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티클리어정원(Chanticleer Garden)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서쪽으로 25km 떨어진 웨인(Wayne)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총 35에이커의 규모로 1900년대 초반에 조성된 이 곳은 테니스코트가든(Tennis court Garden), 폐허가든(Ruin Garden), 자갈가든(Gravel Garden), 수생정원 (Water Garden), 티컵가든(Teacup Garden)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챈티클리어(Chanticleer)는 풍자소설에 등장하는 수탉의 이름을 의미한다. 이 지역은 과거 펜실베니아 철도의 본선과 인접한 마을 중 하나로 필라델피아 부호들이 도시를 벗어나 휴양을 하기 위해 목장과 숲을 소유하고 큰 별장들을 지었던 곳이다. 이 정원을 만든 사람은 제약회사 갑부인 아돌프 로젠가르텐(Adolph G. Rosengarten)으로 그들 가족이 사는 가족정원을 공공정원으로 기증하면서 정원의 스타일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거나 제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지금의 자유로움과 유머가 넘치는 정원을 만들 수 있었다.
이 곳은 4월부터 10월말까지 개장하며 11월부터 3월까지 각자 직원들은 정원에 필요한 식물들과 소품들을 구상하는 등 다음 해를 준비하며 숨고르는 시간을 갖는다.
폐허가든(Ruin Garden)은 2000년에 새롭게 조성되었으며 아돌프 로젠가르텐 주니어가 살았던 집터를 없애지 않고 정원으로 다시 탈바꿈하였다. 세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벽틈에 다육식물과 아이비 등이 식재되어 있어 폐허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과거 테니스장이었던 이 곳은 여름과 가을의 초본류 전시를 위한 역동적인 정원으로 바뀌었다. 대칭 형태로 조성된 다섯 개의 화단은 계절 정원으로서 초화류, 관목류 등을 자연스럽게 배치하여 사람들에게 계절감을 느낄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수생정원(Water Garden)에 있는 큰 연못은 1970년 초에 조성되었으며 주변에 식재되어진 나무들이 연못에 비추어 질 수 있도록 다른 것들을 심지 않은 채 놔두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연못 가장자리에 여름과 가을에 초본들이 주변에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의 자연스러운 식물들을 식재하여 관리하기 시작하였다. 데이지, 엉겅퀴, 노란 데이지등을 심었다. 이곳에는 새들과 곤충들이 아우러져 소생태계가 형성되었다.
17개의 계단식 모양의 화단으로 조성된 자갈정원(Gravel Garden)은 건조한 환경에서 잘자라는 지중해성 식물들과 사초류 등이 조화를 이루며 식재되어 있다.
챈티클리어의 특이점은 중에 하나는 식물 표찰이 없다는 점이다. 정원에서 식물표찰은 최소한의 정보를 주는 소재로 생각하지만 이들은 식물 본연의 모습과 함께 정원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표찰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각 정원마다 식물에 대한 정보를 이와 같은 우체통과 같은 통에 넣어두어 식물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방문객들이 자율적으로 찾아 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이 곳에서 눈여겨 보여야 할 또 다른 하나는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소품들을 이곳의 가드너들이 직접 제작한다는 것에 있다. 바닥패턴에서 벤치, 돌로 만든 음수대와 철제 울타리 등 사소한 것부터 큰 소품까지 가드너들의 예술적인 영혼이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많이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정원소품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어 가기도 한다. 이렇듯 가드너들이 정해진 틀에서 메여있지 않고 정원에 마음껏 예술의 혼을 불태울 수 있을 만큼 그들을 후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챈티클리어의 경영방식이다.
챈티클리어는 기쁨의 정원이라 불리우는 별칭답게 관람객들에게 식물의 아름다움을 넘어 예술적인 가치로서 정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모범답안이라 할 수 있겠다. 각 전시원의 특색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가드너들의 위트있는 아이디어와 세심함이 돋보이는 소품과 잘 조성된 공간들이 가져다주는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