 면마과(Dryoptridaceae)에 속하는 양치식물 분류군은 전 세계적으로 온대와 열대를 중심으로 약 1000여종 이상 분포하며 약 51속이 분류되어 있다. 우리나라 에는 약 28속이 분류되어 있다.
주름고사리는 전체적으로 낫처럼 위로 굽은 독특한 형태와 기부 앞쪽이 귀모양의 이상돌기가 발달되어 있어 관상용으로 개발가치가 높으며 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적색목록 기준에 따라 준위협종 (Near-Threatened, NT)으로 지정되어 있다. 주저리고사리는 전체에 선모가 있으며 향기를 풍기고, 예로부터 한방과 민간에서 엽류 (葉類)는 강장(强壯), 괴혈(壞血), 허약(虛弱) 등에 약재로 사용된다. 또한 최근에는 영양엽(sterile frond)에서 추출한 유효성분이 α-glucosidase 활성의 억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당뇨 또는 비만의 치료제로도 이용된다. 이와 같이 주름고사리와 주저리고사리의 원예·약용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점차 수요확대가 기대되는 주름고사리와 주저리고사리를 대상으로 고부가가치 양치식물로 육성하기 위한 효율적인 증식기술 확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양치식물의 증식은 지하경 및 근경을 잘라 분주하는 방법이 주로 이용되고 있으나, 증식률이 낮아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으므로 조직배양을 통한 동일 개체의 대량 증식법 개발이 필요하다.
양치식물은 포자가 발아한 후 전엽체를 형성하여 2n의 포자체(sporophyte)와 n의 배우체(gametophyte)가 각각 독립하여 생활하고, 무성 및 유성세대가 규칙적인 세대교체를 이루는 생활환을 가지고 있다. 양치식물의 증식은 포자체를 이용한 유성증식과 영양기관을 이용한 무성증식으로 나눌 수 있다. 유성증식은 포자를 발아시킨 후 발아한 전엽체에서 포자체를 형성시키는 방법이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무성증식은 자연적인 영양증식으로 눈(bud), 근경(rhizome), 포복경(stolon) 등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개체를 분주하는 방법이나 기내배양을 하는 것이 증식률이 더 높고 효율적이며, 또한 주년 대량증식 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1. 공시재료 및 배양
본 연구에 사용된 주름고사리는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천지연폭포 주변에서 채집하였다. 주저리고사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수항리에 있는 박지산 정상 부근에서 채집하여 배양재료로 사용하였다. 기본배지로는 MS배지(Murashige와 Skoog 1962)를 사용하였다. 배지의 pH는 멸균 전 5.8이 되도록 조정하였고, 3% sucrose와 0.8% agar를 첨가하여 고형배지로 만들어 이용하였다. 배양은 24±1℃에서 16/8h(명/암)의 광주기와 50㎛ol·m-2·s-1의 광조건에서 실시하였다.
2. 포자 발아
포자 발아를 위하여 먼저 소우편에 붙어 있는 포자낭에서 성숙한 포자만 긁어 모은 후 수세하고 15ml 원심분리관으로 옮겨 70% ethanol로 30초 동안 소독하였다. 2% sodium hypochlorite를 첨가하여 10분간 멸균한 후 멸균수로 3회 이상 세척하였다. 2,000rpm에서 5분간 원심분리한 후 상층액을 제거하였다. 포자 발아에 적합한 배지와 농도를 구명하기 위해 1/4, 1/2, 1 및 2배로 조절한 기본 MS배지에 활성탄을 0, 0.1, 0.2 및 0.4% 농도로 각각 첨가한 다음 포자를 접종하여 배양하였다.
3. 전엽체 증식
포자 발아로 얻어진 전엽체를 공시재료로 사용하였다. 전엽체 증식을 위한 적정 배양조건을 구명하기 위하여 전엽체를 메스로 곱게 다진 후 80mg씩 나누어 각 처리구에 배양하였다. 전엽체 배양에 적합한 배지의 농도를 구명하기 위해 1/4, 1/2, 1 및 2배의 MS배지를 사용하였다. 전엽체 배양에 미치는 sucrose 농도 효과를 구명하기 위해 0, 1, 2 및 4%로 달리 첨가하여 배양하였다. 적정 생장조절물질의 종류 및 농도 구명 실험에서는 NAA와 BA를 0, 0.5, 1.0mg/L의 농도로 단용 또는 혼용 처리하였다.
주름고사리와 주저리고사리 효율적인 증식법 개발을 위해 배지, sucrose 농도 및 생장조절물질의 종류와 농도가 포자 발아 및 전엽체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주름고사리의 포자 발아는 0.4% 활성탄을 첨가한 1/4 MS배지(450개)에서 가장 양호하였으나, 주저리고사리는 0.1% 활성탄을 첨가한 MS배지(965개)에서 포자발아가 가장 많았다. 전엽체 증식의 경우 주름고사리는 1/2 MS배지에서 효과적이었던 반면, 주저리고사리는 1/4 MS배지에서 전엽체 생육이 가장 양호하였다. 두 종 모두 전엽체 생장은 1~2% sucrose가 첨가된 배지에서 대조구 보다 3~4배 정도 더 높았으며, 1.0 mg/L BA를 첨가한 MS배지에서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으나 고농도로 갈수록 전엽체의 증식은 급격히 억제 되었다.
이글은 주름고사리와 주저리고사리의 기내증식방법을 이용한 대량생산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자생식물 유전자원 보존 및 자원화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