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생물과 관련한 호기심과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재밌게 들려주는 생물세상 이야기!! 이번 웹진 7월호에서는 「물위에 살면서도 물고기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소금쟁이」에 대한 이야기와
「생물계에서 에어컨과 같은 원리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식물, 수박」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논이나 물웅덩이, 저수지 등에 가보면 비가 오지 않는데도 조그만 물보라가 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몸이 가늘고 길고, 다리도 더 가늘고 긴 조그만 곤충이 헤엄치는 것이 보인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소금쟁이이다. 소금쟁이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곤충 중 하나로 물이 고인 곳이라면 어디서나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소금쟁이는 물위에서 생활을 한다. 무술영화의 고수처럼 물위를 빠르게 이동하면서 빠지지도 않는다. 소금쟁이의 다리 끝마디에는 작은 털이 무수하게 나있고, 여기에 홈이 있어 쿠션역할을 하는 공기가 맺히게 된다. 이렇게 맺혀진 공기가 물을 밀쳐내기 때문에 소금쟁이는 여유롭게 물위를 헤엄쳐 다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물위에서만 사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일 것이다. 언제 물고기가 잡아먹으려고 물속에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옛날 수중전파탐지기가 없던 시절에 군함들이 잠수함을 두려워하던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그런데도 소금쟁이들은 여유롭게 헤엄치며 물위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왜 일까? 물고기가 자신들을 잡아먹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소금쟁이는 노린재목의 곤충이다. 노린재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체액을 분비하여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금쟁이도 천적들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분비물을 배출하여 자신을 보호한다. 설령 물고기가 잡아먹으려고 했다가도 금방 뱉어내기 때문에 소금쟁이는 물고기가 많은 물위에서도 여유롭게 헤엄치며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한낮의 온도가 30℃를 웃도는 고온과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는 사람들을 에어컨(Air conditioner)에 의존케 한다. 생물계에서도 에어컨과 같은 원리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식물이 있다. 바로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이다. 에어컨의 기초 원리는 액체가 기체로 바뀔 때 주위의 물체에서 열을 빼앗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여름에 마당이나 주변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진다던지, 몸에 알코올을 바르면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바로 이러한 원리 때문이다.
수박은 밤에 땅 속의 시원한 물을 뿌리로 흡수하여 열매(수박)에 저장하였다가 낮이 되어 공기 중의 온도가 높아지면 열매(수박)에 저장되어 있던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식물체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수박 이외에도 박과(科)에 속하는 참외, 멜론 등의 식물은 이와같은 방법으로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조절한다.
최근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생체모방공학(Biomimetics)은 바로 생물이 가진 다양한 기능과 원리를 모방하여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학문분야이다. 예를 들어, 연꽃잎이 물에 젖지도 않고 먼지가 묻어도 더러워지지 않는 현상을 '연잎의 자가정화 작용'이라고 하는데, 잎에 돋아난 미세한 돌기로 인해 먼지와 물이 묻으면 물방물이 져서 흘러 내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먼지나 때가 들러붙지 않는 의류나 페인트를 개발하여 실용화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에는 우리가 모방하면 생활에 유익한 것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