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람들이 항해 도중 그 향기로 육지가 가까이 있음을 확인할 만큼 향기가 강한 희귀식물 명종위기종 석곡, 난초과 식물인 석곡(石斛 사진)은 바위나 죽은 나무줄기에 붙어서 자란다. 국내에서는 주로 전남 완도 등 남해안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석곡 복원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국립수목원과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가 함께 자생지에서 거의 사라져 멸종위기에 처한 석곡을 자생지인 완도수목원에 복원한 것이다. 현지 내에 복원된 약 250개체의 석곡은 야생에서 적응을 완료한 개체로서 제주도 산림 계곡부 다습한 지역의 상록 활염수림에 착생하는 희귀식물 탐라란(Saccolabium, japonicum Makino, 난초과)에 이어 올해 2번째가 되었다. 이번 완도수목원내 복원을 통해 멸종위기종인 석곡의 유전자원 보전뿐만 아니라 복원연구에 진일보를 이루게 된 것이다.

석곡(Dendrobium monillforme(L.) Sw.)은 난초과 석곡속에 속하는 늘푸른 여러해 살이 식물로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남부와 대만에 분포하는 동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남부지역에서 죽은 나무나 바위에 착생하여 자라고 뿌리줄기에서 굵은 뿌리가 많이 나오며, 다육질의 퉁퉁한 줄기는 여러 개가 뭉쳐 곧게 서며, 높이가 10~20cm이다. 꽃은 5~5월에 오래된 줄기의 위쪽 마디에서 1~2개의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달린다. 이러한 석곡의 희소성과 다양한 꽃의 색으로 인한 관상 및 약용식물로서의 가치를 아는 많은 난초 애호가와 약초꾼들이 무분별한 남획 때문에 현재는 자생지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멸종위기 상태에 처해 있다.
수목원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자생했으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자취를 감추고 있는 석곡의 복원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석곡의 복원은 2008년부터 전남지역에서 자생하는 석곡 열매를 배양액에 파종하여 대량 증식한 후 개체를 분리하여 온실에서 적응 순화 시험을 거친 후 이루어졌다. 석곡 종자는 이러한 보존 작업과 연구 끝에 300개체까지 증식했다. 증식한 석곡은 향기나 모양 등이 자생 석곡과 똑같아 복원작업 2년여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결국 국립수목원과 전남 완도수목원이 공동으로 하여
우리나라 희귀식물 중 멸종위기종(CR)이며 동아시아 특산 식물인 석곡을 종자파종으로 대량 증식하는데 성공하였다.
수목원에서는 자생지내에 복원한 탐라란과 석곡개체를 시작으로 다른 희귀식물 또한 우선순위에 따라 지속적으로 자생지 복원을 추진할 계획에 있다.
'희소성'의 가치는 멸종의 원인이 아닌 보존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희귀식물들은 개체 보호의 대상이 아닌 멸종의 대상으로서, 희소성은 멸종위기식물과 뺄 수 없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희귀식물의 자생지 복원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이들이 자생지 내에서만이라도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우리의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