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와 맞닿은 최북단 지역인 해안마을. 6·25 전쟁 때 외국의 종군기자들이 이곳의 지형이 마치 칵테일 그릇 같다고 해서 ‘펀치볼’로 일컬어졌던 해안분지는 해발 1000m를 넘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옛날 이곳은 해발 600m까지 물이 차 있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뱀이 많았는데 이를 퇴치하기 위해 승려가 권한 방법이 돼지를 키우는 것이었다. 따라서 해안마을의 ‘해안’은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해안(海岸)이 아닌 돼지 해(亥)자에 평안할 안(安)자를 써서 해안(亥安)이다. 일교차가 큰 봄에는 구름 위에 솟은 산꼭대기가 마치 바다의 섬과 같고, 가을에는 주변의 도솔산, 대암산, 대우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에 단풍이 드는 수려한 장관의 해안마을. 이곳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만대리 일대에 「국립 DMZ 자생식물원」이 조성된다.
지난 7월 21일, 강원도 양구 펀치볼에 조성을 추진 중인 「국립 DMZ 자생식물원」의 착공식이 개최되었다. 국립수목원의 분원형태로 조성되는 국립 DMZ 자생식물원은 2013년 말 완공될 예정에 있다. 이번 착공식은 하영효 산림청 차장과 전창범 양구군수, 성길용 강원도 산림정책관, 윤영균 북부지방산림청장 등 강원도와 양구군의 기관장 및 산림관계기관 종사자, 지역주민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 행사는 해안면 농악대의 축하공연에 이어 국립수목원장의 인사말, 산림청 차장과 양구군 부군수의 축사 그리고 첫 삽 뜨기 순으로 진행되었다.
한반도의 허리를 조르고 있는 비무장지대, DMZ는 생태계의 보고다. 휴전 협정 발효이후 50년간 자연그대로 보존되어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산림자원의 보고인 것이다. ‘펀치볼’로 불리는 해안면 일대는 DMZ와 민통선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북방계식물의 남방한계선이며, 북방계식물을 보존할 수 있는 지형적인 특징을 가진 펀치볼이 국립 DMZ 자생식물원이 조성될 양구군 해안면 만대리 지역이 가진 최대의 이점인 셈이다. 이러한 지역적인 이점을 잘 살려 국립 DMZ 자생식물원에는 총 18만㎡의 면적에 북방계 희귀 특산 식물 전시원, 산형과식물 전시원, 저층 습지원, DMZ 주제원, 산림생태보전원 등의 주제원과 국제연구센터, 숙소동, 탐방객 안내센터 등이 들어설 것이다.
2013년 조성될 국립 DMZ 자생식물원은 DMZ 일원의 북방계 산림식물자원의 수집 보존은 물론 기후변화에 대비한 산림생태계 변화 모니터링 연구와 기후변화에 취약한 희귀 특산식물의 보전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DMZ 지역의 산림생태계에 대한 국제연구기지로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할 것이다. 그러므로 DMZ 자생식물원이 완공되면 비무장지대의 산림생물종에 대한 생태교육과 체험, 문화관광자원의 메카로 활용되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시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DMZ. 그리고 한반도 생물다양성 핵심 분포지역인 비무장지대(DMZ)의 산림생태계 및 식물종의 안정적 보전과 관리기반을 구축하는 생물다양성의 요충지로서 조성될 국립 DMZ 자생식물원. 북방계 식물자원의 조기 확보 및 증식, 이용체계의 마련으로 산업화 촉진과 더불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세계적 생태관광명소로 개발될 DMZ
자생식물원의 조성은 국립수목원을 비롯한 모두의 중요한 과제이다. 50년간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DMZ는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머지않아 생태계연구에 있어 한반도의 귀중한 자산을 넘어 세계의 자연유산으로 나아갈 것이다.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풍부한 산림자원의 보고, 「국립 DMZ 자생식물원」의 뜻깊은 착공식. 그 첫 삽의 고운 흙이
바람에 흩날린다. 산림생물종 연구와 생태관광의 메카로 떠오르는 국립 DMZ 자생식물원이 세계를 향해 당당한 첫 걸음을 뗐다. 힘찬 출발을 알리는 그 시작의 자리에 많은 이들의 염원과 기대가 첫 삽 속에 함께 담겨 펀치볼에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