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다양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혹은 남미 지역 국가와는 달리 러시아, 몽골, 중국(대만), 한국, 일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지역은 과거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산업화 및 도시화를 겪었으며 지금까지 산림 면적의 감소, 희귀식물의 남획 및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에 의한 생물다양성의 감소가 문제시 되고 있지만 생물다양성 핫스팟(Hotspot) 지역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정치적, 지리적 문제로 인해 국가 간 교류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동아시아 지역 내 서식하는 생물종 가운데 관속식물의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알려진 약 37만 식물 종 중 약 17%가 동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며, 국가별로는 러시아 12,500종; 중국 35,000종; 몽골 3,014종; 한국 4,176종; 일본 7,000종의 목본과 초본이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전세계 947종의 침엽수 중 250종이 중국에 서식하는 등 침엽수 종의 핫스팟 지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동아시아 생물다양성 보전 네트워크(EABCN)는 러시아, 몽골, 중국, 한국 일본의 6개 연구기관이 모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지역적 수준의 연구 협력체계를 마련하고자 2014년 10월 설립한 네트워크로서 참여기관 간의 공동 연구 개발 및 수행을 통해 지역적 수준의 GSPC (Global Strategy for Plant Conservation) 목표를 달성하고 나아가 국가별 보전 전략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네트워크 참여기관으로는 국립수목원(한국), 심양응용생태연구소(중국), 화남식물원(중국), 삼림총합연구소(일본), 블라디보스톡식물원(러시아), 몽골국립대학교(몽골)이 있으며 연구협력기관으로 대만산림과학원 (대만)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제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GSPC는 전세계 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1) 전세계 식물 체크리스트 구축; 2) 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보호구역 설정 및 현지 내, 현지 외 보전 노력 강화; 4) 교육 및 인식 제고; 5) 보전 연구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삼고 당사국들의 이행을 권고했다. 2010년에는 새로운 목표와 지표를 추가하여 총 5개 목표와 16개 지표를 마련하였으며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당사국들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 12) 현장에서는 194개국 당사국 대표단 및 국제기구 그리고 각국 NGO에서 참가한 2만 여명의 참가자들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 이라는 슬로건 아래 모여 열띤 토의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를 맞이하여 국립수목원은 GSPC 국가주관기관으로써 GSPC 목표 달성을 위한 국립수목원의 국내외 수행연구들을 소개하고, 목표 이행의 일환으로 국립수목원 주도로 설립된 동아시아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연구 협력 네트워크의 출범을 선포해 당사국 총회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국립수목원은 동아시아 생물다양성 보전 네트워크(EABCN)의 임시 사무국으로서 '동아시아 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주제로 2014년도 심포지움을 개최하였으며, CBD COP 12의 부대행사를 열어 'GSPC 2020 달성을 위한 동아시아 지역 보전 활동 강화'란 주제를 가지고 동아시아 지역 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동아시아 생물다양성 보전 네트워크(EABCN)의 역할을 참가자들에게 강조하였다. 이번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와 연계해 열린 2014년도 심포지움과 부대행사에서는 참여기관들이 그 동안 수행한 연구 결과들을 교류하고 네트워크가 추구해야 할 목표와 방향 및 공동 연구 과제 등을 논의하였다.
동아시아 주요 식물 100종에 대한 '동아시아 주요 식물 도감(Important Plants of East Asia: Plants tell stories)'은 6개국 7개 기관의 총 54명의 연구진이 참여한 공동 프로젝트의 결과로 총 223페이지에 걸쳐 동아시아에 분포하는 식물들 가운데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식물 및 특산식물 그리고 기후변화 취약식물 등 100종에 대한 동아시아 지역 내 분포와 정보를 담았다. 도감 발간을 통해 네트워크 참여기관 간 협력 연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공통 식물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여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전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MOU 체결과 첫 번째 성과물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생물다양성 보전 네트워크(EABCN)는 추후 기후변화 따른 생물종 분포 변화 연구, 동아시아 통합 식물상 및 체크리스트 구축, 침입외래식물 공동 모니터링 그리고 희귀식물 및 멸종위기 식물 보전 활동 등의 공동 연구수행을 통해 GSPC 목표를 충실히 이행하고 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기반 마련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이번 행사 기간 중 2박 3일 간의 현장 답사를 통해 참여기관 연구진들은 강원도 점봉산과 금강소나무림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내년부터 시행할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종 분포 변화를 위한 공동 모니터링 기법 등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동아시아 생물다양성 보전 네트워크는 참여기관 간의 자료 공유 및 인적 교류를 통한 지속적인 연구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추후 다양한 공동 연구들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고자 한다.